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 반듯한 임시완, '똘끼'가 잘 어울릴 줄이야

강선애 기자 작성 2022.03.29 17:24 수정 2022.03.29 18:17 조회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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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배우 임시완이 또, 성장했다.

딱 1년 전, JTBC 드라마 '런 온'을 통해 말랑말랑한 청춘 로맨스물에도 어울린다는 걸 보여준 임시완이 이번엔 유쾌하고 통쾌하게 악을 응징하는 추적 활극 MBC 금토드라마 '트레이서'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나쁜 돈을 쫓는 국세청 조세 5국 공무원들의 활약을 그린 '트레이서'에서 임시완이 연기한 조세 5국 팀장 황동주는 이른바 '똘끼' 가득한 캐릭터였다. 아버지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국세청에 들어온 황동주는 비상한 머리와 뻔뻔한 성격으로 국세청을 뒤엎었다. 반듯한 양복 차림에 고지식한 생각들로 가득한 국세청 고위 공무원들은 지나치게 튀는 황동주를 경계했지만, 정작 자신들은 기업의 뒷돈을 받으며 비리로 점철된 악인들이었다. 황동주는 조세 5국 팀원들과 함께 악의 무리들을 하나씩 처단해 나갔고, 악의 정점 인태준(손현주 분)을 무너뜨리고 아버지 죽음의 진실까지 알아내는데 성공했다.

'트레이서'가 안방극장에 통쾌함을 안길 수 있었던 건, 황동주의 '똘끼'가 주는 매력 때문이었다. 현실의 공무원이라면 감히 할 수 없는 일들을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그러면서 시원하게 해내는 황동주의 과감한 행동들은 짜릿한 재미를 안겼다. 이걸 시청자와 '밀당'을 하듯 맛깔나게 표현한 임시완의 연기는 그동안 '변호인', '미생', '불한당:나쁜 놈들이 세상' 등에서 선보인 것과는 또 달랐다. 임시완은 '똘끼'가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걸, 얼마든지 매력적으로 그려질 수 있다는 걸 이번 작품을 통해 보여줬다.

임시완은 자신이 연기한 황동주 캐릭터를 '아재들 잡는 핏덩이'라고 한 문장으로 정의 내렸다. 국세청에 굴러들어온 '핏덩이' 황동주의 활약에 비리 많은 '아재들'이 혼쭐났다. 이런 황동주의 거침없는 활약을 설득력 있게, 그리고 유쾌하게 표현하기 위해 임시완은 노력했다. 그 마음이 마치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듯한 마음"이었을 정도로, 깊은 고민 끝에 임시완 표 황동주가 탄생했다.

임시완

Q. '트레이서'의 황동주는 일종의 '다크 히어로'였어요. 배우로서 어떤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트레이서'를 하면서 주로 한 고민은 '어떻게 이 캐릭터를 좀 더 유머러스하고 재기발랄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였어요. 그런 모습이 많다고 마냥 좋은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과하게 생각하지 않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이 작품을 할 땐, 늘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듯한 마음이었던 거 같아요.

Q. 그렇게 그려낸 황동주의 '똘끼' 가득한 행동들이 통쾌하게 느껴진 지점들이 많았어요. 황동주의 똘끼를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나요?

황동주가 자신과 반대 지점에 있는 사람들, 악을 일삼는 그 어른들을 대하는 방식이 일상적이지 않고 재기발랄하게 느껴져서 '똘끼'라고 표현되는 거 같아요. 전 동주가 소위 기성세대들이 할 법한, 국세청의 어른들이 하는 논리 정연한 모습들을 똑같이 한다면, 그 사람들의 싸움판에 휘말리는 거라 생각했어요. 그들이 논리적으로 협박할 땐, 알아 들었어도 "전 못 알아듣겠는데요"라고 말하는 동주. 그렇게 어린아이처럼 징징거리고 대화가 안 통하는 태도를 취했을 때, 오히려 열변을 토하는 어른들이 더 유치해 보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심리를 이용하고 싶었어요. 제가 황동주란 캐릭터를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해봤는데, '아재들 잡는 핏덩이', 또는 '아재들 잡는 MZ세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딱, 황동주를 표현하는 말 같아요.

