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5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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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母에 15억 손해 배상 청구한 딸…3년 전 갑자기 사라진 딸의 행방은?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2.09.25 03:39 수정 2022.09.26 09:59 조회 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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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3년 전 증발한 것처럼 사라진 딸의 행방은?

2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고발과 증발 - 마지막 통화 미스터리'라는 부제로 김규리 씨 실종 미스터리를 추적했다.

부산의 한 고시텔에서 무언가를 찾는 박 씨는 사라진 딸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2019년 1월을 마지막으로 3년째 연락이 끊어진 딸 김규리 씨.

김규리 씨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미술을 전공하고 부산의 한 미술관에서 전시 기획일을 하며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2017년부터 김규리 씨는 조금씩 변했다. 말없이 늦은 시간에 귀가를 하고 자신을 걱정하는 가족에게 불같이 화를 내며 간섭하지 말라는 말들을 했던 것. 그리고 그러던 중 2017년 11월 신분증과 통장 등을 모두 챙겨 집을 나갔다.

그는 타인의 눈치를 보며 살던 삶이 끔찍하다며 죽지 않아도 집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 자신의 가출 이유를 밝혔다. 이에 어머니는 딸이 걱정되는 마음에 딸의 계좌로 50만 원을 송금했고, 이 과정에서 딸이 가출 전인 11월 7일 특정금전신탁 5천만 원 환매, 은행 거래 계좌 일괄 해지 후 1억 원이 넘는 잔고를 모두 인출한 것을 확인해 해운대 경찰서에 딸 김규리 씨에 대한 실종 신고를 했다.

김규리 씨의 위치를 추적하자 집에서 멀지 않은 기장군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가족들은 가출 전 규리 씨가 교제하다 헤어졌던 홍인기라는 남자가 기장에 살고 있다며 그를 떠올렸다. 이에 제작진은 홍인기와 연락을 취했으나 그는 김규리와 연락이 끊어졌다며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이후 규리 씨는 어머니를 상대로 15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어린 시절부터 정신적 학대와 육체적 폭행을 당했다며 이를 보상하라는 것. 또한 그 후에도 규리 씨는 가족들을 상대로 수많은 고소와 소송을 제기했고, 이는 대부분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으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지난 2019년 1월 규리 씨는 마지막으로 이모에게 연락처를 바꿀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후 현재까지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생존 반응이 전혀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작진은 규리 씨의 행방을 추적하며 그와 가장 많은 통화와 문자를 주고받은 홍인기를 다시 찾았다. 그러자 그는 김규리를 괴롭게 한 것은 가족들인데 본 입만 강압 수사를 받았다며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며 취재진들을 돌려보냈다.

그렇다면 규리 씨가 가족들을 상대로 한 소송들은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이에 가족들은 모두 거짓이라고 했다. 그리고 소송하겠다는 김규리의 말투나 연락을 해오는 문자 내용들이 평소의 김규리와 달라 의아해했다.

또한 당시 경찰서에 소장을 접수하고 가족들을 만난 김규리 씨 곁에 있으며 가족과 김규리 사이에 끼어들던 한 남성의 존재를 떠올렸다. 규리 씨를 향해 타인인 것처럼 행동했으나 간섭을 하는 것은 제 일처럼 하던 그 남성은 다름 아닌 홍인기였다.

제작진은 김규리 씨의 가출 후 통화기록을 분석해 그가 가장 많은 연락을 취한 것이 언론 관계자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가족들을 고소한 후 언론사에 자신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제보했던 것.

그리고 제작진은 과거 규리 씨가 궁금한 이야기Y와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피해에 대한 근거가 부족해 방송이 보류가 된 사실을 확인하고 당시 인터뷰 영상을 입수했다.

실종 두 달 전인 2018년 11월 두 차례에 걸친 인터뷰를 진행한 규리 씨는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눈물을 터뜨리며 어머니는 친모라 지칭하며 자신의 학대를 주장했다. 그리고 언론에 이 같은 사실을 밝히는 이유를 자신이 받은 피해에 대한 보상을 위함이라 밝혔다.

제작진은 전문가들에게 규리 씨의 인터뷰 영상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전문가들은 규리 씨가 조현병일 가능성은 적으나 양극성 장애에서 우울기가 도드라지는 형태의 조울증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가출 중에도 응급실을 수시로 방문했던 것을 지적하며 응급실을 도피처로 생각할 정도로 불안한 상태였을 것이라 추측하며 인터뷰 내내 불안하고 초조하고 긴장된 감정이 드러나는데 자신의 피해 사실을 이야기할 때의 감정 반응은 작위적인 것이라 지적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당시 인터뷰에도 홍인기가 대동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그가 인터뷰 전 규리 씨에게 계획한 촬영 아이디어 상기시키고 인터뷰 장소도 자신이 아는 곳으로 하려고 유도했던 사실을 확인해 눈길을 끌었다.

