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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SBS스페셜' 우리가 몰랐던 유상철 스토리…"대표팀 감독으로 강인이 만나고 싶어"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1.07.19 02:40 수정 2021.07.19 09:45 조회 1,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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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우리가 몰랐던 유상철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18일 방송된 SBS 스페셜 2021 여름 특집에서는 '비하인드유-우리가 몰랐던 상철 스토리'라는 부제로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유상철을 조명했다.

지난 2019년 겨울, 월드컵만큼 주목받진 못했지만 온 마음을 다해 소망했던 또 한 번의 승부가 펼쳐졌다. 그리고 2002년 여름의 뜨거웠던 월드컵 첫 승의 순간과 2019년 절실했던 승리의 중심에 있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바로 그라운드에서는 누구보다 뜨겁고 필드 밖에서는 누구보다 따뜻했던 유상철.

평온하던 그의 일상을 깨뜨린 것은 췌장암이었다. 생일 하루 전날 췌장암 4기 선고를 받은 유상철. 중요한 경기를 앞둔 선수들에게는 차마 이 사실을 알리지 못했고 생일 다음 날 열린 그의 생일파티에서 그의 동료이자 당시 팀 전력 강화 실장이었던 이천수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는 "케이크를 갖고 들어오는데 더 견디기 힘들더라. 당시에 일부 스태프들은 알고 있었다"라며 "직접 전화를 해서 첫마디가 '암이야. 췌장암이래'하는데 믿을 수가 없었다. 바로 얼마 전까지 선수들보다 더 건강했던 분이 며칠 뒤에 그런 이야기를 한 거다"라고 지금 떠올려도 믿기 힘들었던 그날의 이야기를 전했다.

당시 수석코치 임중용은 유상철 감독이 스스로 암을 고백했던 날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하시면서 우시더라. 그 모습이 잊히지가 않는다. 그때 저도 감독님을 안아 드리고 둘이 10분 정도 울었다"라고 울먹였다.

2002년 월드컵에서 유상철과 함께 그라운드를 달렸던 동료들은 그의 암 투병 소식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유상철 감독의 생전 인터뷰에서 그는 "10월 18일 내 생일이었다. 다음 날 성남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었고, 17일부터 황달기가 심상찮아서 팀 닥터랑 병원에 가서 초음파를 찍어었는데 의사가 나만 부르더라. 그리고 췌장암 4기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10월 19일 경기 당일 이천수 실장은 "오늘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면 크게 후회할 일이 있을 거다. 감독님을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최선을 다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고, 이에 상황을 알아챈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리고 유상철은 치료도 미루고 자리를 지키며 홈 마지막 경기를 지켜보았다. 경기 종료 20분 전 터진 기적적인 골은 팀의 1부 리그 잔류에 한발 더 다가가게 했다.

당시 유상철 감독은 자신의 몸 상태가 심각한 것을 인지했음에도 끝까지 팀을 지키며 팬들과 한 잔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애썼다.

그에 앞선 2019년 5월, 인천 유나이티드는 팀을 구할 유상철을 감독으로 선택했다. 이에 이천수는 "현장에 스타가 필요하다. 매번 지니까 자존감이 떨어진 선수들에게 누군가 하나의 축이 돼서 그 사람을 믿고 경기를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줘야 했다"라며 적임자로 유상철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가장 힘든 시기 팀을 일으켰던 그의 따뜻한 한마디는 팀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었다. 이에 유상철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권위만 앞세우는 지도자가 되는 것은 싫었다고 했다.

