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 강민아 "'20대 배우 중 가장 연기 잘한다'는 소리, 듣고 싶어요"

강선애 기자 작성 2021.07.27 18:30 수정 2021.07.28 09:21 조회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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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아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배우가 1년에 작품 하나 소화하기도 힘든데, 강민아(24)는 2021년이 절반 정도 지난 지금 벌써 세 드라마를 끝냈다. 물론 촬영은 지난해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진행한 것이지만, 연이어 세 작품을 본 시청자가 느끼기엔 쉴 틈 없는 '열일' 행보다.

이런 연속적인 작품 출연에도, 강민아는 늘 새로웠다. tvN '여신강림'의 최수아는 귀엽고 사랑스러웠던 반면, JTBC '괴물'의 강민정은 안타깝고 처절했다. 그리고 최근 종영한 KBS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이하 '멀푸봄')의 김소빈을 통해서는 공감하고 응원하고 싶은 20대 청춘의 면면을 그려냈다. 강민아는 장르도 캐릭터도 완전히 달랐던 세 작품에서 저마다 다른 매력으로 톡톡히 제 몫을 해냈다.

배우로서 강민아의 소화력이 좋은 이유는 오랜 연기 경력에서 나온다. 아직 20대 중반의 어린 나이지만, 2009년 데뷔해 어느덧 연기 연차가 13년이다. 아역배우로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기본기를 다졌고, 웹드라마에 주연으로 나서며 가능성이 있는 젊은 배우로 인정받았다. 그리고 '여신강림', '괴물'에서 인상적인 조연 연기로 시선을 모은 후, '멀푸봄'에서 지상파 첫 주연을 맡았다.

기본기가 탄탄한 만큼, 한 번 기회를 잡으니 치고 올라가는 기세가 대단하다. 20대 여배우들 중 단연 돋보이는 상승세다. '멀푸봄'을 통해 주연 역할도 얼마든지 소화 가능하단 걸 보여준 강민아다.

강민아

▲ # 첫 지상파 주연 # 나와 달랐던 캐릭터 #박지훈과 배인혁

Q. 지상파 작품의 첫 주연을 맡아 기쁘기도 하지만 부담도 됐을 거 같아요. 어떤 마음가짐으로 주연에 임하고자 했는지요?

강민아: 첫 주연이라 정말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컸는데, 겉으로는 티를 많이 안 내려 했어요. 저 스스로 '너무 오버하지 말자', '감사하게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죠. 제가 극을 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들긴 했는데 그런 생각보다는, 드라마는 수많은 제작진, 관계자들이 같이 만들어가는 거고 전 그 가운데 한 명일 뿐이니 맡은 자리에서 열심히 해나가면 되는 거라 생각하려 했어요. 최대한 마음을 추스르고 '어른스럽게 생각하고 행동해야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던 거 같아요.

Q. '멀푸봄'의 김소빈이라는 인물을 처음 접하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모든 게 지극히 평범해서 고민인 인물인데, 얼마나 공감이 갔는지 궁금해요.

강민아: 소빈이를 대본으로 처음 접했을 땐, 저랑은 성격이 너무 반대라 답답했어요. 소빈이는 말 한마디 꺼낼 때마다 생각이 많고 '왜 이렇게 행동하지?' 했던 부분이 많았죠. 소빈이의 과거 서사를 알며 그런 답답했던 부분은 해소되고 소빈이가 이해가 됐어요.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고민이 있을 수 있고, 남들이 제가 처한 문제의 크기를 정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소빈이와 저의 성격이 너무 다르지만, 누구나 저마다의 힘듦과 문제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감정적으로 충분히 공감이 됐어요. 연기할 때는 소빈이의 소심하고 답답한 부분을 시청자가 보고 납득할 수 있도록, 그 톤의 정도를 잡는 걸 감독님과 많이 상의하며 표현하고자 했어요.

Q. 소빈이와 다른 성격이라 했는데, 그럼 강민아 배우의 원래 성격은 어떤가요? 김소빈과 강민아의 싱크로율 정도는?

강민아: 소빈이는 말 한마디에 생각이 많고, 눈치도 잘 보고, 부당한 일을 겪어도 얘기를 못하고 넘어가는 소심한 성격이었어요. 전 소빈이랑 달라요. 낯도 안 가리고, 사람을 어려워하지 않아하고 싶은 말도 그냥 솔직하게 하는 편이죠. 소빈이란 캐릭터랑 강민아란 사람의 싱크로율은 완전 0%라 생각할 정도로 달라요. 연기할 때 캐릭터랑 저랑 비슷한 부분을 찾으려 노력하는데, 소빈이는 아무리 대본을 읽어봐도 저랑 비슷한 지점이 하나도 없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연기하기 어렵겠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저랑 다른 모습을 연기하는 자체가 재미있을 거 같았어요.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도 있고요.

