[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아내의 유혹'부터 '펜트하우스' 시리즈까지, '복수'라는 소재로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해 온 김순옥 작가의 신작이 안방극장에 찾아온다. 이번에는 악인을 7명이나 내세워 제목부터 '7인의 탈출'이다.
14일 오후 SBS 새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의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엄기준, 황정음, 이준, 이유비, 윤종훈, 조윤희, 조재윤이 참석해 새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7인의 탈출'은 수많은 거짓말과 욕망이 뒤엉켜 사라진 한 소녀의 실종에 연루된 7명의 악인들의 생존 투쟁과 그들을 향한 피의 응징을 그린 피카레스크(악인들이 주인공인 작품) 복수극이다. '황후의 품격'과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연이어 흥행시킨 '히트 메이커' 김순옥 작가와 주동민 감독이 다시 한 번 손잡고 새로운 'K-복수극'을 탄생시킨다.
'펜트하우스'에서 악인 주단태 캐릭터로 강렬한 연기를 펼쳤던 엄기준은 '7인의 탈출'로 다시 한 번 김순옥 작가-주동민 감독과 호흡을 맞춘다. 엄기준은 "다시 한다고 했을 때 너무 기뻤다. 너무 재밌고 스펙터클한 드라마가 만들어질 거라 생각해 흔쾌히 수락했다"라고 밝혔다.
엄기준은 '7인의 탈출'에서 국내 최대 모바일 플랫폼 기업 대표이자, 7인의 악인들을 단죄하는 게임의 설계자 '매튜 리' 역을 맡았다.
엄기준은 "주단태랑 겹쳐 보일까봐, 연기에 어떻게 톤을 달리할지 제일 먼저 고민했다"며 "대사 톤이랑 스피드에 변화를 주려 했다. 주단태의 모습을 벗어나고 싶어서, 거기에 주안점을 뒀다"고 전작과 차이를 두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짜 몇 년 만에 선역을 맡았다.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악역이 아닌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순옥 작가의 작품을 먼저 경험한 '경력직'으로서, 이번 '7인의 탈출'만의 매력을 묻자 엄기준은 "그동안 한번도 보지 못한, 앞으로도 볼 수 없는, 정말 재밌는 드라마"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매운맛, 마라맛 이상의 '죽을맛'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아무 생각 하지 말고 봐달라. 정말 깊이 빠져들 거다"라고 말했다.
김순옥 작가의 작품에 처음 출연하는 황정음은 "작가님 팬이었다. TV로만 작가님 작품을 보다가 저한테 (출연 제의) 전화가 온 거다. 딱 한마디 하셨다. '요즘 뭐해? 너 악역 해볼래?' 였다. 그때 저는 아기 기저귀를 갈고 있었다. 연기가 너무 절실할 때 딱 연락을 주신 거다. 1초만에 바로 '네'라고 대답했다"라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황정음은 극 중 유능하고 저돌적인 드라마 제작사 대표 '금라희' 역을 맡았다. 돈과 성공을 인생 최대의 가치로 여기는 욕망의 화신으로, '탐욕과 패륜'의 죄를 저지르는 악인이다. 황정음은 "라희는 속이 좁지 않고 크게 될 인물이라 생각했다. 욕심이 넘쳐나고 나쁜 행동을 하는 여자를 그리기 위해서, 동작 같은 걸 크게 하려 했다. 또 전 똑똑하지 않은데 캐릭터가 굉장히 똑똑해서, 재밌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둘째 출산과 육아에 집중하다가 3년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황정음은 '7인의 탈출' 촬영장에서 느낀 감독, 배우, 스태프들의 열정을 전하며 "전 정말 감동했다. 제가 제일 열심히 하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저런 선배님들이 저렇게 열심히 한다고?' 싶어 겸손해지더라. 전 이 에너지들을 시청자분들이 느끼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정음 "정말 보석 같은 대본을 감독님이 혼신의 힘을 다해서, 스태프와 배우들이 하나가 돼서 즐겁게 열심히 만들었다. 보면 즐거운 시간이 되는 드라마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놨다.
이준은 극 중 꿈도 희망도 없이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 '민도혁' 역을 맡았다. 조폭 출신의 위태로운 남자로, 그의 인생은 뜻하지 않게 배신의 연속이다. 본의 아니게 '방울이 사건'에 깊이 얽힌 뒤, 뜨거운 혼돈 속으로 질주하는 인물이다.
