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꼬꼬무' 벼랑 끝에 선 사람들, 서로를 지키는 '인간 울타리'…"진짜 기적 만들었다"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2.11.18 04:54 수정 2022.11.20 17:55 조회 466
기사 인쇄하기
꼬꼬무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그날의 사람들은 어떻게 서로를 지켜냈을까.

17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필사의 도주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이라는 부제로 그날 이야기를 공개했다.

지난 1972년 8월 19일, 시루섬의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고기잡이를 즐겼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들 앞에 펼쳐진 풍경은 충격적이었다. 강 건너편에서 거대한 물결이 멍석말이 하듯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쏟아지며 섬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되었다. 이에 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집에 있던 동물들을 모두 풀어 지붕 위로 피하게 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마을에서 가장 꼭대기인 상순 씨 집으로 이동했다.

마을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물난리를 피하기 위해 원두막 형태의 대피소 3개를 금세 만들었다. 그리고 물탱크까지 총 4곳의 대피소를 만들어 마을 사람들 전원이 대피했다.

특히 마을 사람들은 아이와 여성, 노인들을 가장 먼저 물탱크 위에 오르게 했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타지 사람들에게 순서를 양보했다.

또한 그 시각 미처 물탱크에 오르지 못한 사람들은 미리 사람들이 만들어 둔 원두막에 올라가 엄청난 물을 피했다. 그리고 이때 고삐를 풀어주며 도망가라고 했던 소들은 어디에도 가지 않고 물탱크 주변만 수영한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우여곡절 끝에 원두막 3개, 물탱크 하나에 마을 사람들이 모두 대피했다. 특히 물탱크 위에는 198명이라는 믿을 수 없는 인원이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은 이러한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준비했다. 당시 상황을 재현하며 마을 사람들이 서로를 지키기 위해 인간 울타리가 되는 모습까지 그래도 재연해 눈길을 끌었다.

9시간이 지나고 생리 현상도 참고 잠도 참아가며 버티고 있던 그때,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이에 사람들은 조금씩 물러나며 아기를 위한 공간을 만들었고, 옥희 씨는 쪼그려 앉아 아기에게 젖을 물렸다. 그런데 그때 물탱크가 휘청하며 옥희 씨 쪽으로 사람들이 넘어지고 조금 전까지 방긋 잘 웃던 아이는 더 이상 울지 않았다.

아이가 넘어진 충격으로 사망한 것이다. 이에 옥희 씨는 아우성쳐도 소용없는 현실에 밤새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아이를 꼭 끌어안기만 했다. 이제는 백발의 노인이 된 옥희 씨는 먼저 떠난 아이를 그리워하며 "부모는 죽어야 아이를 잊을 수 있다. 그 전에는 잊지 못한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제2 원두막이 무너져지며 원두막 위에 있던 24명 중 21명이 물에 빠져 떠내려갔다. 그리고 이를 아버지들은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이 떠내려간 2시간 뒤 밤새 헤어 치던 소들이 가만히 서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물이 빠지기 시작한 것. 마을 사람들은 무려 14시간을 물탱크 위에서 버텼고, 물탱크 밖의 땅을 밟고 일어나는 순간 크게 안도했다.

그리고 옥희 씨는 그제야 죽은 아이를 끌어안고 큰 소리로 울었다.

물이 빠진 후 마을은 물안개만 자욱한 허허벌판이었다.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지 오래. 그럼에도 사람들은 떠내려간 21명의 사람들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21명 중 3명이 사망하고 4명은 시신도 찾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생존자 수택의 막내 여동생도 실종자 명단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시루섬에는 왜 이렇게 큰 물난리가 일어났던 걸까. 이에 전문가는 "시루섬 상류 쪽에서 많이 했던 벌목으로 상진 대교 아래 쌓인 나무들이 물길을 막아 마치 댐 같은 역할을 했다. 하지만 상진대교가 지탱할 수 있는 힘이 한계가 있으니까 견디다 견디다 못해서 댐이 무너진 것처럼 강물이 일시에 쏟아지며 큰 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추측된다"라고 설명했다.

과거 시루섬 사람들은 모두 다시 태어난 것이라며 언젠가 함께 모여 생일 파티를 하자고 했다. 하지만 충주댐 건설로 시루섬은 수몰되며 이 약속은 지킬 수 없었다.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이 흐른 뒤인 올해 8월 시루섬 사람들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였고 50년 만에 눈물의 상봉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날을 기적이라 기억하는 사람들. 이에 정영주는 "사람이 기적이다. 그리고 기적을 사람이 아는 그 순간 또한 기적이다"라고 말해 공감을 자아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