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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목요일의 살인마, 1심서 무죄 판결…자백 번복의 진짜 이유는?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2.05.15 02:30 수정 2022.05.15 14:45 조회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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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이병주, 그는 정말 억울한 희생양인가?

14일 방송된 SBS (이하 '그알')에서는 '연쇄살인범이 던진 수수께끼 - 비오는 목요일의 진실게임'이라는 부제로 미아동 살인 미수 사건을 조명했다.

지난 2004년 서울 곳곳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특히 이 중 다수의 사건은 비 오는 목요일 밤에 벌어져 이에 사람들은 사건의 범인을 '목요일의 살인마'라 불렀다.

경찰은 잇따른 살인 사건에 대대적인 수사를 펼쳤고 2006년 정남규를 검거했다. 무려 24건의 살인 사건을 자백했음에도 미아동에서 발생한 2건의 살인 미수 사건은 자신의 범행이 아니라 주장했다. 이에 당시 담당 형사와 프로파일러 권일용은 정남규 사건과 이 두건이 관련이 없다고 확신했다.

권일용은 "정남규는 내가 공격을 할 때 피해자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그에게 즐거운 장면이다. 하지만 미아동 사건의 경우 분노 표출이 훨씬 많다"라며 정남규 범행과 달리 미아동 사건은 오버킬의 시그니처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1차 범행 이후 불과 10분 만에 2차 범행을 시도한 것은 연쇄 살인 중에서 특이한 성향이라고 주목했다.

그런데 사건 발생 8년 후인 2012년 9월 범인을 검거했다.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무려 1년 6개월간 설득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는 비 오는 목요일 사건의 범인은 발 이병주였다.

그는 2004년 발생한 석촌동 전당포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되어 무기 징역을 선고받고 같은 해 일어난 방이동 빌라 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또 선고받은 쌍무기수였다. 그는 미아동 살인사건뿐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명일동 주부 살인 사건도 자신의 범행이라 자백했다.

이병주는 2004년 서울에서 발생한 4개의 살인사건과 살인 미수 사건에서 무려 6명을 살해하고 2명을 난자했다고 스스로 밝혔던 것. 또한 이병주는 160cm의 작은 키에 다부진 체구, 광대뼈가 튀어나오고 턱이 뾰족한 미아동 사건의 범인 몽타주와도 비슷했다. 특히 짧은 머리 스타일에 정수리 부분에는 머리숱이 없다는 목격자들의 진술과도 그의 인상착의는 일치했다.

그런데 올해 1월 예상치 못한 소식이 전해졌다. 이병주가 자백을 한 지 무려 10년 만에 재판을 받게 된 그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

2019년 이병주는 자신이 범행을 했고 죄책감 때문에 범행을 자백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여성들을 살해하려고 한 이유에 대해 자신을 보고 비웃으며 욕을 하는 것 같았다며 자신의 피해망상을 고백했다. 또한 그는 구체적으로 사건 현장과 주변 장소들에 대해 진술하기도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는 2012년 명일동 사건과 미아동 사건을 자백했다가 번복했고, 똑같은 사건을 2019년에 또다시 자백한 뒤 똑같이 번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취재 중 제작진은 이병주가 지인에게 3년간 썼다는 525장에 달하는 자필 편지를 입수했다. 이병주는 편지 속에서 자백과 번복을 반복한 이유에 대해 자신이 단 한 명도 살인한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무기수가 된 사건들은 경찰의 조작으로 억울하게 누명을 쓰게 된 것이고 법정에서 이를 밝히고자 자신이 하지도 않은 다른 사건에 대해 2번이나 허위 자백했다는 것.

이병주는 99년부터 상습 마약 투약으로 처벌을 받거나 그로 인한 정신 질환 치료를 받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방이동 사건을 마약 수사대가 맡은 것도 이병주와 그의 공범 김동식이 마약 상습 투약범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담당 형사는 이병주에 대해 "김동식이 대부분 말을 했다. 이병주의 대부 느낌이었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병주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많이 학습이 된 거 같다"라고 했다. 특히 현재의 이병주 모습은 10년 전 자백과 번복을 반복하며 형사들과 심리 게임을 한 공범 김동식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했다.