Q. '아재 잡는 핏덩이' 황동주는 인간 임시완과 어떤 점이 닮았나요? 싱크로율을 말하자면요?

황동주는 저의 여러 가지 캐릭터의 면을 따져 그나마 비슷하단 부분을 극대화시킨 거라, 마냥 닮았다고 볼 수는 없어요. 물론 저도 불의를 참지 않고 통쾌하게 되갚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황동주처럼 행동으로 하진 못하고 생각으로만 그치죠. 그게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 아닐까요.

Q. 황동주의 똘끼 있는 행동, 눈빛들을 보고 시청자들은 '은은히 광기가 돈 눈빛'이라 표현하더라고요. 이런 반응이 재미있었을 거 같아요. 임시완의 새로운 모습이라는 평가도 많았고요.

'은은히 광기가 도는 눈빛'이란 얘기도 있었고, 의외의 행동들을 보며 '킹받는'다는 반응도 전 재밌었어요. 그게 작품을 재미있게 봐주셨다는 반증이라 생각해요. 그렇게 표현하는 거 자체가 같이 작품을 즐기는 문화의 일종이라 생각해서, 그런 반응을 봤을 때 굉장히 즐겁고 재미있어요. 그런 말은 많이 들을수록 뿌듯해요.

임시완

Q. 국세청이 배경이란 게 신선했던 반면, 내용이 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었는데요. 임시완 배우 본인에게도 어렵게 다가왔던 부분이 있는지, 그걸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요?

처음 이 대본을 접했을 땐, 완전히 이해하려 노력했었어요. 그 노력의 일환으로 자문도 받았고, 국세청에 답사도 가봤고, 전문 용어나 상황에 대해 공부하기도 했죠. 그러다 제가 생각을 좀 바꾸게 됐어요. 이 '트레이서'라는 작품의 존재의 이유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본 적이 있는데, 이 드라마는 국세청이라는 어렵고 무거운 소재를 다룰 뿐이지, 국세청이 어떤 일을 하는지 제시하는 교과서적인 드라마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전 철저하게 이 드라마는 맥주 한 캔과 함께 하는 오락성 드라마이고, '어려워서 이해는 못해도 이상하게 재밌네?'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드라마를 잘 본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드라마에 세금과 관련한 어려운 용어들, 사건들이 나오는데 그걸 모두 이해시키려 하진 않았어요. 이런 일들 속에 등장하는 나쁜 사람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정서적인 뉘앙스로만 이해시키려 했어요. 그런 것들만 시청자 분들이 따라올 수 있게 연기했다면, 그게 제가 궁극적으로 지향한 연기예요. 대본을 여러 번 본 저도 100% 이해를 다 했던 건 아니에요. 다만 이 드라마는, 이해를 위해 따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정서적으로 따라갈 수만 있다면 충분히 재미있는 드라마라 생각해요.

Q. 영화 '오빠생각'에 이어 고아성 배우와 또 한 작품에서 만났어요. 황동주 팀장과 서혜영(고아성 분) 조사관의 콤비 활약이 재미있었는데요. 현장에서 연기 호흡은 어땠나요?

두 번째 작품인 만큼 고아성 배우와는 친해서, 서로 친해지기 위한 시간이나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어색한 지점 없이, 처음부터 편하게 잘 찍을 수 있었죠. 제가 친한 사람들한테 주저리주저리 수다를 잘 떠는데, 아성이한테도 시답잖은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초반 몇 분 정도는 잘 받아주는데, 제가 좀 더 떠들기 시작하면 아성이가 지쳐서 슬금슬금 도망가더라고요. 그럼 제가 일부러 더 쫓아가서 얘기하고, 그런 식으로 놀면서 찍었어요. 그게 반영된 신이 있어요. 황동주가 서 조사관을 계속 부르면서 달달 볶는 신이 있는데, 제가 좀 더 다채롭게 애드리브 성으로 현장에서 대사를 넣었어요. 마치 듣기 싫어하는 아성이한테 제가 일부러 수다를 더하는 것처럼요. 후시녹음을 위해 연습용으로 찍은 건데, 감독님이 너무 재미있다고 그냥 그 장면을 쓰시더라고요.

