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 정인선을 정의하는 수식어들…"그걸 깨는 맛이 있어요"

강선애 기자 작성 2022.01.20 14:08 수정 2022.01.20 14:16 조회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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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배우는 보통의 사람보다 더 많은 수식어를 보유한다. 연기했던 캐릭터의 이름 하나하나가 그 배우를 설명하는 일종의 수식어가 되기 때문이다.

아역배우로 데뷔해 어느덧 연기 경력 26년 차인 정인선은 오랜 활동기간만큼 많은 수식어를 가진 배우 중 하나다. 어린 시절 "'매직키드 마수리'의 수리 여자친구",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에게 말 걸던 초등학생"이라 불리던 것에서 시작해,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한 이후에는 "'한공주'에서 순수했던 공주 친구", "'내 뒤에 테리우스'의 쌍둥이 엄마" 등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캐릭터로 불리는 것이 곧 정인선을 소개하는 단어들이었다. 여기에 예능 에서의 활약으로 정인선은 '골목 요정'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정인선은 스스로를 '수식어 콜렉터'라 밝혔다. 자신을 설명하는 표현이 하나 더 추가될 때, 새로운 수식어가 경신될 때마다 그걸 "깨는 맛이 있다"며 더 많은 수식어를 갖고 싶다고 했다. 그 바람대로, 정인선은 자신의 이름 앞에 또 하나의 수식어를 추가했다.

정인선은 현재 방영 중인 SBS 일요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줄게'에서 여주인공 인윤주 역을 소화하며,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여주인공으로서도 손색이 없다는 걸 증명했다. 그녀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는 '신흥 로코 요정'으로 인정받기에 충분했다.

수식어 콜렉션에 '신흥 로코 요정'을 추가한 정인선은 앞으로도 하나의 수식어가 아닌, 알록달록 다양한 수식어를 갖기 위해 달리려 한다. 그러기 위해선, 현재에 갇히지 않고 도전을 겁내지 않아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너의 밤이 되어줄게' 역시 그런 마음으로 용기 낸 작품이었고, 이를 통해 배우로서 한 뼘 더 성장한 정인선이다.

정인선

▲'너의 밤이 되어줄게'가 이제 곧 종영합니다. 작품을 끝내는 소감이 어떤가요?

'너의 밤이 되어줄게'라는 작품, 윤주라는 친구를 만나 개인적으로 힐링을 많이 받았어요. 배운 것도 많고요. 그걸 고스란히 시청자 여러분들께 전달드리려 노력했는데,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마지막 종영까지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이 드라마를 통해 받은 위로와 배움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인윤주가 오지랖이 넓고 정말 낙천적인 캐릭터예요. 그 바탕에 따뜻함이 깔린 친구라 '어떻게 모든 사람한테 이토록 애틋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어요. 연기를 하며 초반에는 제가 에너지가 달리기도 했는데, 윤주랑 좀 더 가까워지다 보니 알겠더라고요. 윤주처럼 상대에게 주는 만큼, 반대로 상대에게도 에너지를 받을 수 있구나를 깨달았어요. 전 속으로 품고만 있지 용기 있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사람인데, 윤주는 달랐어요. 자기가 힘든 걸 상대에게 힘들다고 통보하는 게 아니라, 담담하게 잘 꺼내서 유쾌하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위로를 주고받더라고요. 그런 윤주의 대화법이 부럽기도 했고, 제가 배운 게 많아요. 또 극 중 밴드 루나(LUNA) 멤버들로 나온 배우들이 저와 또래이다 보니 그 친구들에게 받는 에너지가 컸고, 현장이 재미있었어요. 그런 부분에서 이번 작품은 저한테 많이 위로가 됐어요.

▲ '너의 밤이 되어줄게'는 몽유병을 앓는 월드스타 루나의 리더 윤태인(이준영 분)과 이를 치료하는 신분 위장 입주 주치의 인윤주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이 작품의 어떤 매력에 끌려 출연을 결정한 건가요?

