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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꼬꼬무' 한 사람의 인생 송두리째 바꾼 '110억 마늘밭' 미스터리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2.01.07 02:01 수정 2022.01.09 14:57 조회 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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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좋은 일을 했지만 도망자 신세가 된 안 씨,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11년 4월 전북 김제 축령 마을의 안 씨는 하루하루 공포에 떨었고, 자신 때문에 가족이 해코지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집을 떠나 도망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름까지 개명한 그는 당시 52세의 안세현.

나쁜 일이 아닌 좋은 일을 했음에도 도망자가 된 그는 이제는 모든 것을 다 털어놓고 싶다며 카메라 앞에 섰다.

2011년, 모든 문제가 시작된 그날은 두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굴착기 기사였던 안 씨는 나무를 옮겨 심어 달라는 작업 의뢰를 받는다. 1년 전 다른 사람에게 땅을 판 사람이 그곳에 있던 자신의 나무를 옮겨 심어 달라는 것.

대단하지 않은 일이었기에 순조롭게 작업을 이어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꾸지뽕나무의 뿌리를 파던 그때 나무 아래에서 A4 박스 정도 크기의 플라스틱 통이 검은 봉투에 싸여 모습을 드러냈다. 검정 비닐에 꽁꽁 싸인 3개의 통을 본 안 씨는 이런 작업에서 쓰레기가 나오는 것은 비일비재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통을 다시 묻었다.

그런데 그때 마지막 통이 굴착기의 삽에 턱 걸려 날아갔고, 이를 본 나무 주인은 쓰레기 더미에 이를 버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들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 통 하나가 엄청난 사건을 몰고 올 것을.

며칠 후 안 씨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밭을 매수한 주인. 그는 중요한 일이라며 당장 안 씨에게 만나자고 했다. 하지만 안 씨는 출장 중이라 당장 그를 만나지 못했고 연락이 온 지 2달 후 만났다.

밭주인은 안 씨에게 같이 밭에 가자고 했다. 그리고 나무 캘 때 무슨 일이 없었는지 물었다. 안 씨에게 그날의 작업은 평소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기에 안 씨는 기억나는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밭주인은 "내가 이 밭에 7억을 묻어놨는데 감쪽같이 사라졌어. 당신이 가져간 거 아냐?"라며 "그 돈이 어떤 돈인지 알아? 돈주인이 조폭을 끼고 있어"라고 안 씨를 겁박했다.

안 씨는 본인은 모르는 일이라고 해명했고, 밭주인은 그렇다면 당신의 양심을 믿어보겠다며 자리를 떠났다. 이 이야기를 안 씨는 아내에게 전했다. 그러자 아내는 왜 도둑놈 소리를 듣고 다니냐고 화를 냈고, 안 씨도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황당한 상황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에 안 씨는 다시 밭주인을 만나 따졌다. 그러자 밭주인은 "17억을 묻어놨는데 7억이 없어졌다. 이제는 진짜 돈 주인한테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을 바꿨다.

결국 안 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안 씨의 말을 믿기 어려웠지만 신고가 된 상황이니 출동해 관련자들을 만났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밭주인은 한 구석에 앉아있고 그의 아내가 나서서 경찰에 하소연을 하기 시작한 것. 밭주인 아내는 "남편이 제정신이 아냐. 헛소리를 한 거다"라며 경찰이 현장을 확인하자고 하자 안 갔으면 좋겠다며 이를 말렸다.

그리고 잠시 후 밭주인 아내는 누군가와 통화를 했고, 곧 안 씨에게 전화를 넘겼다. 걸걸한 목소리의 남자는 이 정도에서 넘어가자며 상황을 정리해달라 부탁했다. 이에 안 씨는 "나는 이해 못 한다. 당신하고 할 이야기 없다"라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안 씨는 직감했다. 이것이 예삿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때 안 씨는 무언가 떠올랐다. 그리고 경찰들을 밭 주변으로 데려갔다. 안 씨는 나무 주인이 쓰레기 더미에 통을 버렸던 것을 기억해냈고 그것을 찾아낸 것이다.

안 씨와 경찰은 함께 통을 열어보았다. 검은색 봉투에 싸인 것은 바로 김치통. 그리고 그 안에는 무려 5만 원 권이 6천 장, 3억 원이 들어있었다. 이에 경찰과 안 씨는 밭에 묻었던 통도 찾아냈다. 밭에서 찾아낸 통에는 각각 5억 씩 10억 원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경찰은 밭주인 아들이 렌트한 차를 연고도 없는 곳에 주차를 한 것을 의아하게 여겼고, 이 차 트렁크에서 또다시 돈뭉치를 발견했다. 차 트렁크에서도 10억 원이 나왔다. 이후 경찰의 압수 수색으로 밭주인 집에서는 1억 1500만 원이 추가로 발견되며 총 24억 1500만 원이 발견됐다. 이는 로또 1등 당첨금보다 많은 돈이었다.