대체 홍인기는 김규리 씨와 어떤 관계였을까. 이에 김규리 씨 변호사 측은 "유일하게 의지할 사람으로 변호사비도 도움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했다. 그리고 규리 씨가 진료를 받은 병원 측은 홍인기를 남편으로 인지하고 있다며 "동거남으로 이야기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제작진은 과거 김규리 씨가 가족들에게 보낸 문자 중 홍인기에 관련된 의아한 내용을 발견했다. 김규리 씨가 홍인기의 살인을 계획했고, 이 사실이 발각되며 경찰서에 자수한 사실이 있다는 것. 또한 홍인기는 김규리 씨의 자수 후 용서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김규리 씨는 "홍 씨를 자극했다가 일어날 일들에 대해 저랑 연관 짓지 말라"라며 삼촌에게 말한 바가 있었다. 실제로 김규리 씨는 홍인기에 대한 살인 공모 후 자수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 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의 고용보험에도 가입된 규리 씨. 그리고 이 고용보험에 의하면 규리 씨가 근무 중인 회사는 홍 씨의 빌라 바로 옆인 것으로 밝혀졌다.

제작진은 김규리 씨의 마지막 생존 반응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 실종 전 마지막 금융거래는 2019년 1월 홍 씨에게 210만 원 입금하고 5일 후 80만 원을 고시텔에 보낸 것이었다. 그리고 2018년 12월 마지막 병원 진료 기록이 확인됐다. 최종적으로 2019년 1월 21일 이모에게 연락처를 바꿀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 규리 씨의 마지막 생존 반응이었다.

이에 경찰은 김규리 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들 중 규리 씨를 실제로 본 이들은 없다며 실제 생존 반응이 언제 끊긴 것인지 고민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규리 씨가 실종되기 전 통화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해당 기간 음성 통화 29건 중 27건 1분 이내로 매우 짧거나 규리 씨를 전혀 모르는 이들과의 통화였고, 이 마저도 인터넷이나 고객 광고로 노출되어 누구나 알 수 있는 번호와 통화였다. 남은 2건은 모두 홍인기와의 통화. 1월 16일과 17일 9분 30초와 13분 44초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는 규리 씨의 통화 발신처를 분석하고 "통제된 공간이라고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2018년 11월까지 규리 씨의 통화 발신지는 기장군의 기지국 두 곳에 한정되었는데 이는 홍인기의 집과 규리 씨의 근무지가 있는 빌라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2919년 1월의 발신지에는 기장은 전혀 포함되지 않고 해운대구의 매일 다른 곳에서 발신 기록이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전문가는 "의도적으로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함이거나 제삼자가 중간에 개입해 자연스럽지 않은 통화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했다.

그리고 표창원 교수는 규리 씨가 법원에 접근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한 부모가 사는 곳인 해운대에 통화 발신지가 밀집된 것이 부자연스럽다고 지적했다. 또한 실종 직전 이모에게 보낸 내용과 다른 통화 발신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함께 보낸 사진의 배경은 경주이나 문자의 발신지는 부산 해운대였던 것.

또한 장문의 문자 메시지가 1분간 연달아 발송된 것이 이상하다며 "컴퓨터로 따로 작성한 후 퇴고까지 한 후 발송된 흔적이 역력하다"라며 진짜 마지막으로 규리 씨와 통화를 하고 육성을 들은 이에게 규리 씨의 행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제작진은 다시 한번 홍인기를 찾아갔다. 그러나 그는 만남을 회피했고, 변호사 측에 전달하라는 서면 인터뷰에 대해서도 답변을 거부했다.

당시 실종팀에서 수사를 하다가 강력팀으로 넘어간 실종 사건, 이에 경찰은 홍 씨에 대한 압수 수색까지 벌였으나 규리 씨 감금 혐의에 대한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규리 씨가 가출 전 인출한 1억 원, 그리고 가출 후 대출받은 것까지 홍 씨의 계좌로 들어갔는데 이에 홍 씨는 규리 씨의 부탁으로 802호에 머물게 했을 뿐 동거한 적이 없고 현금 맡아주는 대신 신용카드 빌려줬다고 주장했다. 또한 마지막 통화 내용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규리 씨가 실종되기 전 홍 씨의 카드로 여행 가방 3개 결제된 사실을 확인했다. 캐리어 하나와 이민가방 두 개가 홍 씨의 카드로 결제된 것이 드러났지만 CCTV 영상이나 판매원의 기억 등 어디에도 단서가 남지 않아 구입해간 것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없었다.

표창원 교수는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장기간 생활 이어가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라며 규리 씨의 성정이나 성격 등을 분석했을 때 그는 그런 능력을 덜 보유한 사람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가방 구입 직후 고시텔에 월세를 선납하고 해외 출입국 기록은 전혀 없는 규리 씨. 현재 경찰은 사망 가능성 높게 보고 있지만 그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인지 아니면 사고를 당하거나 타살을 당한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알 길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일한 성인 가출 사건에 대해 법적인 제도가 없음을 지적하며 "성인 실종에 대해서는 법이 없기 때문에 경찰에 책임과 의무가 없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해외의 여러 사례를 들며 모든 실종은 위험한 실종으로 간주해 초기에 경찰력을 투입하고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족들은 경찰청에 수사 재개에 대한 진정서 제출했고, 이에 부산 지방 경찰청은 강력범죄 수사대에 이 사건을 배정해 처음부터 사건을 재검토하고 수사를 재개할 것을 결정했다. 이에 방송은 수사 진행에 따라 취재 내용 중 상당 부분을 방송하지 않았다고 알리며 여전히 규리 씨 실종에 대한 제보를 기다린다고 했다.

그리고 규리 씨의 어머니는 규리 씨가 집을 나간 순간부터 현재까지 그 누구보다 규리 씨를 찾고 있다며 그 마음이 늦지 않게 규리 씨에게 닿기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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