우선 잠이라는, 우리가 매일 당연히 해야 하는 건데 그게 쉽게 이뤄지지 않아 힘들어하는 걸 다룬다는 소재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또 저마다 고민이 있는 친구들이 만나, 서로 의도하지 않았는데 정신없이 웃고 떠들고 놀다 보니 자기들도 모르게 치유받고 성장한다는, 그런 이야기 흐름이 너무 좋았어요. 또 윤주라는 친구가 실제로 옆에 두고 싶을 정도로, 밝고 모든 걸 따뜻하게 감쌀 수 있는 친구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대본에 적혀있는 윤주를 고스란히 전달만 해도, 여러분들의 스트레스를 잠깐이나마 날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임하게 됐어요.

정인선

▲ 인윤주가 강선주와 쌍둥이 자매라 1인 2역을 연기했습니다. 윤주가 밝고 따뜻한 성격인 반면, 선주는 정적이고 차가웠는데요. 각각의 역할에 어떻게 차이를 두고 연기했나요?

윤주가 메인 캐릭터라 윤주를 먼저 만들었어요. 윤주는 어디로 튈지 모르고 매력적인 캐릭터라 생각해, 음의 높낮이에 많이 변화를 줬고 제스처는 다양하게, 템포는 빠르게 가져갔어요. 표정과 감정의 표현도 풍부하게 하고자 했고요. 제가 말이 빠른 편이 아니라, 초반 윤주가 따다닥 말로 쏘아붙이는 장면 같은 건 연기하기 좀 힘들었어요. 윤주를 위로 올릴 땐 올리고, 힘들 땐 밑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들다 보니, 선주는 어느 지점에 있든 윤주랑 비슷한 느낌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 부분은 감독님께 S.O.S를 요청해 피드백을 들으며 연기해 나갔죠. 윤주에 비해 선주는, 최대한 표현을 안 하는 쪽으로 단순화해서 접근했어요. 그게 윤태인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중후반부터는 태인이의 표정과 말투를 따라 해 보려고도 했어요.

▲ 그럼 실제 본인 성격은 인윤주와 강선주, 둘 중 누구와 더 가까운가요?

처음에 윤주를 봤을 땐 저와 비슷한 부분이 꽤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꽤 낙천적이고 오지랖이 넓거든요. 근데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윤주는 사랑이 넘치고 에너지가 가득한 친구더라고요. 실제의 저는 윤주와 70% 비슷한 거 같아요. 나머지 30%는 에너지 총량의 부분에서 차이가 있고요. 선주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저랑 비슷해요. 그래서 선주를 연기할 때 굉장히 편안하게 소리를 낼 수 있었어요.

▲ '너의 밤이 되어줄게'는 아이돌과 팬덤 문화를 잘 모른다면 낯설게 느낄 수도 있는 소재였는데요. 정인선 배우는 어땠나요?

저도 그 부분이 낯설긴 했는데, 윤주가 아이돌 쪽을 잘 모르고 낯설어해야 하는 역할이라 연기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어요. 촬영을 하면서도, 윤주가 루나 멤버들을 주로 집에서 오프일 때의 모습으로 만나니, 아이돌이란 인지를 잘 못하며 연기했어요. 아이돌이 아닌, 그냥 동료 배우였죠.

정인선

▲ '너의 밤이 되어줄게'는 아이돌 문화와 팬덤의 현실 고증이 잘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팬심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지는 않았는지, 본인도 누군가의 팬이었던 적이 있는지 궁금해요.

