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트로트 가수가 연기?"…편견에 맞서는 김희재의 도전

강선애 기자 작성 2022.04.27 16:39 수정 2022.04.27 17:08 조회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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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재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연예계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멀티테이너가 많다. 특히 노래와 연기를 병행하는 연예인은 흔히 접할 수 있고, 웬만한 아이돌 그룹에는 연기하는 멤버가 하나씩은 존재한다. 그런데 '트로트 가수 겸 배우'는 좀 낯설다. 트로트와 연기, 그 두 가지를 모두 잘하는 인물을 떠올리자니, 딱히 생각나는 얼굴이 없다.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순위 7위를 기록한 후 트로트 열풍 속에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은 김희재가 그 '트로트 가수 겸 배우'라는 미지의 영역에 도전한다. 그는 지난 23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이하 '쇼타임')에서 청년 경찰 이용렬 역을 맡아 가수가 아닌 배우로 대중 앞에 서고 있다.

어릴 적부터 '트로트 영재'로 이름을 알린 김희재는 진심으로 트로트를 사랑하고, 자신이 트로트 가수라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다. 김희재의 바람은 트로트가 계속 사랑받아 더 다양한 분야와 어우러질 기회가 생기고, '트로트는 올드하다'는 편견을 깨는 것이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김희재는 댄스 트로트곡 '따라따라와'를 발표해 트로트를 부르며 아이돌처럼 댄스를 추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엔 '트로트 가수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연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편견에 맞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잘하면 본전, 못하면 엄청난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트로트 가수인 김희재가 연기라는 새 분야에 도전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자신의 이런 활동이, 트로트 가수의 저변을 넓히고 생명력을 길게 만들어, 트로트 가수를 희망하는 꿈나무들이나 이름을 알리지 못한 무명의 선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흡사 나훈아, 남진 급 트로트 레전드의 마음가짐 같으나, 김희재는 이제 겨우 27세 청년이다. 트로트 바닥에서는 꼬꼬마 어린 나이인데, 김희재는 트로트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13세 어린 나이에 트로트 영재로 주목받기 시작해 이미 자기 인생의 반 이상을 트로트와 함께 해 온 김희재이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생각이고 가질 수 있는 꿈이다.

김희재

▲ 처음 하는 연기, 편하게 할 수 있었던 이유

김희재가 연기를 시작한 건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울산 이미자'로 불리며 트로트 신동으로 인기를 누리던 당시부터, 그의 마음 한켠에는 연기에 대한 꿈이 자리했다.

"어렸을 때부터 드라마를 좋아하던 엄마와 같이 TV를 보며 저도 자연스럽게 드라마를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때는 학교에서 잠깐 연극을 했는데, 지역 대표로 나가 문화예술회관 같은 곳에서 하는 연극의 주인공도 해봤어요. 그때 연기를 하며 막연하게 '재밌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죠. 워낙 어릴 때부터 노래를 해서 꿈은 당연히 가수였지만, 언제가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어요. 그러던 중에 '쇼타임'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큰 마음을 먹고 도전하게 됐어요."

처음 정식으로 도전하는 연기인 만큼 당연히 쉽게 시작하지는 않았다. 김희재는 드라마 첫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연기수업을 진행했고, 자신이 맡을 캐릭터 분석을 철저히 했다.

"드라마 출연을 결정한 후, 촬영 두 달 전부터 연기 선생님과 연습을 했고, 촬영이 시작된 후에도 계속 수업을 이어갔어요. 제가 경찰 역할을 맡았는데, 그에 어울리는 드라마나 유튜브 등의 참고자료를 보면서 계속 연기 연습을 했어요."

몇 년씩 연기를 해온 남들에 비해 물론 준비기간이 짧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부족함은 김희재의 천부적인 '끼'로 채웠다. 노래든 연기든, 연예인들은 타고난 끼가 없다면 성공하기 힘들다. 그 끼가 다분한 사람은, 남들이 수년 걸릴 걸 단숨에 해내기도 한다. 김희재는 '미스터트롯' 경연 때부터 알아주는 끼쟁이였다. '뽕숭아 학당', '사랑의 콜센타' 같은 예능에서도 판을 깔아주면 순간의 상황에 몰입해 천연덕스럽게 노래를 부르고 연기를 했던 김희재다.