또한 형사는 "변수는 김동식의 죽음뿐이다. 김동식이 죽고 이병주가 정신적으로 타격을 입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조사받는 과정에서 다른 모습을 많이 보였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라고 했다.

이병주는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이후 경찰들이 특진에 눈이 멀어 미제 사건을 자신의 범행으로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검사는 "미아동은 입증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가장 가능성이 있었던 것이 명일동 사건이었는데 현장에서 그의 DNA와 일치하는 게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라고 했다. 결국 명일동 사건은 증거 불충분에 따른 불기소로 종료됐다.

그리고 경찰은 살인 사건 공소시효를 닷새 앞둔 시점에 미아동 사건을 기소했지만 1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것이다. 재판을 취재한 기자는 "이병주는 굉장히 당당했다. 변호사가 발언을 하지 못할 정도로 자기가 다 대변을 하고 당당했다"라며 그의 태도가 억울한 일을 당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기자는 "두 건의 범행은 들통이 나서 무기징역을 받았지만 나머지 범행은 경찰도 검찰도 증거를 찾지 못했으니 이제부터 주도권은 자기한테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라며 그가 재판을 재미로 하는 것 같다고 증언했다.

그렇다면 법원이 이병주에게 무죄를 선고한 이유는 뭘까. 법원은 "피고인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목격자들의 진술과 일부 부합 단다는 점만으로 자백 진술에 허위 개입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는 이유를 들었다.

그리고 이병주는 제작진들과의 만남에서 석촌동 비디오 가게 살인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머지 사건은 명백히 자신의 범행이 아니라 주장했다. 또한 미아동 사건은 너무나 억울하다며 "김동식의 사망 직전 양심 고백은 거짓이다"라고 경찰의 조작을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2004년 당시 마약 중독에 따른 정신 질환으로 범행을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은 없냐는 질문에 "그건 나도 모르겠다. 예전에는 진짜 심했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그리고 이미 무죄가 나왔다"라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억울함을 풀고 싶다며 제작진에게 본인의 재판 기록 모두를 열람할 수 있는 자필 동의서까지 작성해줬다.

제작진은 여러 전문가들에게 이병주의 과거 자백 진술의 진위 검증을 부탁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직접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 이유는 피해자와의 상호 작용 때문이었다. 그리고 살인 피해자들의 자상 위치와 자상 모양으로 보아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한 4개의 사건에 남겨진 시그니처가 동일하다며 연쇄범의 소행일 것이라 분석했다.

한 제보자는 이병주가 자백과 번복을 반복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며 제작진을 만났다. 이병주의 수감 동료였던 그는 매일 사건을 연구하고 전국의 경찰서와 언론사에 편지를 쓰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가 사건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억울함 때문이 아닌 돈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병주는 영치금을 얻기 위해 일명 공적 거래를 해줄 브로커를 찾았다. 공적 거래란 마약범의 경우 다른 범죄를 제보하면 형량을 낮춰주는데 이를 악용해 경찰에 제보할 범죄를 재소자들끼리 사고파는 행위를 의미했다. 그리고 실제로 이병주는 영치금을 사건 조작의 대가인 것처럼 여기며 여러 경찰서에 접촉하고 있었다.

제작진은 이병주를 만났을 때 사건 번복의 이유가 돈 때문인지 물었다. 그러자 이병주는 "영치금 목적을 띠는 거지만 재판정에 서고 싶었을 뿐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무기를 선고받은 방이동 사건은 왜 일방적으로 재심을 고집하냐고 묻자 "내가 죽으면 방이동 진범을 못 찾는 것인데 그러면 피해자에게 너무 하지 못할 짓 아닌가. 그게 너무 가슴에 남는다"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 피해자는 그의 거듭된 자백과 번복으로 여전히 하루하루를 괴롭게 보내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곧 시작될 2심 재판이 그날의 진실을 밝히고 18년간 계속된 진실게임의 종지부를 찍어주길 빌었다. 또한 쌍무기수 이병주에게는 수수께끼 놀이는 그만하고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처절한 반성을 하라 일침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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