저의 팬덤 문화는 친오빠를 통해 좋아했던 H.O.T가 마지막이고, 덕질의 역사가 끊긴 지 오래됐어요. 그래서 처음 이 작품을 시작하며, 제가 하기엔 너무 큰 장벽이지 않나 생각한 것도 사실이에요. 촬영을 하면서는 루나 친구들의 무대를 못 봤는데, 방송으로 접한 이 친구들의 무대가 진짜 멋있더라고요. 온앤오프 돼서 무대 위에서는 또 다른, 멋진 모습들을 보니 '이 맛에 덕질을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좋은 경험이었죠.

▲ 정인선 배우는 연기 경력이 20년이 넘는 베테랑인 반면, 루나 멤버를 연기한 다른 배우들은 모두 신인급이었는데요. 본인이 그들을 이끌고 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아요. 어땠나요?

사실 처음에는 그런 부담이 있었어요. 나이도 제가 가장 누나였거든요. 그동안 제가 만났던 선배님들처럼 멋진 선배가 되어줘야 하는 건가, 어떻게 하면 편하게 다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까, 그런 걱정을 조금 안고 시작했어요. 근데 저희가 촬영을 앞두고 다 같이 모여 대본 리딩을 한 적이 있는데, 그날 제가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친구들이 정말 열과 성을 다해 열심히 준비해왔는데, 너무 잘하고 다들 캐릭터와 잘 어울렸어요. 또 준영이는 작품 경험이 있는 친구라 그런지 너무 유연하게 연기를 했어요. '아, 나만 잘하면 되겠구나. 윤주의 이리 튀고 저리 튀고 하는 부분들을 재미있게만 하면, 잘 받아줄 친구구나' 확신을 얻었어요. 이 친구들이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풀어지기만 한다면, 캐릭터 이상의 것을 보여주겠다 싶어서, 전 촬영장에서 쓸데없이 장난을 치고 실없는 농담도 던지며 편안하게 해주려 했어요. 제가 한 노력은 딱 그거예요.

▲ 루나 멤버로 분했던 배우들과 또래이다 보니 더 사이가 좋았을 거 같아요.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 각자 어떤 장점이 있었는지 말해주세요.

윤태인 역 (이)준영이와는 합이 정말 잘 맞았어요. 리허설에서 각자의 그림을 맞춰보고 '이거 해볼까, 저거 해볼까' 상의하며 정해진 틀이 아니라 무궁무진하게 바꿔가며 촬영했어요. 제가 준영이에게 자극을 받으며 연기할 수 있어 좋았어요.

서우연 역 (장)동주는 대학교 후배라 학교에서 상대역으로 공연을 한 적도 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니 다른 느낌이 나더라고요. 긴장하며 찍었는데, 이 친구도 연기 경험이 있어 노련했어요. 거기에 저도 의지하며 찍었어요.

이신 역 (김)종현이와는 극에서 필요한 앙숙 케미가 의외로 잘 나왔어요. 제일 많이 농담을 주고받은 친구인데, 이 친구는 농담을 많이 주고받을수록 실제의 익살스러운 매력이 신이한테도 묻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리허설하며 재미있었던 친구예요.

김유찬 역 (윤)지성이는 제게 모자란 에너지를 채워준 친구예요. 지성이 덕분에 같이 힘내서 찍을 수 있었어요. 그 친구가 같이 채워주지 않았다면 전 중간에 백기를 들었을 수도 있어요. 제가 던지면 찰떡같이 받아주는 궁합이 좋았어요.

우가온 역 (김)동현이는 내적으로 갖고 있는 정서가 너무 좋았어요. 연기를 처음 하는 친구 답지 않게 눈빛도 감정선도 좋아서, 제가 오히려 따라가며 찍었어요. 다섯 친구들이 저마다 다른 매력을 갖고 있어서, 제가 이들에게 뭘 조언한다기보다는 제가 잘 받아주기만 해도 다섯 케미가 잘 나올 수 있는 촬영장이었어요.

정인선

▲ 이번 작품으로 '신흥 로코 요정'으로 불리게 됐는데, 이런 수식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또 새롭게 얻고 싶은, 욕심나는 수식어가 있나요?