이준은 "'펜트하우스'를 하신 분들이 있다 보니, 전 신입생 느낌으로 긴장을 많이 했는데, 다들 굉장히 잘 대해주셔서 여기 완전히 스며들 수 있었다"라고 '7인의 탈출' 팀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작가님이 민도혁이란 캐릭터가 저랑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하셨다. 과연 잘 어울릴까 싶었는데, 해보니 (작가님의) 탁월한 선택이신 거 같다"며 "스며들려 노력했는데, 이제는 정말 제가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준은 이번 캐릭터 소화를 위해 체중 '8kg'을 감량했다. 액션신 소화도 많았던 그는 "열심히 액션스쿨에 다녔다. 서러웠던 건, 제가 몸을 잘 사리면서 한다고 생각했는데 액션신 때마다 부상이 있어 안타까웠다. 뛰어내렸는데, 무릎이 아프더라. 예전엔 안 그랬는데, 좀 많이 느끼고 있다"라고 달라진 자신의 몸상태에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또 "전작이 사극이라 톤이 어두운 느낌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날아다니는 톤으로 변화를 줘서 가벼워 보일 수 있도록 했다"며 민도혁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했는지 설명했다.
'펜트하우스'에 특별출연하며 김순옥 작가-주동민 감독과 인연을 맺은 이유비는 '7인의 탈출'에서 한모네라는 주요 캐릭터를 맡았다. 한모네는 '거짓말'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숨긴 톱스타로, 거짓된 삶을 사는 그녀의 인생이 언젠가부터 걷잡을 수 없이 꼬이기 시작한다.
이유비는 "'펜트하우스' 때 특별출연을 했는데, 그런 현장을 처음 봤다. 모든 분들의 에너지가 꽉 차 있어서 너무 신기했다. 당시 감독님께서 촬영 끝나고 나서 '다음에 또 연락하겠다' 하셨는데, 전 인사말로 생각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그런데 진짜 ('7인의 탈출' 출연 제의) 연락을 주신 거다. '이게 진짜인가?' 깜짝 놀랐다.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었다"라고 출연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유비는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엄청 사랑받는 톱스타 역할인데, 그 뒤에 어두운 내면과 다른 뒤가 숨어있다. 저랑은 아주 다른 캐릭터"라며 "감독님께서 '방송 나가면 다 너 피해다닐 거 같다'고 걱정하시더라"고 악인 한모네의 활약을 예고했다.
이어 이유비는 "모네 역할을 하면서 너무 행복했던게, 톱스타 역할이라는 거다. 제가 언제 톱스타를 해보겠나. 그런 희열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7인의 탈출'에서 악인들을 단죄하는 설계자 '매튜 리' 역할을 맡은 엄기준은 7명의 악인 캐릭터들 중에 이유비가 연기한 한모네를 가장 '매운맛' 악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정작 이런 캐릭터를 연기한 이유비는 한모네에게 연민을 느꼈다.
이유비는 "제가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땐 '어떻게 이러지?' 생각했는데, 연기를 하다보니 모네의 서사가 이해가 가고 연민이 느껴졌다"라고 캐릭터에 애정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유비는 "저희 드라마가 매운맛이지만, 그 안에 숨은 메시지가 크다. 그걸 생각하며 봐달라"고 당부했다.
엄기준처럼 '펜트하우스'에 이어 다시 한 번 김순옥 작가-주동민 감독과 호흡을 맞추는 윤종훈은 "너무 영광이었고, '펜트하우스' 제작진과 또 같이 한다는 게 큰 기쁨이었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제가 해보지 못한 새로운 역할을 맡게 해주셔서, 저 개인적으로도 큰 도전이었고, 즐거움과 기쁨을 찾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종훈은 극 중 중상모략의 대가 체리엔터테인먼트 대표 '양진모' 역으로 분한다. 밑바닥에서부터 산전수전 겪으며 어엿한 대표 자리를 꿰차기까지 끝을 모르는 욕심의 소유자로, 대한민국을 휩쓸 가짜뉴스를 만들어내는 악행을 저지르는 캐릭터다.
윤종훈은 '펜트하우스'에서 연기한 하윤철 캐릭터에 비해 양진모가 더 악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윤철은 악행을 저지르지만 양심의 가책도 느끼고 갈등을 하는 인물이었다면, 양진모는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달려가는 인물이라 악이든 뭐든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진모는 '조작과 선동'의 죄악을 가졌다며 "요즘 가짜뉴스로 피해를 보는 분들이 많은데, 가짜뉴스의 근원지라 생각하시면 된다"고 덧붙였다.