그의 타고난 끼와 센스는 '쇼타임' 촬영장에서도 발휘됐다. 보통의 신인 배우에게 촬영장은 전쟁터다. "편하게 연기하라"는 주변의 조언이 무색하게, 머릿속이 백지장이 돼 외워간 대사마저 까먹는 게 일쑤다. 그런데 김희재는 편하게 연기하란 말에 정말 편하게 연기했다. 실수도 NG도 거의 없었다. 심지어 현장에서 나오는 감독의 디렉팅에 맞춰 연기를 수정하는 유연함까지 보여줬다.

"처음 촬영할 땐 너무 긴장하고 걱정했어요. 제게는 익숙하지 않은 촬영 현장이고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시스템이라, 혹시라도 제가 실수해서 촬영이 밀리거나 현장 분위기가 안 좋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많았죠. 그래서 감독님이나 선배님들에게 혼날 각오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현장에 가보니, 모두가 절 배려했고 편하게 대해 주셨어요. 감독님은 '희재가 느끼는 대로 마음껏 해봐. 그럼 우리가 편집하면서 베스트로 만들어 줄 테니, 그냥 우리를 믿고 편하게 하라'고 하셨는데, 제가 그 말에 긴장이 풀렸던 거 같아요. 진짜 감독님의 디렉팅을 믿고 편하게 했어요. 감독님이 '이건 이렇게 한 번 해볼까'라고 제안하시면 그렇게 바로 수정해서 했고요. 준비를 열심히 해 가서, 실수나 NG도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감독님이 절 예쁘게 봐주신 거 같아요.(웃음)"

김희재

▲ 내 첫 캐릭터 이용렬, 내 첫 사수들 박해진-진기주

김희재가 연기한 극 중 이용렬은 신체 건강한 20대 젊은 순경으로, 선배들을 본받아 정의롭고 훌륭한 경찰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청년이다. 27세 용렬이와 실제로 동갑인 김희재는 "용렬이는 경찰복을 벗으면, 연애도 하고 싶고 친구들이랑 놀고도 싶은 평범한 청년"이라며 "직업적인 것을 빼면 일상생활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희재는 이용렬과 자신의 싱크로율을 70%로 봤다. 다르게 느껴지는 지점 30%는 '연애관'이다.

"용렬이는 연애에 있어 '직진남'이에요. 좋아하는 이성에게 대시도 적극적으로 하고요. 심지어 상대에게 거절당해도 계속 자신을 어필하며 대시하고 또 대시해요. 전 그런 면에서 용렬이와 달리 조심스러워해요. 물론 직업적인 특성도 있죠. 전 지금은 연애보단, 열심히 팬분들한테 제 음악을 들려드리는 거에 집중하고 싶어요."

김희재는 '쇼타임'의 주인공 박해진과 연예계 절친한 형-동생 사이다. 박해진은 드라마 연기에 첫 도전하는 동생 김희재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돼줬다.

"(박)해진이 형은 제가 평소에 너무 좋아하는 형이에요. 사적으로 보면 허당기 있는 동네형, 장난꾸러기 같은 느낌인데,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의 형은 굉장히 프로페셔널했어요. 초반에는 제가 현장에서 유일하게 아는 사람이 형 하나라, 더 의지하고 많이 물어보곤 했어요. 형이 제 연기 디렉팅을 봐줬는데, 시선 처리를 어떻게 하면 화면에 더 잘 나오는지, 어떻게 하면 더 자연스럽게 보이는지 그런 팁들을 많이 알려줬어요. 의지할 수 있는 형이 있어서, 다행이고 고마웠죠."

김희재

김희재가 '쇼타임'에서 가장 연기 호흡을 많이 맞춘 배우는 진기주다. 극 중 이용렬이 경찰 사수 고슬해와 콤비라, 고슬해 역의 진기주와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았다.

"고슬해와 이용렬이 출동도 같이 하고 범인을 같이 잡으러 다녀서 두 캐릭터가 붙는 신이 가장 많았어요. 처음 진기주 누나를 만났을 땐 선배님이라 어려웠는데, 두 번째 만남에 누나가 '희재야 안녕' 하며 편하게 대해줘서, 금방 마음을 열고 쉽게 친해질 수 있었어요. 누나한테도 연기에 대해 이것저것 많이 물어봤는데, 누나가 절 예쁘게 봐줘서 서로 대화하며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었어요."