강민아

Q '멀푸봄'은 캠퍼스물이라 출연 배우들이 다 또래였는데요.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특히 붙는 장면이 많았던 박지훈, 배인혁 배우와의 호흡이 궁금해요.

강민아: 출연 배우들의 나이가 많이 차이나 봤자 3살 정도의 또래들이었어요. 촬영지는 대학교 로케이션이거나 세트장으로, 거의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신들이었죠. 두 달 반의 촬영 기간 동안 매일매일 봤고, 그래서 모두가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저희끼리 대본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편한 분위기에 화기애애한 현장이었어요. 박지훈, 배인혁 배우와도 호흡이 좋았어요. 셋이 연년생이라 나이가 비슷해 편했고, 서로 배려하면서 연기하려 했어요. 극 중 김소빈, 여준(박지훈 분), 남수현(배인혁 분)의 상황이 돌아가면서 전개돼 세 캐릭터의 연기톤이 비슷해야 했는데, 그걸 맞추려고 셋이 대화를 많이 했어요.

▲ 어릴 때부터 연기만…'인간 강민아'에 대한 고민

Q. 이번 캐릭터를 통해 대학생 경험을 할 수 있어 그것도 색다르게 다가왔을 거 같아요.

강민아: 맞아요. 제가 대학에 진학하지 않아 나름 캠퍼스 로망 같은 게 있었어요. 축제나 MT, 다 같이 모여 술 한잔 기울이며 진실토크 같은 걸 하는, 그런 로망이요. '멀푸봄'에는 그 모든 장면들이 나왔죠. 그래서 진짜 저의 캠퍼스 로망을 채워준 거 같아요. 또래 배우들과 같이 연기하니, 연기하면서 몰입도 잘 됐고 재미있었어요. 제가 겪지 못한 일을 간접적으로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우라는 직업의 좋은 점을 새삼 느낄 수 있었어요.

Q. '멀푸봄'은 20대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 미래에 대한 불안과 이를 극복해가는 성장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그들과 비슷한 나이대인 현실의 강민아에게 고민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강민아: 요즘 들어 부쩍 생각하는 고민이 하나 있어요. 전 초등학교 6학년 때 연기를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촬영 전날에는 약속도 안 잡고, 혹시라도 다쳐서 촬영에 지장을 줄까봐 놀러 나가지도 않았어요. 그만큼 제가 연기하는 걸 좋아한 것도 있지만, 너무 제 삶을 연기에만 초점을 맞춰 살아온 거 같아요. 최근에 문뜩, 갑자기 생각지도 못하게 연기를 그만두는 순간이 온다면 어떡해야 하나, 여태까지 난 연기자 강민아로서만 초점을 두고 살았는데, 그냥 강민아는 의미가 없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좀 철학적이긴 한데, '그냥 인간 강민아는 뭔가' 이런 고민들을 많이 하는 요즘이에요. 어떻게 하면 인간 강민아와 연기자 강민아를 분리해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연기를 오래 할 수 있을지.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어요.

Q. 강민아 배우의 말처럼, 아역배우로 데뷔해 오랜 시간 연기를 해왔어요. 아역 때의 마음과 20대 중반이 된 지금, 연기에 대해 달라진 마음가짐이 있을까요?

강민아: 아역 때는 찾아주시는 분들이 없어서 발로 뛰어 오디션을 보러 다녔어요. 그래서 무조건 작품을 하는 게 목표였고, 다음에 언제 연기할 수 있을지,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그런 고민이 많았어요.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찾아주는 사람이 없다면, 평생 연기를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했었고요. 어릴 땐 그런 불안이 많았죠. 지금은 감사하게도,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어 쉬지 않고 연기하고 있어요. 그래서 어릴 때와 다르게, 연기에 대한 고민을 더 하는 거 같아요. 오히려 마음은 어릴 때가 더 편해요. 그땐 무조건 작품만 하면 좋아했는데, 지금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연기가 더 어렵게 느껴져요. 연기는 하면 할수록, 알면 알수록 더 어려워요.

