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토)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꼬꼬무' 58년 만에 복수한 아버지, 그에게 생일이 두 개인 이유는?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3.03.03 05:35 수정 2023.03.07 11:00 조회 5,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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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아버지에게 생일이 두 개인 이유는?

2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 '58년 만의 복수! 착혈귀를 찾아라'라는 부제로 광우 씨의 그날을 조명했다.

매년 8월 15일이면 대형 카스텔라를 사서 기념하던 상국씨의 아버지. 그의 아버지는 자신에게는 두 개의 생일이 있다며 그 중 하나가 8월 15일이라고 했다.

광복절은 그가 다시 태어난 날이라는 것.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1989년, 죽기 전에 자신이 한 일을 남기고 싶다며 아들에게 일제강점기 때 겪었던 일들을 상세하게 전했다.

상국씨의 이버지 광우 씨는 10대 시절 부산 항일학생 의거에 영향을 받아 항일 운동에 나섰다. 이에 그와 친구들은 목숨을 걸고 전단을 만들어 돌렸다.

그리고 이 일로 경찰에 체포된 광우 씨. 광우 씨는 경찰에게 갖은 고문을 당했고, 조선인의 고문을 담당하는 것은 대부분 조선인이어서 충격을 더했다.

그 중 지금도 광우씨가 잊지 못하는 친일경찰의 이름은 하판락. 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답을 들을 때까지 고문을 계속 했고, 급기야 광우 씨는 주사기로 팔을 여기 저기 찔러 혈관이 잡히면 피스톤을 당기고, 얼굴을 향해 피스톤을 눌러 쏘는 '착혈 고문'을 목격까지 했다.

그리고 이러한 고문은 10개월간 계속됐다. 광우 씨는 광복 후에야 형무소를 벗어날 수 있었다.

마을로 돌아간 광우 씨. 잘못한 게 없음에도 일부는 광우 씨를 비난하고 이에 상처받은 광우 씨는 자신이 한 일을 감추었다.

광복 4년 후, 법으로 친일파를 처벌하려는 반민특위가 세워지고 이에 광우 씨는 친일 경찰 하판락에 대한 친일 행각 증언을 위해 법정에 섰다.

하지만 친일파 청산은 쉽지 않았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반민특위의 활동을 방해했고, 급기야 이승만 대통령은 반민특위 위원장에게 장관 자리를 제안하며 친일파들을 석방하라고 종용했다.

그리고 자신의 뜻이 어긋나자 반민특위의 모든 자료를 압수하고 위원들을 체포해 이들의 활동을 막아냈다.

해산이 아닌 파괴된 반민특위, 이에 총 700여건의 사건을 조사했으나 그 중 처벌까지 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 충격을 자아냈다.

반민특위가 해산되고 40년이 지난 1989년 모든 사실을 아들에게 털어놓은 광우 씨는 숨겨두었던 증인 소환장과 죄수번호 패찰까지 공개했다.

이에 광우 씨의 아들은 아버지를 도와 독립유공자포상을 신청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싸늘하기만 했다.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거증 자료가 부족하고 포상기준상 포상 범위에 포함되지 못한다는 것. 그가 가지고 있던 증인소환장과 죄수번호 패찰은 전혀 증거로 인정되지 않았다.

이에 그의 아들은 아버지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증거를 찾아나섰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증거를 찾을 수 없었고 이에 광우 씨는 조금씩 기대감을 버리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인터넷에서 아버지를 체포하고 고문한 친일 경찰 하판락과 관련된 기사를 발겨했고, 이것이 결정적인 증거를 만들리라 확신했다.

그리고 상국 씨의 유도 심문에 속은 하판락은 체포 사실을 인정했고, 상국 씨는 지난 10년 간 모아온 자료와 하판락의 증언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아버지의 독립유공자 포상을 신청했다.

그제야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은 광우 씨는, 국가로 부터 건국 훈장을 수여 받았고 훗날 세상을 떠나던 순간 아들에게 고맙다는 한마디 말을 남겼다.

한국 전쟁 참전용사이기도 한 광우 씨, 그는 한국 근현대사의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을 가장 정면으로 뚫고 나간 이였다.

그리고 수많은 애국자들이 굴곡진 인생을 살았다. 이에 반해 친일파들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고 끝까지 윤택한 삶을 살았다.

또한 하판락은 성공한 사업가로 91살까지 천수를 누렸다.

이에 우리가 할 수 있는, 해야 할 일은 힘들고 아파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기록해야만 했다. 이는 모든 것이 역사가 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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