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 핑크머리 김희선, 데뷔 30년차의 멈추지 않는 도전

강선애 기자 작성 2022.05.24 17:14 수정 2022.05.25 02:44 조회 1,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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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MBC,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지금으로부터 1년 6개월 전, SBS 드라마 를 끝낸 배우 김희선은 처음 도전한 SF 장르물을 무사히 마친 것에 기뻐하며 "다음번에 또 다른 생소한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배웠다.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생소한 것에 도전하고 싶다던 그녀. 그 바람은 금방 현실이 됐다.

김희선은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내일'에서 저승세계 '주마등'의 위기관리팀 팀장 구련 역을 맡아 저승사자 캐릭터를 연기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에서 김희선은 핑크색 머리카락에 붉은 아이 메이크업을 소화하며, 웹툰 속 그림으로 머물렀던 캐릭터를 현실에서 살아 숨 쉬게 만들었다.

시공간을 넘나든 '신의', 영혼이 바뀌는 '나인룸', 시간여행을 다루는 SF드라마 등에 이어, 이번 '내일'은 사후 세계와 저승사자를 다루는 도전적인 작품이었다. 핑크머리를 한 저승사자 김희선, 1993년 데뷔 이래 이보다 더 '생소한 도전'이 있었을까.

김희선 (MBC,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4일에 한 번씩 컬러 염색과 헤어 매니큐어를 반복했다. 지금은 머리카락이 많이 상해서 뚝뚝 끊어진다. 한동안 고생을 좀 할 것 같다. 하지만 구련을 표현하는데 충실하려고 노력했고 주변에서도 다행히 생각보다 핑크 머리와 붉은 섀도가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나와 감사하다. 그동안 고생해준 스태프들에게 너무 고맙다."

김희선이 '내일'을 선택한 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 나아가 작품이 전하는 '좋은 메시지'에 끌렸기 때문이다. 극 중 구련이 팀장으로 있는 주마등의 위기관리팀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자들이 다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돕는 팀이다.

"이전엔 시도하지 않았던,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이번 작품은 좋은 메시지에도 끌렸던 것 같다.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에 도전할 수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그런 부분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기회가 됐을 때마다 최선을 다 하려 한다. 이번 작품처럼 좋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경우엔 더욱더 그렇다."

김희선 (MBC,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구련을 중심으로 한 위기관리팀은 현실에 존재할 법한 다양한 인물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어루만져 줬다. 성인이 된 후에도 학교폭력 피해 트라우마에 고통받는 자, 오랫동안 공무원 시험에 불합격해 절망에 빠진 취업준비생, 한국전쟁에 참전한 후유증으로 평생 고통받다 홀로 죽음을 준비하는 노인, 외모 콤플렉스에 현저하게 떨어진 자존감이 거식증으로 이어진 환자, 악플에 시달리는 연예인 등 안타까운 사연을 다뤘다. 드라마가 이들을 위로하는 이야기는, 사회에 던지는 화두이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였다. 우리 주변만 돌아봐도 이런저런 고민으로 힘든 친구들이 많지 않나. 그들을 위로할 드라마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게도 '내일'을 만났다. 분명 '내일'은 지금까지 했던 작품과는 결이 조금 다를 수 있다. 드라마 '내일'이 재미나 흥미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 생각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는데, 그런 의미가 잘 전해진 거 같아서 좋다."

구련은 진중한 성격에 사연 많은 캐릭터였다. 목숨을 끊으려는 사람들을 막는 저승사자인데, 정작 구련 본인은 수백 년 전 박중길(이수혁 분)과의 가슴 아픈 사랑 끝에 한 맺힌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전생의 서사를 품고 있는 만큼, 구련의 연기에는 무게감이 필요했다. 그렇다고 어둡고 슬프게만 그리는 것도 부담이다. 톤 조절을 어떻게 하느냐의 고민이 필요했다.

