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그알' 고흥 휘발유 방화 미스터리…고의적 살인일까, 우발적 사고일까?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3.05.14 07:36 수정 2023.05.16 10:24 조회 3,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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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그날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1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윷잡이와 설계자 - 고흥 휘발유 방화 미스터리'이라는 부제로 전남 고흥에서 일어난 방화 사건을 조명한다.

전남 고흥의 평화로운 한 마을에서 한 남자가 사라졌다. 트로트 가수 태진아를 닮아 태진아라 불리던 유 씨 노인이 실종되었고, 실종 13일 만에 행방이 확인된 것.

유 씨가 발견된 것은 광주의 한 병원이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심상찮았다. 유 씨는 얼굴과 가슴, 양팔 등 온몸의 30%가량 화상을 입어 미라처럼 붕대로 칭칭 감겨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동네 주민 장 씨가 있었고, 그는 윷놀이를 하다가 유 씨의 지인인 황 씨가 실수로 넘어뜨린 난로 때문에 유 씨의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불운한 사고라 말하는 장 씨, 그리고 황 씨는 난로를 넘어뜨린 것에 대한 사과와 함께 치료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했다.

이에 병원에서 화상 치료를 받던 유 씨. 그러나 그는 중증 화상으로 고생하다 사고 발생 136일 만인 지난 3월 사망했다.

그런데 경찰이 황 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했고,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지난 1월 경찰에 익명의 첩보가 들어왔던 것.

익명의 제보자는 사건 당일 유 씨와 황 씨 등이 함께 내기 윷놀이를 했고, 당시 연달아 돈을 잃은 황 씨가 화가 나서 유 씨를 향해 석유통을 던졌고 이 과정에서 불이 옮겨 붙었다는 것.

이에 황 씨는 내기 윷놀이를 함께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시인했다. 그리고 유 씨에게 석유통을 던진 것은 맞지만 빈 석유통인 줄 알았고, 진짜 휘발유가 튄 것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또한 담배를 피우려고 켠 라이터 때문에 불이 옮겨 붙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리고 이후 황 씨는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다.

사건 현장에는 CCTV 등의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증거가 남아있지 않았고, 당시 함께했던 이들의 진술에 모든 것을 기대어야 했다.

그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이들은 황 씨의 말이 사실이라거나 당시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제작진은 현장의 마지막 목격자인 농아인 서 씨와 만났고, 그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전해 듣는다.

서 씨는 당시 황 씨가 유 씨를 붙잡아서 데려 왔고, 그런 유 씨의 머리에 직접 황 씨가 기름을 부었다고 했던 것. 또한 그는 황 씨가 30cm 떨어진 거리에서 담뱃불을 붙인 것이 아닌 유 씨의 몸에 직접 라이터 불을 갖다 댔다고 주장했다.

이에 황 씨는 그의 주장이 말도 안 된다며 만약 그의 주장대로라면 유 씨의 몸에 남은 화상이 그런 모양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제작진은 황 씨의 주장대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보았다. 그리고 실험을 통해서는 황 씨의 주장보다 서 씨의 주장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을 때 유 씨의 화상과 비슷한 화상이 남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제작진은 황 씨가 과거 동네 후배와 술자리에서 다툼에서 피해자의 목과 옆구리를 회칼로 세 차례 찔렀던 사건에 대해 알게 됐다. 그리고 그가 끝까지 살인에 대한 고의성은 없었다고 주장했음을 포착했다.

또 제작진은 황 씨가 도박 하우스를 운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박판을 키우는 인물이라는 것도 알아냈다. 이에 황 씨의 지인은 황 씨의 도박 하우스에 갈 때마다 연장 하나를 차고 갔다고 말했다. 목돈을 딸 때마다 생명의 위협을 느껴 이러한 일을 했다는 것. 그리고 황 씨가 윷판을 옮긴 것이 유 씨의 사고가 발생한 컨테이너였다.

사고를 당해 입원한 유 씨의 곁에 항상 있었던 장 씨. 그에 대해 병원 관계자들은 장 씨가 유 씨를 압박한 사실을 밝히며 유 씨가 장 씨와 황 씨가 없는 동안 수술비 등 치료비는 그들이 내는 것이 아닌 본인이 내는 것이라는 말도 했었음을 밝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황 씨가 유 씨 앞으로 가입한 보험이 있음이 드러났다. 또한 이 보험의 계약자와 수익자는 모두 황 씨였던 것. 이에 보험사 관계자는 "장애를 입으면 1억 원 정도의 보험금이 나온다. 사망하지 않으면 1억 원, 사망하면 2억 원. 경찰 조사 안 했으면 무조건 돈 벌었다"라고 말했다.

황 씨는 유 씨 앞으로 보험을 든 것에 대해 유 씨 말고도 비슷한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또 있다며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사고를 입었을 때 도움이 되도록 보험금을 대신 내줬다"라고 선의였음을 주장했다.

그러나 황 씨가 가입한 보험의 피보험자는 보험에 관해 제대로 된 상황을 모르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또 다른 피보험자는 황 씨가 보험을 가입하면 돈 몇 만 원을 준다는 말에 보험에 가입했음을 고백했다.

황 씨가 보험을 들어준 이들은 가족과 연을 끊었거나 가족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라도 가족이 있는 사람에게는 보험 가입을 권하지 않았다는 것. 또한 황 씨는 손해를 본다는 이유로 피보험자의 보험 해지를 거부하기도 했다.

황 씨는 유 씨가 입원하고 있던 당시 합의를 요구했는데 합의금은 유 씨가 사망할 때 나오는 보험 수익금이었다. 이에 유 씨 가족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전문가는 "왜 구속이 안 됐을까 궁금하다. 구속은 수사를 위한 것이다. 이 사건은 보험금과 무관하게 윷판에서 우발적으로 생길 수 있었던 사건이다. 그런 범행이라면 지금 소명이 되어 있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보험금 여부에 대한 수사가 미비하다고 하더라도 화재, 방황, 살인미수 건으로 충분히 구속 사유가 있다"라며 의아해했다. 그리고 방송에서는 구속이 기각됐던 황 씨가 3일 전 구속 수감되었음을 전했다.

시골의 독거노인을 노린 도박판과 보험 범죄, 노인들의 돈을 노린 실버 칼라 크라임 범죄의 또 다른 모습이다. 고령화 시대에 노인들의 돈과 생명을 먹잇감으로 이익을 취하는 자들이 없도록 더 꼼꼼히 점검하지 않는다면 죽음의 윷판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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