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방송 촬영장 핫뉴스

"미라처럼 말라 죽은 5세 아이, 이 잔혹한 죽음의 진짜 악마는?"…'그알' 추적

강선애 기자 작성 2023.06.09 09:40 조회 18,166
기사 인쇄하기
그알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다섯살 아이가 미라처럼 말라 사망한 사건을 파헤친다.

오는 10일 방송될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살아서 미라가 된 가을이, 누가 비극 속 진짜 악역인가?'라는 부제로 가을(가명)이 사건의 참상을 알리고, 가을이를 잔혹한 죽음에 이르게 한 진짜 악역이 누구인지 추적한다.

2022년 12월 14일, 한 20대 여성이 다급하게 응급실에 들어섰다. 그녀의 품엔 한눈에 봐도 자그마한 아이가 안겨 있었다. 곧바로 집중치료실로 옮겨졌지만, 병원에 도착하기 전 이미 숨진 걸로 보이는 아이 가을이. 그런데 가을이의 모습을 본 의사들은 경악했다.

생후 만 4년 5개월, 다섯 살이었던 가을이 키는 또래 평균보다 17cm나 작았고, 몸무게는 또래 평균보다 10kg이 적은 7kg이었다. 생후 4개월의 신생아 몸무게로 삐쩍 말라 사망한 것이다.

가을이의 사진을 본 전문의들은 암 투병을 하거나 선천적인 질환이 있어도 이렇게 마르기 어렵다며, 뼈에 가죽만 남은 미라 같은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게다가 가을이는 두개골이 골절된 데다 서로 다른 시기의 뇌출혈이 있었고, 갈비뼈엔 뼈가 부러졌다 붙은 흔적도 남아있었다.

의료진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친모 이혜주(가명)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순순히 범행을 시인한 이 씨는, 사망 당일 과자를 몰래 먹은 가을이를 훈육하다가 아이가 침대 프레임에 머리를 부딪쳐 쓰러졌다고 설명했다. 우발적인 사고였다고 주장한 친모 이 씨. 계속된 경찰 수사에서 그녀는 가을이가 사망하기 6개월 전부터 분유 탄 물에 밥을 말아 하루 한두 끼만 먹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사건은 친모 이 씨의 학대와 방임으로 인한 비극으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런데 가을이가 숨진 집에는 이 씨 말고도 최수빈(가명) 씨와 그녀의 남편이 함께 살고 있었다. 아이 식단을 공유하는 채팅방을 운영하면서 이 씨와 친분을 쌓았고, 믿음직한 언니처럼 도움을 줬다는 최 씨. 친모 이 씨는 남편의 아이 학대를 피해 2020년 9월경 가을이를 데리고 부산에 사는 최 씨의 집으로 들어갔다. 최 씨와 최 씨 남편, 아이 둘까지 네 식구가 살던 16평 좁은 아파트에서 가을이를 데리고 기묘한 동거를 했던 이 씨. 그녀는 경찰 수사에서 "최 씨 부부는 가을이의 죽음과 무관하다"라고 진술했다.

가을이를 지키기 위해 부산으로 떠났다는 친모 이 씨는 왜 가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걸까. 그리고 가을이가 심각한 영양실조와 학대 속에 숨져갈 때, 주로 집에 있었던 최 씨와 최 씨의 남편은 눈치채지 못했던 걸까.

수사 결과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친모 이 씨가 최 씨의 집으로 이사하고 몇 달 뒤부터 가을이가 사망할 때까지 하루 평균 3~4회꼴로 1년 6개월간 성매매를 해왔다고 한다.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의 빈도였는데, 놀랍게도 그녀가 번 1억 3천만 원의 돈은 동거인 최 씨에게 모두 계좌 이체되었다. 이 씨 본인은 수중에 몇만 원의 돈이나 제대로 된 휴대전화도 없었다. 심지어 가을이가 사망하기 직전 발작을 하고 위급하던 때에도 최 씨가 시킨 집안일을 하고 최 씨 아이 하원을 맡았다는 친모 이 씨. 그녀와 최 씨, 두 사람의 비정상적인 관계의 진실은 무엇일까.

재판을 앞두고 친척의 설득 끝에 편지를 통해 입을 열기 시작한 친모 이 씨. 최 씨가 가을이에 대한 학대 및 사망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던 그녀는, 뒤늦게 진술을 뒤집었다. 가을이가 몰래 음식을 먹으면 최 씨가 훈육을 똑바로 시키라고 지시하면서 직접 가을이를 때리기도 했고, 사망 당일 마지막에 아이를 때린 것도 최 씨였다라고 했다.

이 씨의 주장대로 아이의 잔혹한 죽음은 최 씨의 가스라이팅 때문일까. 아니면 이 씨가 감형을 위해 거짓으로 진술을 번복한 것일까. 가을이 사망 사건의 진실을 추적할 '그것이 알고 싶다'는 오는 10일 토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