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배우 차태현이 자신처럼 공황장애로 고통 받는 개그맨 정형돈을 위해 했던 행동이 감동을 자아냈다.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게스트로 출연한 차태현은 정형돈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는 두 사람. 정형돈은 "전 불안파고, 형님은 공황파다. 장르가 다르다"며 같은 공황장애지만 증상은 조금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형돈은 "차태현 형님이 보내준 책을 마지막으로 제가 책을 안 읽었다. '공중그네'라는 소설인데, 그 책을 보고 대성통곡을 했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차태현은 과거 예능 '우리동네 예체능'을 같이 했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형돈이가 대기실에서 제 눈 앞에서 쓰러졌다. 공황인들이 쓰러질 때 다이내믹하게 쓰러지진 않는다. 그래서 우린 죽겠는데 '어제 술 먹었냐'라고 오해 받곤 한다. 공황인들끼리는 안다. 형돈이가 누워있는데, 너무 알겠고 짠하더라"며 안타까웠던 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차태현은 "시간이 지나 형돈이 생각이 나서, 형돈이 집을 수소문해 우편함에 책을 넣어주고 갔다"며 '공중그네'란 책을 선물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이에 정형돈은 "제가 형님한테 주소를 가르쳐준 적이 없는데 책이 왔고, '책 하나 보냈더니 읽어보라'고 문자가 왔다"며 "책을 읽는데 4번째 에피소드에 공감이 많이 됐다. 대놓고 펑펑 울었다"라고 말했다.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일인데 정형돈을 챙겨준 차태현의 미담에 MC들은 "이건 진짜 감동이다", "키다리 아저씨 같다", "대단하다"며 감탄했다. 그러자 차태현은 "제가 아팠을 땐, 감추고 그럴 때였다. 사람들이 (병에 대해) 잘 몰랐고 병원을 가기도 애매했다. 지금처럼 얘기할 분위기도 아니었다. 그때 전 뭔지도 모르고, 맨날 쓰러져 응급실 가고, 미국 가서도 911을 탄 적이 있다. 그런 경험들이 있어서, 서로 얘기해주는 것만으로 치유가 되더라"며 정형돈을 챙겼던 이유를 설명했다.
정형돈은 "전 지금도 가슴에 새겨둔 말이 있다. 태현 형님이 '너 그거 너무 죽을 거 같지? 그거 안 죽는다. 이상하게 안 죽어'라고 했다. 그 말이 저한텐 너무 와 닿았다. 이걸로 죽는 줄 알았는데, 형의 이 한마디에 '내가 이걸로 안 죽는구나'하며 컨트롤 하면 되겠구나 싶었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KBS 방송 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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