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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으로 한 일인데"…'꼬꼬무', 중학생 죽음으로 몬 학교폭력 사건 조명

강선애 기자 작성 2023.05.11 10:02 조회 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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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2011년 대구 중학생 학교 폭력 사건'을 조명한다.

11일 방송될 '꼬꼬무'는 '세상에서 가장 긴 하루-대구 학교 폭력' 편으로,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그날의 진상에 주목한다.

연말의 들뜬 분위기가 물씬 풍기던 2011년 12월 20일. 지영 씨는 언제나처럼 귀염둥이 아들 승민이의 배웅을 받고 출근길에 올랐다. 그런데 직장에 도착한 지 몇 분이나 지났을까, 지영 씨는 경찰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집으로 급히 돌아가야 했다. 아들에게 사고가 났다는 연락이었다.

'교통사고인가? 아냐 별일 아닐 거야'라고 불안한 마음을 애써 감추며 집으로 돌아간 지영 씨가 마주한 건 아파트 화단에 덮인 하얀 천이었다. 흰 천을 걷으니 불과 몇 분 전까지 출근길을 배웅해주던 아들, 승민이가 누워있었다. 경찰은 승민이가 스스로 창 밖으로 뛰어내린 것 같다고 했다. 지영 씨는 승민이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부짖었다. 아기 같던 승민이의 몸은 온통 파랗고 노란 멍 자국이 가득했다.

같은 날, 학교 수업을 마치고 승민이의 아파트에 찾아온 두 아이가 있었다. 아이들은 아파트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경비원에게서 승민이가 떨어졌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가 문자를 주고받았다. "야, 선생님한테 혼나면 어쩌지?", "몰라 그냥 인정하지 뭐 ㅋㅋㅋ"라는 문자였다.

승민이의 아파트에 찾아간 아이들은 윤호와 재우(가명)였다. 학기 초 승민이와 친하게 지내던 같은 반 학생이었다. 승민이와 재우는 게임을 함께하며 급속도로 친해졌고, 게임 고수였던 승민이는 재우의 캐릭터를 대신 키워주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재우의 아이디가 해킹을 당해 아이템이 몽땅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다. 그때부터였다. 재우는 책임을 지라는 말도 안 되는 억지로 승민이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폭행은 기본, 금품 갈취에 협박, 심지어는 물고문까지 끔찍한 학교 폭력이 시작된 것이다. '죽여버린다'라는 협박에 승민이는 8개월간의 폭력을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했다.

결국, 더 이상 고통을 견디지 못한 승민이는 가족들에게 마지막 편지를 남기고 떠났다. 승민이는 편지에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얼마나 힘든 시간이었는지, 그리고 반드시 이것만은 지켜달라는 간절한 부탁까지 담아 A4 용지 4장을 빼곡하게 채웠다. 스튜디오를 오열하게 만든 승민이의 마지막 부탁은 무엇인지 방송으로 공개한다.

당시 전 국민의 이목은 두 가해자에게 쏠렸고, 학교 폭력 역사에 길이 남을 재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장난으로 한 일인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는 가해자들. 과연, 승민이를 죽음으로 내몬 재우와 윤호는 죗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가해자는 그 둘 뿐이었을까. 한 아이의 영혼을 파괴한 학교 폭력과 이를 둘러싼 추악한 진실이 '꼬꼬무'에서 밝혀진다.

꼬꼬무

이번 이야기에는 그룹 코요태 멤버 빽가, 가수 존박, 음악감독 김문정이 함께 했다.

빽가는 장성규의 이야기 친구로 '꼬꼬무'를 찾았다. 승민의 피해 사실에 공감하며 가슴 아파하던 그는 승민이를 한 번만 만날 수 있다면 좋은 삼촌이 되어주고 싶다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난 출연 당시 '부릅뜬 두 눈'으로 진실의 리액션을 보여준 가수 존 박이 장도연의 이야기 친구로 다시 등장했다. 녹화 내내 깊은 분노를 보이며 또 두 눈을 부릅뜨던 존 박은 승민이가 부모님을 생각하며 쓴 글을 보자 감정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현성의 이야기 친구로 '뮤지컬계 마에스트로' 음악감독 김문정이 자리했다. 두 딸의 어머니로서 그 누구보다 깊이 오늘의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마지막으로 승민이가 한 행동에 눈물을 쏟아내며 가슴 아파했다.

어디선가 혼자 울고 있을 또 다른 승민이들에게 승민이 엄마, 지영 씨가 전하고픈 메시지가 담길 '꼬꼬무'의 '세상에서 가장 긴 하루-대구 학교 폭력' 편은 11일 목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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