"원작과 싱크로율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고, 구련에 맞는 보이스와 말투로 바꿨다. 냉정할 땐 냉정하고 인간적일 때는 인간적으로 보이려고 노력했다. 적극적으로 공감하면서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건 구련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조금 더 따뜻한 말로 위로해주면 좋았겠지만, 그것보단 그들의 편에서 냉정하게 판단하는 게 구련이 맞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톤을 잡으려 했다. 과거 장면은 머리 자르기 전에 미리 찍었기 때문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전개상 구련의 서사 부분을 먼저 촬영했다. 그게 촬영을 진행하면서 구련에 집중하기도 좋았고, 구련의 심리상태를 표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

김희선 (MBC,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내일'이 마냥 무겁게만 느껴지지 않았던 건, 구련과 위기관리팀 팀원 최준웅(로운 분), 임륭구(윤지온 분)의 사랑스러운 팀워크 때문이었다. 진지할 땐 진지하지만, 친남매들처럼 장난을 치기도 하고,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도와주려 하는 이들의 탄탄한 팀워크는 훈훈한 미소를 자아냈다. 또 전생 서사 속 구련과 박중길의 이야기는 사극 로맨스만의 설렘을 선사하기도 했다.

김희선은 후배 로운, 윤지온, 이수혁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로운은 어리지만 성숙하다. 나이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어른스럽고 좋은 친구다. 이수혁은 시크한 것 같지만 세상 섬세하고 자상하다. 주변까지 꼼꼼하게 챙겨주는 착한 친구다. 윤지온은 자기 일에 너무 충실하다. 성실하고 자기 관리를 잘하는 좋은 후배다. 3명 모두 후배지만 배울 게 많은 친구들이다. 언급된 세 사람뿐만이 아니라 작품에 출연한 모든 스텝들을 비롯해서 배우들, 선배님들과 함께 즐겁게 임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더 뜻깊은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모두에게 감사하고 다음 작품에서 또 만났으면 좋겠다."

김희선은 이번 작품을 딸 연수 양이 재미있게 봐줘 특히 더 힘이 됐다고 밝혔다. 또 특별히 기억에 남은 시청자 반응도 소개했다.

"가족, 주변 친구들이 '좋은 드라마 잘 보고 있다'고 말해줘서 힘이 되고 고마웠다. 특히 딸이 재미있게 봐줘서 보람 있었다. 기억에 남는 댓글은 '단 한 사람 만이라도 내일을 통해 위로받고 힘을 얻는다면, 이 드라마는 성공한 거라 생각합니다. 이미 그 한사람이 저요'라고 써 있었다. 이 댓글이 정말 감동이었다. 이 드라마를 한 이유였다.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다."

김희선 (MBC,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김희선의 MBTI는 'ENTP'다. 그래서인지 "크게 고민하는 것보다 그때그때 닥치는 고민들을 해결하는 성격이다. 되도록이면 고민을 짧게 하려고 하는 편"이라고 한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아름다운 외모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도, 첫 대답은 '스트레스 제로'다.

"원래 (관리에) 게으르다. 하하하. 외모관리가 진짜 어려운데 일단 스트레스 많이 받지 않으려 노력하고, 먹고 싶은 음식 위주로 먹되 가능한 건강하게 먹으려 한다. 물도 틈나는 대로 많이 마시려고 노력한다. 특히 피부는 수분 보충에 주력하는데 그 방법으로 직접 만든 팩도 이용해 봤다. 예를 들어 흑설탕과 꿀, 그리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들을 이용해서 천연팩을 만들어 본 적도 있었다. 또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촬영 중에 액션도 많고 야외신도 많아서 촬영 틈틈이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동안 안 했던 거 새롭게 많이 했던 작품이다."

김희선은 작품을 할 때마다 "늘 배운다"고 말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도 물론 배운 게 있다.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내일'이 필모그래피에 어떤 작품으로 남을지 물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소중한 희생과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겠지만 '내일'은 필모그래피에 자랑스러운 작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사진=MBC '내일' 스틸,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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