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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오창 여중생 사망 사건…전문가, 계부의 성폭행 번복한 유서에 "진실성 의심돼"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1.09.05 02:51 조회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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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아이들은 왜 죽음을 선택했나

4일 방송된 SBS 에서는 '두 개의 진술 하나의 진실 - 오창 여중생 사망 사건'편이 방송됐다.

지난 5월 12일 청주 오창읍의 한 아파트에서 두 명의 여중생이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잃었다.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기로 약속했던 이미소 양은 친구 한아름과 함께 동네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로 향했고 함께 숨진 채 발견된 것.

비극의 시작은 지난 1월로 거슬러 올라갔다. 1월 16일 아름 양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던 미소 양. 그런데 예상에 없던 아름 양의 계부가 집으로 돌아왔고 그가 권하는 술을 마셨다. 이후 아름 양의 방으로 가서 잠을 청했던 미소 양은 난생처음 접하는 불쾌한 느낌에 눈을 떴다. 미소 양은 아름 양의 방에 들어온 그의 계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

부모님이 속상해할까 봐 차마 털어놓지 못한 미소 양은 친구와 친구의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고, 이는 부모님에게 전해졌다. 이에 미소 양의 부모들은 의붓딸의 친구를 성폭행한 혐의로 아름 양의 계부를 고소했다.

그리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아름 양의 계부 하 씨가 의붓딸에게도 여러 차례 성적 학대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하지만 하 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미소 양과 아름 양에게 술을 권한 것은 사실이지만 성범죄는 억울하다는 것.

당시 미소 양은 아름 양의 집에서 호기심에 맥주를 한 모금 마셨고, 얼마 후 집에 돌아온 아름 양의 계부가 술을 더 사 와서 이른바 폭탄주를 권했다. 그 뒤 아름 양의 방 침대 옆 바닥에서 잠이 든 미소 양은 하 씨의 범행에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미소 양은 끔찍한 일을 당한 뒤 바로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 그 사실을 알렸다. 미소 양이 또 다른 친구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에는 그가 겪었을 당혹스러움이 고스란히 드러나있었다.

그날 이후 극도의 불안 증세를 호소했던 미소 양은 정신건강의학과의 치료를 받기도 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공포증 NOS가 진단 결과였다.

아름 양의 친구 지율 양의 어머니는 아름 양의 계부가 아이들에게 고의로 술을 마시게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딸 지율 양이 아름 양의 집에서 파자마 파티를 하고 오겠다고 갔는데 그날도 하 씨는 아이들에게 술을 권했다는 것. 또한 그는 지율 양에게 미소 양이 음주 후 인사불성이 됐지만 자신이 뒤처리를 다 해줬으니 걱정하지 말고 마시라고 권했다.

이에 전문가는 "아이들이 술을 먹고 인사불성이 될 것을 알면서도 먹이는 어른, 이는 고의성이 다분하다"라며 "성적 길들이기를 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제일 많이 하는 게 애들한테 금기되었던 술, 담배를 제공하는 것. 그리고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교묘하게 잘 채워준다"라고 그의 행동을 분석했다.

또한 아름 양의 SNS에는 하 씨가 수차례 의붓딸의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술을 마신 정황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에 이수정 교수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자신의 구역으로 끌어들이는 거다. 그래서 결국 아이들의 판단력이 마비되는 시점이 오면 아이들을 성적 침해하는 이런 형태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추측했다.

