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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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호의호식 최순영 前신동아 회장, 돈 없다며 '1073억 세금 체납'…그의 진짜 재산은?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1.08.22 02:28 조회 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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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돈 없어서 세금 못 낸다는 회장님은 정말 돈이 없을까?

2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회장님의 이상한 소송 - 헌법 38조와 숨겨진 돈'이라는 부제로 신동아 그룹 최순영 전 회장의 소송 사건을 통해 비양심 고액, 상습 체납자들의 실태를 추적했다.

지난 3월 서울 38세금징수과 조사관들은 서울 양재동의 한 고급 빌라를 찾았다. 약 30억원대의 독채 빌라에 거주중인 체납자는 지난 1999년부터 서울시 지방세 약 39억원을 체납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돈이 없어서 세금을 낼 수 없다는 그의 변명은 사실과 달라보였다. 고급 빌라에서는 거액의 현금과 귀금속들이 발견됐고 아내의 명의로 고가의 그림을 판매해 35억원의 수익이 생긴 사실까지 확인됐다. 하지만 체납자의 아내는 세금 낼 돈이 없다며 엉뚱한 변명만 했다. 이에 38세금징수과는 그들의 재산을 압류했다.

그리고 한 달 뒤 체납자의 집에서 압류한 미술품을 두고 소송이 벌어졌다. 체납자의 아내와 자식들이 압류된 미술품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체납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체납 처분이 중지된 것. 사실 이는 세금 징수를 피하고자 체납자의 압류 물품에 대해 가족들이 소유권을 주장한 것이었다. 이에 38세금징수과 조사원은 "변호사도 상당히 많이 선임했다. 변호사 선임 비용도 많이 드는데 그 돈으로 세급을 지불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라고 웃지 못할 상황에 대해 말했다.

그렇다면 이 이상한 소송의 주인공인 체납자는 누구일까? 그는 바로 신동아 그룹의 최순영 전 회장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8년 전에도 비슷한 일을 있었다. 당시에도 그는 자신은 억울하다며 세금 지불을 거부했다. 최 전 회장은 약 1000억 원대의 세금을 체납해 16년째 고액 상습 체납자 리스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최순영은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받아 30대에 그룹 오너에 오른 인물로 8,90년대에 계열사 22여개의 신동아그룹을 이끌었다. 특히 그는 한국 경제 발전의 상징물이라는 63빌딩을 여의도에 건설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 1999년 2월 외화 밀반출과 횡령,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연행됐다. 그리고 그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어 징역 5년, 추징금 1500억여권을 선고받아 위기에 처했고 이는 신동아 그룹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대기업 총수 자리를 잃고 수감중이던 최 전 회장은 지난 2008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다. 하지만 그가 국가에 납부해야 하는 세금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가 체납하고 있는 것은 추징금 약 1574억원, 국세 약 1034억원, 지방세 약 39억원.

그룹은 잃었지만 여전히 구급 빌라에 최고급 자가용을 이용하며 호의호식하고 있는 최 전 회장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급 납부의 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였다.

제작진은 수 천억원의 세금을 체납중인 그가 정말 돈이 없어서 세금을 내지 못하는 것이 이유를 듣기 위해 그를 수소문했다. 그리고 어렵게 그의 둘째 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의 아들은 자신들이 체납자가 되고 신동아그룹이 해산한 결정적인 이유는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을 준비할 당시 선거 자금을 주지 않아 발생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최 씨 일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제보자를 만났다. 그는 최 전 회장이 종교 법인을 이용해서 부를 축적중이라고 주장했다.

최 전 회장과 두 아들이 거주중인 고급 빌라에서 불과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자리한 H 종교재단 센터. 이는 최 전 회장이 신동아그룹에 몸 담고 있을 때 설립한 것이었다. 그는 회삿돈을 이용해 재단을 설립하고 이사장직을 역임했던 최 전 회장은 두 아들에게 이사장 직을 대물림하고 있었다.

또한 K 선교 단체도 그들의 이익 축적을 위해 설립한 것이라고 제보자는 주장했다. 그는 "자기를 위해서 세웠던 거다. 철저하게 한국 교회를 이용했다고 보면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선교 단체 회원들은 법인의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투명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최 전 회장이 살고 있는 고급 빌라는 H 종교 재단의 훈련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H 종교 재단의 관계자는 날선 반응을 보이며 최 전 회장의 상황이 딱해 인정상 집을 쓸 수 있도록 해줬다고 했다. 그리고 K 선교 단체 또한 비슷한 입장을 밝히며 종교 법인이 최 전 회장 일가에 금전적인 도움을 준 적은 없다고 잡아 뗐다. 그리고 최 전 회장의 입장도 재단 측이 밝힌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제작진은 취재 도중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H재단 소유 땅 옆에 최 전 회장의 아내 소유 땅이 있다는 것. 부동산 관계자는 해당 땅이 신동아 그룹이 있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거라며 최근 재단을 통해 매매를 시도했다고 했다.

또한 H종교 재단 센터는 한 교회에 건물을 2009년부터 임대해주고 있는데 임대료 명목으로 받은 돈이 무려 732억원에 달했다. H종교 재단 정관에 공개된 재산만 따져도 그 재산 규모는 1800억원대에 달하는 상황.

그렇다면 최 전 회장 일가는 세금을 납부할 생각이 없을까? 이에 최 전 회장 둘째 아들은 "10억이 있다고 치자. 10억을 내면 지방세는 깎인다. 그런데 증여세를 또 내야 한다. 증여세를 못 내면 체납금이 생긴다. 돈은 돈대로 날리고 체납금은 또 올라가는데 세급을 납부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냐?"라고 되물었다.

헌법 제 38조에 따라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는 대다수의 국민들과 달리 갖은 방법으로 세금 납부를 피하는 비양심 장기 체납자들은 최 전 회장 외에도 많이 있었다. 이들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지방세 2억 3천여만원 10년째 체납중인 70대의 체납자. 그는 38세금징수과 조사관들을 향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한 아내 앞으로 된 재산에 대해 묻자 체납자는 언성을 높였다. 세금이 부과되긴 전 교묘히 아내 명의로 재산을 옮겨놓은 정황이 보이는 체납자는 감옥에 갈지언정 세금을 낼 수는 없다고 주장하며 세금 징수가 부당하다고 했다.

2001년 이후 서울시 38세금징수과가 조사한 사례의 체납 징수액은 무려 3조 5717억원에 이르렀다. 서울시 38세금징수과가 큰 성과를 거두자 타 지자체에서도 서울시를 벤치마킹했다.

그러나 이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체납자들 또한 날이 갈수록 더욱 교묘하고 치밀해져갔다. 이에 국세청은 최근 가상 화폐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2019년 국세징수법을 개정하며 고액 상습 체납자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아직 일부 세금에만 적용중인 것으로 밝혀져 앞으로 제도적인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판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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