Q. 대선배인 손현주 배우와의 기싸움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어요. 어땠나요?

전 연기가 테니스 같다는 연기관을 가지고 있어요. 테니스에서 리시브를 할 때 상대방의 공이 빠르면 리시브가 더 세진다고 하는데, 연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연기할 때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에너지가 있는데, 손현주 선배님이 현장에서 제게 주는 에너지가 상당했어요. 그걸 최대한 제가 잘 받아쳐야겠다 생각했고, 선배님의 말투 행동 다 잘 보고 들으려 노력했어요. 선배님과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고 봐주셨다면, 결국엔 상대방인 손현주 선배님께서 그걸 저한테 잘 던져 주셨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임시완

Q. 이번 '트레이서'를 지나며 또 한 번 배우로서, 인간 임시완으로서 성장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일지 궁금합니다.

황동주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위트 있고 유머러스한 부분을 넣어보려 노력했어요. 이번 작품을 해오면서 그런 고민들을 끊임없이 했고, 늘 확신에 차 있었던 건 아니에요. 하면서도, 이게 과하지는 않나, 계속 고민했어요. 정도를 정말 잘 지켜야 한단 압박감 때문에,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었고, 마치 좁은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이걸 봐주시는 분들이 캐릭터를 매력 있게 봐주실까 걱정했는데, 많은 분들이 재밌게 봐주셨다 해서 한시름 놓게 됐어요. 이게 틀린 방법이 아닌 거 같으니, 앞으로도 이 방법에 대해 고민을 더 해봐야겠다 싶어요. 결국 연기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다채로워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임시완 배우는 부드럽고 바른 이미지가 트레이드 마크였는데요. 이번 작품으로 확실히 연기 변신을 한 거 같아요. 이미지 변신에 대한 갈증이나 필요성을 느끼나요?

돌이켜 보면, 갈증이나 필요성보단 제가 이런 새로운 시도에 매력을 많이 느꼈던 거 같아요. 그런 새로운 도전을 스스로 좀 즐기고자 했어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좋다고 생각되는 작품을 보면 대부분이 이전 작품들과는 결이 다른 것들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이더라고요. 쭉 그런 선택들을 해왔던 거 같아요. 반대 지점도 생각하긴 해요. 어떻게 보면 제가 잘할 수 있는 강점을 강화시킬 수 있는 작품을 고르는 게 효율적일 수도 있죠. 그게 배우의 방향이나 사명감이 될 수도 있고요. 하지만 현재로선, 이것저것 더 도전해보고 새로운 것들을 접해야 할 시간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모험적이고 도전적인 것에 흥미를 느끼는 거 같아요.

Q. 그런 도전들 속에, 지금까지 로맨스, 드라마, 장르물 등 여러 가지를 섭렵했고 또 좋은 성과를 얻기도 했어요. 향후 또 목표로 삼고 있는 도전의 지점이 있다면요?

요즘 제가 개인적으로 복싱에 꽂혀 있어요. 복싱이 인생 운동이라 여겨질 정도로 너무 재밌게 배우고 있는데, 할 때마다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운도 더 생기는 거 같아요. 언젠가 복싱이나 격투기를 소재로, 거기에 로맨틱 코미디를 접목시켜서 작품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요.