1차 피해 진술 당시 미소 양은 아름 양도 똑같은 일을 당했을 것 같다며 친구를 걱정했다. 그리고 사건 발생 한 달 뒤 미소 양은 아름 양에게 자신이 당한 일을 고백했다. 또한 며칠 뒤 아름 양은 미소 양에게 자신도 계부에게 성범죄를 당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하 씨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이에 제작진은 그의 직장 동료를 만나 그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하 씨의 직장 동료는 좋은 게 있으면 딸부터 생각하는 다정다감한 아빠였다고 말했다. 또한 하 씨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본인은 성 기능 장애가 있다고도 밝혔다는 것. 이에 하 씨의 변호인 측도 "전립선 비대증으로 치료를 받았는데 이것이 성기능 장애와 연관이 있다. 약물 없이 성관계를 갖는 것은 본인의 육체 상태로는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하 씨 측은 "술을 권한 것은 아이들이 호기심에 마셔보고 싶어 하니 어른 앞에서 마시도록 한 것"이라며 "이후 아이들이 잘 자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딸의 방에 간 것은 사실이나 미소 양이 구토를 해서 이불을 바꿔주고 물티슈로 닦아줬을 뿐 성폭행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의붓딸의 주장에 대해서도 무언가 착각한 것 같다며 자신은 사랑으로 딸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사실 아름 양도 미소 양에게 자신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후 꿈인 것 같다며 말을 바꿨다. 또한 아름 양이 남긴 유서에 계부에 대한 원망이 아닌 고마움만 가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아름 양의 친구는 "유서를 본 적은 없고 이야기만 들었다. 어머니가 해주신 말씀이 아름이가 '자기 아빠는 잘못이 없다'라고 재판장님께 썼다고 들었다"라며 "어머니가 그것만 강조하듯이 말하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계부 하 씨 측은 앞에서 언급된 아름 양의 유서를 결백을 주장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제작진은 아름 양이 남긴 유서 내용을 공개했다. 유서에는 "존경하는 재판장님, 누군가 저의 아버지를 신고했다. 신고한 이유는 저를 성폭행했다는 것. 아버지는 저에게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고 아버지는 무죄다. 나를 부모처럼 아껴주는 딸 바보이다. 무죄 판결을 내려달라"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제작진은 아름 양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를 알기 위해 그의 주변인들을 만났다. 아름 양의 이복 큰 언니는 아름 양이 세상을 떠나기 전 어딘가 이상한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전화 통화에서 아름 양은 '난 이생에 미련이 없어'라는 말을 계속했다는 것. 이에 큰 언니는 무슨 일이 있는 것 아니냐며 추궁했고, 아름 양이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큰 언니는 무슨 이야기냐며 더 추궁했으나 아름 양은 얘기하기 싫다며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몇 시간 후 큰 언니에게서 낯선 번호로 연락이 왔다. 아름 양의 친모가 아름 양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이야기를 전한 것. 이에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달려간 큰 언니는 아름 양의 친모에게 성폭행에 대해 물었다. 그런데 아름 양의 친모는 "누가 성폭행했다고 하는데?"라고 되물었던 것. 이미 하 씨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었지만 친모 천 씨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리고 친모는 아름 양이 사망한 원인이 우울증에 의한 것이라 주장했다.

제작진은 아름 양이 자신이 겪은 일을 모두 털어놓은 친구를 만났다. 아름 양의 친구 박준영 군은 "술 먹은 다음에 아빠한테 당했다. 아빠가 눈 가리고 그랬다고 이야기를 해주더라. 그게 12월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지난 2월 아름 양이 스스로 찾아 간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에서도 아름 양은 같은 주장을 했다. 또한 아름 양은 상담 시 "저는 꿈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런데 꿈을 꾸면서도 냄새가 나나요?"라고 물었다. 꿈인 것 같은 상황에서도 파스 냄새가 너무도 생생했다는 것.