밭주인 이 씨는 1년 전쯤 전원생활을 하고 싶다며 축령마을의 땅을 샀고, 이곳에서 열심히 농사를 지었다. 그런데 그것은 모두 돈을 숨기기 위한 위장이었던 것. 이들은 돈을 파묻고 그 위에 마늘 등의 농작물을 심었던 것이다.

경찰 수사에서 이 씨는 그 돈이 자신들의 것이 아닌 처남들의 돈이며 자신들은 보관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처남의 인적 사항을 밝혔는데, 이에 경찰들은 경악했다.

밭주인의 처남들은 바로 2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였던 것. 당시 최대 규모로 판돈은 무려 1150억. 이들은 글로벌하게 사이트를 운영했고 환전 수수료로 수익금을 챙겨 범죄 수익금이 무려 150억에 달했다.

이에 자수를 한 작은 처남은 징역 1년 6개월형을 받았고, 큰처남은 수익금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경찰은 그들의 계좌에서 3억 8500만 원만 찾아냈을 뿐이었다.

사라진 대부분의 돈은 마늘 밭에 있었다. 마늘 밭에서는 10킬로 사과박스 7개, 자그마치 168킬로의 현금이 쏟아졌다. 5만 원 권 221,560장 110억 7800만 원이 나왔다. 이는 높이 쌓으면 아파트 10층 높이 정도에 달하는 양이었다.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인 밭주인의 처남은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마자 수익금을 모두 현찰로 인출했고 이를 누나 부부에게 맡겼다. 그리고 이를 보관하고 있던 부부는 나날이 심적으로 불안해졌고, 이에 1억을 주고 밭을 사 자신들의 금고로 삼았던 것.

그렇다면 밭주인 이 씨는 왜 안 씨에게 돈의 존재를 밝혔을까? 사실 이 씨는 몰래 돈을 쓴 것이 곧 출소할 처남에게 들킬 것이 두려워 이를 안 씨에게 덮어 씌우려 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자승자박, 자신이 판 덫에 본인이 걸려들었던 것.

이에 범죄 수익금 전액 환수됐다. 이 사건의 일등공신 안 씨는 공로를 인정받는 것은 치하하고 악성 루머에 시달렸다. 범죄 수익금 150억 중 마늘밭에서 찾은 돈은 110억 가량, 40억 정도의 출처를 알 수 없자 세현 씨를 의심하는 시선들이 등장한 것.

안 씨와 그의 아내가 받는 스트레스는 어마 어마했다. 돈에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해도 사람들은 자신들이 믿고 싶은 것만 믿었다. 이에 안 씨는 경찰 조사까지 받았고 그 결과 그는 결백했다. 하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심은 계속됐다.

그리고 그 순간 안 씨와 그의 가족은 또 다른 공포에 시달렸다. 마늘밭의 돈에 조폭이 관여되어 있다는 이야기. 이에 안 씨는 두려움에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안감이 너무 커져 도망자 생활 시작했고, 이에 생업까지 모두 중단하게 됐다.

그런 그에게 돌아온 것은 국가에서 준 감사장과 포상금 200만 원뿐. 유실물 법이 적용됐다면 그는 적어도 5억 가량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발견한 것은 범죄수익금이기 때문에 유실물 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당시 범죄수익금 신고에 대한 포상금 지급 기준은 없었고, 이에 기타 사회 이목 집중 사건으로 분류되어 포상금 200만 원을 받았던 것이다. 그 사건으로 자신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렸지만 그가 받을 수 있는 것은 고작 200만 원이었던 것.

사건이 발생하고 10년이 지난 지금 안 씨는 꽤 노쇠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후 그는 간암에 대장암까지 걸려 수술을 받기도 했던 것.

사람들은 여전히 그에게 110억 마늘밭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바보 멍청이 짓을 했다며, 결탁해서 돈을 나누기나 할 것이지 왜 신고를 했느냐고. 하지만 안 씨는 10년 전으로 돌아가더라도 자신은 신고를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만약 이 돈에 10원이라도 손을 대고 그걸 썼다면 명대로 못 살았을 거다. 신고를 했으니 이렇게 살고 있지 않냐"라며 자신의 행동에 후회가 없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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