임시완

Q. 그동안 드라마, 영화를 넘나들며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작품을 선택해왔는데요. 스스로 끌려 하는 대본의 기준이 있을까요?

이게 매번 달라요. 어떨 땐 메시지가 좋아서, 어떨 땐 캐릭터가 배우로서 표현하기에 너무 좋아서, 어떨 땐 깊은 생각 없이 '재밌네? 해야겠다' 하며 선택한 적도 있고요. 중요한 건 그거 같아요. 좋은 작품을 고르고자 노력하지만 아직까진 좋은 작품이 뭔지 모르겠어요. 하나 명확한 건,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를 남기진 말자는 거예요. 단지 흥행적인 요소, 물질적인 요소를 쫓아갔을 때 그게 성립되지 않았을 경우에 굉장히 후회되는 거 같아요. 반대로 작품성을 보고 그 작품을 선택했을 때, 반대로 흥행이 안되더라도 오히려 전 일말의 후회도 없더라고요.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Q.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처음 연기에 데뷔하고 10년이 지났어요. 지금과 비교하면 무엇이 가장 달라진 것 같아요?

전 '해를 품은 달'을 첫 드라마로 굉장히 잘했다고 생각해요. 연기에 대한 개념도 없이 덜컥 오디션에 합격해 시작한 연기였죠. 그때 부랴부랴 벼락치기로 연기 레슨 받고 그랬어요. 어느 정도로 무지했냐면, 주연과 조연의 롤 차이도 몰랐어요. 전 아역이었는데, 감독님께서 어느 날 "너네 모두는 한 명 한 명 중요한 주연이다, 그래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전 그때부터 제가 주연이라 생각했고, 그 덕분에 처음부터 주연이란 책임감을 가지고 작품에 임했죠. 정말 무지했던 건데, 그때부터 그 마음은 쭉 유지가 되고 있어요. 그때와 비교해 마음가짐은 변함없는 거 같아요. 달라진 게 있다면, 그땐 처음 드라마 카메라 앞에 선 건데도 가수로 무대에 설 때보다 심리적으로 마음이 너무 편했어요. 그래서 연기가 천직이라 생각하게 됐죠. 지금은 오히려 더 부담돼요. 그 카메라가 단순한 카메라가 아닌 걸 알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의 정말 많은 분들이 보게 될 거란 걸 알기에 마냥 편하진 않아요. 그런 부담감들이 차이점 같아요. 또 그때는 어떻게 하면 진짜같이 연기할 수 있을까 급급했다면, 이젠 그걸 뛰어넘어서, 어떻게 하면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 하는 걸 고민하죠. 그런 부분도 차이점 같아요.

Q. 영화 '불한당'으로 연기돌 최초 칸 영화제 입성 타이틀의 소유자예요. 영광스러운 타이틀일 거 같은데요. 최근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이 많은데, 선배로서 조언을 해준다면 무슨 말을 해주고 싶나요?

칸 입성을 한 것에 대해선 전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해서 어딜 가든 자랑을 많이 해요.(웃음) 제 인생에 있어 제일 뿌듯한 순간이라 생각하고요. 언어도 생김새도 다른, 저란 존재를 알 턱이 없는 외국인 분들과 같이 영화를 보고, 순전히 제 연기로 인정받고 박수를 받는다는 게 얼마나 짜릿한 경험인지 알게 됐죠. 정말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편협해 보일 수 있겠지만, 시청률, 관객수를 뛰어넘는 만족감이 있더라고요. 앞으로도 전 그런 경험들이 많으면 좋겠고, 그걸 목표로 연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 정도로 많은 영감이 됐어요. 제가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게 조언을 해줄 입장은 아니고, 그저 같이 건강하게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는 입장이라 생각해요. 확실히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연기에 대해 실력면에서 상향평준화되는 거 같아요. 그렇게 전체적인 기준이 높아진다는 거 자체가, 한국 배우로서 자부심이 커요.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위상을 드높이는 인재들이 많아진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서 기대도 되고요. 앞으로도 건강한 선의의 경쟁을 해나가면, 전체적으로 같이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사진제공=플럼에이앤씨]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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