강민아

Q. 너무 어린 나이 때부터 연기를 업으로 삼아왔잖아요. 다른 진로로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던 적은 없나요?

강민아: 정말 어릴 때부터 연기자란 직업만 바라보고 쭉 왔는데, '내가 다른 직업을 했다면 어땠을까?'란 생각을 해본 적이 있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을 떠올린 적은 없어요. 연기자가 아닌 저는 상상이 안 되더라고요. 다른 직업을 선택했어도, 언젠간 연기자가 하고 싶어 다시 돌아왔을 거예요. 너무 어린 나이에 시작했지만, 저의 직업 만족도는 100%예요. 저랑 딱 맞는 직업을 어린 나이부터 한 번에 만날 수 있었던 건 큰 행복이고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제가 지루한 걸 못 참고 재미있고 즐거운 일을 좋아하는데, 연기자란 직업이 그래요. 새로운 현장에 가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한번 연기한 신은 다시 할 수 없지만 그만큼 계속 새롭죠. 새로운 대본을 만날 때마다 설렘도 있고요. 그런 재미 때문에 연기를 계속할 수 있는 거 같아요.

▲ '연기 잘한다'는 소리 듣는 배우가 되고 싶다

Q. 첫 주연작이었던 만큼, 이번 '멀푸봄'을 통해 배우로서 배우고 성장한 부분이 클 거 같아요. 스스로 어떤 부분이 성장했다고 느끼나요?

강민아: 제가 몰랐던 세상, 몰랐던 것들이 많더라고요. 주인공이면 드라마의 전체적인 흐름도 생각해야 하고, 감독님과도 디테일한 부분을 의논하며 연기해야 자연스럽게 극이 이어진다는 것도 배웠어요. 더 많은 부분을 신경 써야 하고,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연기해야 하는구나, 오래 일을 했어도 여태껏 몰랐던 부분이 있었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주변에 연기하는 동료들이나 아는 감독님들한테 조언도 많이 얻었어요.

Q. 주변에 조언을 얻은 동료 배우가 누구인지, 어떤 말을 해 줬는지 말해 줄 수 있을까요?

강민아: 연기적인 이야기는 '여신강림'에서 만난 문가영, 박유나 배우와 많이 나눠요. 유나랑은 그전에 작품을 같이해 원래 친구로 지내다가 '여신강림'을 하며 더 친해졌고, 한 살 위인 가영언니도 친해졌어요. 세 명이 성격이 비슷하고, 자주 만나 시간을 보내요. 저처럼 가영언니도 아역부터 시작한 경우라, 공감 가는 부분도 많고요. 언니가 촬영장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비슷한 나이대의 여배우로 살아가다 보니, 셋이 고민도 비슷해 그런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강민아

Q. 올해 '여신강림', '괴물', '멀푸봄'까지 연속으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각 작품마다 맡은 인물이 완전히 달랐어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역을 의도적으로 선택한 건가요?

강민아: 올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었던 건, 그냥 운이 좋았던 거 같아요. 운이 좋게 절 찾아주시는 분들이 계속 계셨던 거죠. '여신강림'은 작년 여름부터 찍었고, 끝날 때쯤에 '괴물' 촬영이 살짝 겹쳤고, '괴물'이 다 끝날 시기에 '멀푸봄' 촬영에 들어갔어요. 캐릭터도 장르도 다 달랐는데, 일부러 그렇게 선택한 건 아니에요.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고 대본을 읽는데, 공교롭게도 여러 가지 장르의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어요. 이것도 운이 좋았던 거죠.

Q. 올 상반기에 세 작품이나 선보이며 '열일'을 했는데요. 다음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강민아: 쉬지 않고 드라마 세 편이 나와 팬분들이 정말 좋아해 주셨어요. 저도 바쁘긴 했지만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하반기에도 '열일' 하고 싶어요. 제가 일주일만 쉬어도 좀이 쑤시는 성격이에요. '강민아가 하반기도 꽉 채워서 일했구나' 할 수 있도록, 쉬지 않고 계속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Q. 이제 확실히 성인배우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요. 스스로 '이런 배우가 되고 싶다' 꿈꾸는 모습이 있을까요?

강민아: 어떤 느낌의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 그런 구체적인 생각은 안 하려 해요. 틀을 잡아두고 연기하면, 다양한 모습이 아니라 그 부분에만 집중할 거 같아서요. 그렇지만 배우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연기력'이라 생각해요. 20대가 끝나기 전에는, '20대 중에서 가장 연기 잘한다'는 소리 듣는 배우가 되면 좋겠어요. 더 멀리 봤을 땐, '연기 잘한다'는 수식어가 먼저 붙는 배우가 되는 게 제가 꿈꾸는 모습이에요.

[사진제공=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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