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피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단순한 중독 때문일까?
1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강남 '개미귀신' 스캔들 - 그 병원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라는 부제로 에토미데이트를 이용한 범죄를 조명했다.
지난해 12월, 50대 여성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리고 그는 사망 전인 지난해 10월 한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다.
사망한 유미 씨는 강남의 한 병원 원장인 장 원장에 대해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고 이에 비슷한 피해를 입은 여성들과 함께 신고했다.
그런데 유미 씨는 장 원장으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으면서도 그 병원을 계속해서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에 그와 함께 장 원장을 고소한 한 여성은 자신들이 에토미데이트에 중독됐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이들은 전신 마취제 중 하나인 에토미데이트를 중독성이 없고 수면을 도와준다는 장 원장의 말에 지속적으로 투약받아왔던 것. 그리고 장 원장은 그렇게 약물을 투약한 여성들이 정신을 잃고 있는 사이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피해자 4명이 장 원장을 신고했다. 이들은 장 원장을 성범죄뿐만 아니라 진료 기록부 조작 등을 이유로 신고했고, 장 원장은 지난 4월 십여 가지의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현재 장 원장은 자신의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장 원장의 성범죄 외에도 에토미데이트를 지속적으로 과잉 투약한 것에 주목했다. 에토미데이트는 마약류로 분류되지 않는 약물이지만 이 약물을 권고량보다 과다 투약했을 경우 장기에 손상을 갖고 올 수도 있고 여러 가지 후유증이 일어나 마취과 의사들도 선호하지 않는 약물이었던 것.
그리고 제작진은 취재를 통해 장 원장이 병원에 오는 환자를 선별하는 것을 확인했다. 장 원장은 현금 지불이 가능하고 남자 친구이나 남편이 없는 독신 여성만 노렸던 것이다. 그리고 이 약물에 중독된 여성들은 하루에 평균 2~300만 원의 주사 값을 치렀고 이에 적게는 10억 미만에서 많게는 15억에서 20억 정도의 금전적 피해를 입기도 했다.
중독된 환자들은 앰플 하나 투약이 끝나면 멈추지 못하고 추가 투약을 요청했고, 이를 장 원장은 말리지 않았다. 특히 장 원장은 추가 투약이 일어날 때 성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단 한 번도 원한 적 없던 여성들, 그러나 장 원장은 피해 여성들과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라고 주장했다. 특히 장 원장 주변 사람들은 그의 평소 행실에 대해 말하며 "장 원장이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환자들의 모함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불면을 치료하는 의료 행위라고 주장하는 장 원장, 전문가들은 이런 치료는 없고 약물의 지속적 투약이 건강 해치는 것을 몰랐을 리 없다며 장 원장의 행위가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취재 중 2018년에도 장 원장의 병원에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받던 여성이 투신자살한 사건이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이 여성은 지난해 장 원장을 고소한 피해자들 중 한 명의 지인으로 드러났다.
또한 과거 SBS는 장 원장의 에토미데이트 투약 문제를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장 원장은 범행을 발뺌했고 기사 보도 후에는 병원 이름을 바꾸고 계속 병원을 운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당시 장 원장에 대한 제재나 강제 수사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는데 의료법상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또한 장 원장은 식약처 조사에는 실사에 대비해 진료 기록부 허위로 작성하고 의원에 보관 중이던 에토미데이트는 집으로 빼돌려서 걸리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는 "프로포폴 하기 힘든 사람들이 대체 약물로 에토미데이트 찾고 남용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일부 의원에서 조장하고 있다"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실제로 에토미데이트는 현재 원래의 용도와 다른 용도로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장 원장의 병원은 3200박스를 매입했고 이는 서울 소재 병원 중 2번째로 많은 양이었다.
4명의 고소인 외 또 다른 환자들에게 증언 거부를 종용한 장 원장은 여전히 무혐의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는 "과거 유사강간 행위에도 수련의 자격만 박탈당하고 형사 처벌하지 않아 다른 병원에서 근무를 하는 의사가 있었다. 현행 의료법상 살인이나 강간 강력한 범죄 성범죄의 경우에도 의사 면허 취소가 되지 않는데 이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고의성, 비윤리적 행위의 분별은 전문가 집단만 가능하다. 이것을 담보할 수 있는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3의 사람이 같이 동반돼서 조사를 해야 하는데 정부와 의사단체가 서로 협조해 비윤리적인 행위가 일어나지 않게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15년 극약에 속하는 약물을 섞은 약물을 환자에게 투약하고 성관계를 한 한 의사. 법원은 일방적인 성폭력 가능성은 검토하지 않고 내연 관계였던 환자에게 선의를 베풀려다 약의 부작용을 몰라서 뜻하지 않게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의사의 주장이 받아들여 1년 6개월형을 선고했다. 그리고 그는 복역 후 지난해 의사면허 재발급을 신청했고 법원은 지난 5월 의사면허 재발급을 결정했다.
이에 방송은 수면 마취에서 깨어나야 할 것은 중독자뿐만이 아닌 우리 사회일 것이라며 각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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