윤종훈은 자신이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주동민 감독의 남다른 디렉팅 방법도 소개했다. 그는 "'펜트하우스'를 찍을 땐 감독님이 '넌 45살이고, 고등학생 딸이 있다는걸 절대 잊지 말라'고 매번 설명해주셨다. 이번에는 '넌 야비하고 비열하고 이기적이란걸 꼭 잊지 말고 연기하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야비하고 비열한 모습을 많이 그리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종훈은 "작년 9월 1일부터 촬영을 시작해 오랫동안 찍었다. 모든 부분에서 버릴 게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재밌게 보실 수 있는 드라마"라며 '7인의 탈출'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조윤희는 극 중 거짓을 일삼는 미술 교사 '고명지' 역을 맡았다. 자신의 치부를 숨기기 위해 선택한 거짓이 거대한 파국에 불을 붙이는 악인 캐릭터다.
김순옥 작가의 작품에 처음 출연하는 조윤희는 "작가님 작품을 재밌게 봐왔는데, 이렇게 대작에 캐스팅해주셔서 영광이고 감사드린다"라면서도 "악역이라서 처음에는 망설였다. 전 착하게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아이에게 모범적인 엄마가 되고 싶어서, 선하고 착한 걸 하고 싶었다"라고 원래 자신의 캐릭터 선택 기준에 대해 밝혔다.
하지만 조윤희는 "나쁜 짓을 혼자 하면 자신이 없는데, 일곱 명이 같이 하니 너무 재밌더라"며 "적성에 잘 맞는 거 같고 너무 재밌다"라고 악역 연기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앞으로 계속 할 거다"라며 악역에 대해 열린 마음을 보였다.
조윤희는 생애 처음으로 도전한 악역인데, 생각보다 자신과 잘 맞았다고 했다. 그는 "평소 저랑 완전 다르게, 상상만 했던 나쁜 짓들을 연기로 해봤다"며 "아주 육아 스트레스가 확 풀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드라마에 반전이 많다. 한 신도 놓치면 안 된다"며 "오랫동안 열심히 촬영한 드라마다. 기대 많이 해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조재윤은 극 중 전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는 '방울이 사건'이 벌어지자 오랜 기간 숨겨왔던 욕망을 드러내는 '탐닉과 비리'의 형사 캐릭터 남철우 역을 소화한다.
조재윤은 엄기준 덕에 이번 작품에 캐스팅됐다는 남다른 에피소드를 밝혔다. 그는 "'7인의 탈출'을 한다는 소리를 듣고, 기준이한테 살짝 '작가님 감독님한테 말씀 좀 드려달라' 부탁했다. 제가 출연하게 된 것에는 기준이의 노력이 컸다. 그래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그가 연기하는 남철우는 기존 일반적인 경찰 이미지와는 다른 캐릭터로 멜빵바지, 나비넥타이 같은 아이템을 착용한다. 조재윤은 "감독님과 작가님이 '너무 경찰스럽지 않아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런 변화를 줬다. 탐닉과 비리로 가득 찬 악인이기도 하나, 깜짝 놀랄 만큼 귀여운 캐릭터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조연을 오래 하면서 다양한 연기 패턴을 해봤는데, 이번 작품은 무거움과 가벼움, 진지함과 익살스러움을 넘나들어야 하는 캐릭터라서 어렵다"라며 "드라마의 웃음 포인트를 살리기도 해야 하고, 진지하게 악인들과 뭉쳐 시청자에게 죽이고 싶은 캐릭터로 표현도 돼야 한다. 그 두가지를 왔다갔다 하는게 저한테 어려웠고, 지금도 해결해나가고 있는 지점이다"라고 이번 캐릭터를 연기하며 했던 연기적인 고민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또 그는 시청자가 '인물관계도'를 그리며 시청할 것을 권하며 "나중에 복잡해진다. 인물관계도를 그리면서 보면, 그 안에 하나하나 유쾌함과 통쾌함이 들어있다. 그거까지 즐기시면 정말 재밌을 거다"라고 말했다.
마라맛을 넘어선 '죽을맛'의 새로운 K-복수극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김순옥 작가의 신작 '7인의 탈출'은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후속으로 오는 15일(금)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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