'신흥 로코 요정'이라니, 듣고 싶었던 수식어라 그렇게 불러주시면 감사하긴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이번엔 '정인선한테 이런 모습도 있었네?' 하는 가능성, 잠재력을 조금이나마 보여드린 정도라 생각해요. 그 수식어에 걸맞기 위해서는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제가 수식어에 욕심이 많아요. '수식어 콜렉터' 예요. 전 '아역배우 걔', '매직키드 마수리의 걔', '살인의 추억의 걔', '한공주의 걔', '내뒤에 테리우스의 걔', '골목식당의 걔' 등으로 불렸는데, 그렇게 절 표현하는 수식어가 경신되는 게 좋아요. 수식어가 몇 개 없을 땐 그 단어들이 저라는 사람을 정의 내리는 거 같아서 답답하기도 했는데, 그걸 경신해 나갈수록 깨는 맛이 있더라고요. 앞으로도 하나의 수식어에 욕심내는 게 아니라, 진짜 많은 수식어를 갖고 싶어요.

▲ 로코 장르에도 어울린다는 또 하나의 수식어를 가져다준 '너의 밤이 되어줄게'라, 배우 정인선에게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을 거 같아요.

제가 처음으로 시도해본 게 많은 작품이에요. 예전에 코미디 장르를 해본 적이 있지만, 제 캐릭터가 코미디를 담당하지는 않았었는데, 이번 작품은 제가 코미디로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 역할이었어요. 그래서 압박감도 느끼고 어렵기도 했지만, 로맨스와 코미디를 디자인하는 법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거기다 5명의 친구들과 케미 만들기에 노력했고, 제가 해보지 않았던 스타일링에도 도전해봤어요. '이 정도까지 발랄해도 되나' 싶은 것도 해봤고, 마음껏 울어도 봤고, 마음껏 화도 내봤죠. 그러면서 제가 예전에는 제약을 두고 연기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겁내지 않고 더 많은 걸 시도해봐야겠다, 그런 용기를 얻은 작품이기도 해요.

▲ 2022년 새해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이번 작품을 통해서 배우 정인선이 조금 더 외향성에 눈을 뜰 수 있었고, 용기를 조금 더 내도 되겠다는 허락을 받은 느낌이에요. 그래서 앞으로 좀 더 도전적일 수 있는 작품이나 캐릭터를 시도해보고 싶어요. 물론, 무리하게 뭔가를 하기보단, 다채롭고 다양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 부분을 진심을 담아서 잘 보여드리고,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고요. 사람 정인선으로서는, 제가 요리를 못하는데 배워서 잘했으면 좋겠고, 여행도 가고 싶어요. 예전에 사진을 찍는 취미가 있었는데, 그걸 다시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정인선

▲ 1996년에 아역배우로 데뷔하고, 어느덧 26년 차 배우가 됐습니다. 100미터 달리기로 봤을 때, 지금 배우 정인선은 어디쯤을 달리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전 30미터 정도 왔다고 생각해요. 제가 30대이니까요. 연기는 제가 쫓는 짝사랑이나, 절 사랑해주는 대상이 아니라, '동반자'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100미터보다 멀리, 빠르진 않아도 함께 가고 싶어요. 이제 30미터 왔으니 아직 보여드릴 게 많다고 생각해요. 천천히 제 모습을, 보여드릴 거예요.

▲ '너의 밤이 되어줄게'가 오는 23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합니다. 남은 전개나 결말에 대해 살짝 스포를 해준다면요?

큰 스포는 하지 못하지만, 윤주, 윤주의 언니 선주, 태인이와 루나 친구들, 뿐만 아니라 선주의 VIP 환자인 제임스까지, 모두 다 성장을 거쳐요. 그 성장이 만족스럽게 그려진다고 생각해요. 끝까지 유쾌함을 놓지 않고 가니, 함께 보면서 웃고 힐링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제공]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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