이에 전문가는 "애들은 안 믿고 싶으면 꿈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나름의 인지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고 진술 취소할 때 많이 쓰는 전략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아름 양이 진술을 취소하기 전 한 이야기들이 일관성을 가지는 것을 볼 때 진술이 사실일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소 양과 아름 양이 주고받은 SNS 메시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는 "아름 양이 그날 미소 양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렴풋하게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왜냐면 본인도 피해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의붓딸은 계부의 행동이 정확히 뭔지 인지하지 못하고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친구에게 일어난 피해와 고통을 바라보게 되면서 자기에게 일어났던 계부와의 성적 접촉이 뭔지 정확하게 알고 싶어 하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아름 양의 친구는 12월 이전에도 아름 양이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매일 같이 하 씨가 아름 양이 취할 때까지 술을 마셨다고 했다. 하 씨를 기억하는 이웃들도 그가 자주 술을 사 가고 매일 같이 집 밖에 술병을 내놓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하 씨의 직장 동료는 그가 술이 약해서 잘 마시지 않는다고 이웃들과는 다른 기억을 했다.

또한 아름 양의 주변인들은 아름 양이 계부를 많이 좋아했다고 기억했다. 이에 전문가는 "가해자들이 항상 때리고 계속 강간하지는 않는다. 어떨 땐 자기가 필요한 물건을 사주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하는 사람이다"라며 "아름 양의 기억에서도 자기를 강간하고 때렸던 아버지와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사주고 안아줬던 아버지가 같이 들어가 있는 거다. 이건 길들이기의 과정인 거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전문가는 아름 양의 유서에 대해 "미소 양에게 부채감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그런 아이가 내 아버지는 억울하다는 편지를 쓰고 떠난다는 건 모순된다"라며 "자필로 정말 그 편지를 썼다면 아이에게는 정말 좋은 아빠처럼 생각될 수도 있다. 죽기 전에 선물을 주고 가듯이 남기고 갔을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이수정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의심할 대목들이 많은 것 같다"라며 "가족에 의해서 영향을 받았을 수 있는, 분리 조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쓰였을 개연성이 높고 어떤 활용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진실성이 의심되는 내용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취재 중 아름 양이 의지할 수 있는 곳은 계부밖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름 양의 지인들과 이웃들은 늘 계부와 아름 양 단둘만 집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아름 양의 이복 큰 언니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그의 큰 언니는 "아버지가 아름이 친모를 술집 이런 데서 만났다. 갑자기 임신이 됐다고 해서 아버지는 친모를 데리고 밖에서 따로 살았다. 그러다가 아름이가 네 살쯤 됐을 때 갑자기 밤늦게 아름이를 집에 데리고 왔다. 친모가 애를 두고 도박을 하러 나갔다더라"라고 했다. 이후 친부와 할머니와 함께 생활했던 아름 양은 친부 사망 후 친모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이후에도 아름 양은 수시로 아름 양을 맡겨두고 연락이 끊겼다고.

이에 이복 큰 언니는 아름 양이 친모에 의해 철저히 방임 학대를 당한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름 양을 성폭행한 계부가 나쁘지만 그와 분리 조치하지 않고 방임한 친모도 나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관계 기관에서 아름 양을 도울 방법은 없었을까? 취재 중 법률적으로 허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자체 관계자는 현재 법률상 아이가 성범죄가 없다고 진술한 이상 분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했고, 교육기관은 교육기관은 협력기관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행동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아름 양의 계부 하 씨는 3개월 동안의 수사 중 체포 영장과 구속 영장이 3번 반려됐다. 그 이유는 피해자들의 진술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에 전문가는 "아이는 보호받을 수 있고 가해자는 합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을 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현재 피해자들이 모두 사망한 상황에서 하 씨의 혐의를 입증할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면 무죄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방송은 15살짜리 아이의 진술이 바뀐 이유가 무엇인지 면밀히 살폈다면, 친족 성폭행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가 이뤄졌다면, 전문 상담가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상담이 있었다면, 가해자는 합당한 처벌을 받고 피해자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 보호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면,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절망하지 않고 희망을 봤다면 아이들은 안타까운 죽음을 선택했을까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제2의 아름 양과 미소 양을 막기 위해 어른들이 할 일은 분명하다며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늘로 떠난 아이들처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아이들에게 길을 알려주지 않는 어른들로 인해 절망에 서있기엔 꽃다운 목숨을 버리기엔 삶은 너무 소중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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