김희재

▲ 트로트 가수의 연기, 그 도전에 담긴 깊은 의미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김희재의 '쇼타임' 촬영은 지난 24일 모두 끝이 났다. 촬영은 끝났고, 이제 시청자의 입장에서 TV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를 볼 차례다. 다행히 출발은 좋다. 지난 '쇼타임' 1, 2회 방송에서 김희재는 이용렬 캐릭터로 시청자에게 연기 첫 선을 보였는데,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에 잘 녹아들었다는 평을 얻었다.

"이게 첫 작품이잖아요? 열심히 준비해서 달려왔는데, 제가 한 작품의 촬영을 무사히 마무리했다는 마음에 감사하고 뿌듯함이 커요. 이제 방송이 잘 돼서 많은 분들께서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요."

당연히 처음 선보이는 연기인만큼, 자신의 연기력을 대중이 어떻게 평가할 지에 대한 걱정되는 마음도 있다.

"부담이 크긴 하죠. 이 드라마에 참여한 많은 분들한테 제가 누가 안되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감독님이 제 편집본을 보고 '귀엽게 잘 나왔다'고 말씀해주셔서 조금 안심하고 있지만, 제 연기를 시청자가 어떻게 받아들여 주실지 걱정되긴 해요. 아무래도 처음이라 미숙하고 부족해 보일 수 있어요. 그런 부분도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어요. 물론 처음부터 잘하면 좋겠지만, 더 열심히 꾸준히 노력해서 한걸음 한걸음 걸어 나가고 싶어요. 그러다 나중엔 '연기 잘하네', '김희재가 연기에 도전한 게 이유가 있었구나', '연기에 정말 진심이었구나' 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할 거예요."

어릴 적부터 트로트를 좋아했고, '미스터트롯' 이후 트로트 붐의 중심에도 서 본 김희재는 트로트의 명과 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도 크고, 그 한계를 넘어서는데 앞장서고 싶다는 꿈도 있다. '트로트 가수 겸 배우'라는 타이틀에 도전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김희재

"제가 이번에 연기를 도전하며 현장에서 드라마 관계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트로트 가수'에게 갖는 이미지가 강하더라고요. 전 트로트를 너무 사랑하고 이 음악이 더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인데, 트로트 가수가 더 다양한 무대에 설 수 있으면 좋겠어요. '트로트는 올드하고, 할머니 세대의 음악'이란 인식을 깨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젊은 트로트를 해보고 싶어 '따라따라와'를 내며 아이돌 음악처럼 춤을 추기도 한 거고요. 연기를 하는 것도 '트로트 가수가 연기를 해도 어색함이 없다'는 걸 조금은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릴 적 저처럼 트로트를 좋아해 부르고 싶어 하는 꿈나무들이나, 지금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이름을 알리지 못한 선배님들께, 저로 인해 트로트 가수가 다양한 것에 도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작은 희망과 용기를 드리고 싶어요. 트로트 가수에게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것들이, 저로 시작해 앞으로 많은 분들이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면 좋겠어요. 그런 흐름에 제가 좋은 선례가 되고 싶어요."

김희재의 '팬사랑'은 유명하다. 어릴 적부터 트로트를 좋아해 온 김희재는, 지역 행사에서 주로 활동하는 트로트 가수의 특성상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게 어렵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사람이다. 그래서 트로트 붐이 불어 트로트 가수가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거기에 자신이 포함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 그러다 보니 팬 사랑에 유독 감격스러워하고 "이 사랑을 어떻게든 보답하고 표현하고 싶어서, 콘서트에 오시는 팬 분들 한 분 한 분의 눈을 맞춰 드리고 감사를 표현하고 싶다"는 김희재다.

김희재는 마지막으로 팬 '희랑별'에도 한 마디를 남겼다.

"'쇼타임'으로 처음 연기에 도전하게 됐어요. 부족하고 미숙한 면이 있을 수 있지만, 시청자분들께 한 발 더 다가가고 노력하는 배우 김희재로 기억될 수 있게 최선을 다 할 거예요.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예쁘게 봐주시면 감사할 거 같아요. 그리고 절 응원해주고 늘 든든하게 옆에서 지켜주는 희랑별.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팬분들께 말하고 싶어요."

[사진제공=모코ent]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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