사실 그는 은퇴 당시에는 축구계를 떠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한 선배로서 그냥 축구계를 떠나는 것은 굉장히 이기적인 일이라는 친구의 조언에 다시 생각했고, 그 후로 유소년 선수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TV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고등학교, 대학팀 등을 거쳐 프로팀 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험난한 여정에도 초심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그의 팬은 "가르치면서 선수가 달라지는 것에 대한 재미를 공교롭게도 너무 큰 선수 때문에 알았다. 그게 바로 이강인 선수다"라며 "이강인 선수를 가르치면서 욕심이 생겼고, 성인 선수 가르치듯 지도했다"라며 "이강인 선수를 만나면서 지도자의 길을 가야겠다는 불씨가 불꽃이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유상철은 "지도자로서 마지막에 최고의 목표를 삼는다면 대표팀 감독을 해보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내가 너무 늦지 않아야 한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그래야 강인이가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고. 상상해 보면 멋있지 않을까. 그때가 되면 또다시 4강 이상의 성적이 나올지도 모르는 거니까"라며 즐거운 상상에 행복한 얼굴을 했다.

그의 동료들은 2002년 월드컵의 첫 승에 가장 임팩트 있던 순간으로 그의 쐐기골을 꼽았다. 또한 누구보다 정신력과 체력이 대단했던 그의 여러 가지 기록에 감탄했다.

유상철은 사실 한쪽 눈이 실명된 상태였다. 그리고 그는 어떤 순간에도 맡은 포지션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이에 그의 동료들은 "최고의 멀티플레이어다"라고 입을 모았다.

1994년 울산 현대 입단 후 프로 데뷔 이후 언제 어떤 자리에서도 최선을 다 했던 유상철은 1999년 J리그에 진출한다. 그리고 축구를 향한 그의 진심은 일본 팬들의 마음도 움직였다.

지난해 2월 그의 투병 소식을 접하고 유상철을 연호하던 J리그 팬들, 유상철은 쾌유를 기원하는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자신이 몸 담았던 구단을 방문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 때 용병이었던 한 사람에게 보내는 뜨거운 응원에 이천수는 "참 행복한 분이다. 감정도 안 좋은 나라에서 레전드로서 응원을 해주는 것을 봤을 때 정말 놀랐다"라며 그가 부럽기도 했다고 밝혔다.

유상철 감독은 "그때 내가 감동받았던 것, 내가 안 보일 때까지 이름을 불러준 게 감동적이었다"라며 "용병이고 말이 안 통하고 국적이 달라도 팀을 위해 열심히 뛰었기 때문에 팬들도 그걸 알아줬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2019년 11월, 언론과 팬들에게 췌장암 사실을 알리고 처음으로 맞이한 경기. 이 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는 승리를 거두며 유상철 부임 후 첫 홈경기 승리로 장식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시켰던 유상철. 그는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환희의 순간 속에서도 불쑥 찾아온 통증을 완전히 떨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경남 창원에서 벌어진 시즌 마지막 경기, 서포터즈도 어느 때보다 많은 인원이 도착했다. 한 팬은 "자기 치료를 미뤄가며 시즌 마무리를 하는 유상철 감독을 보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러면서 팬들이 더 하나가 되기 시작했고 마지막 경기에 그렇게 많은 인원들이 모였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19년 11월 30일, 구단 잔류를 결정짓는 마지막 경기에서 인천은 상대팀과 무승부를 기록했고, 이에 유상철은 팬들과 선수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켜냈다. 그리고 그는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것을 약속하며 치료에 집중하고자 2020년 1월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생전 유상철은 "도망가고 싶고 포기하고 싶고, 주사를 맞으러 가야 되는 날이 오면 횟수가 넘어가면 넘어갈수록 공포감이 더 다가온다"라며 솔직하게 말했다. 그리고 유상철은 췌장암으로 사망한 어머니를 떠올리며 "어머니는 참 대단하신 것 같다. 난 이제 열세 번째 항암 치료인데 어머니는 30번이 훨씬 넘게 치료를 받았다. 젊은 나도 이렇게 힘든데 그걸 힘들다는 이야기를 단 한 번도 하신 적이 없다. 그래서 나도 더 힘들다는 소리를 못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얼마 후 환한 미소를 남긴 채 우리 곁을 떠난 유상철. 그가 투병 중 친구들과 함께 찍은 우정 사진이 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당시 그의 사진 촬영을 담당했던 조선희 포토그래퍼는 유상철 감독에 대해 "상철 씨 웃음이 굉장히 선한데 웃음이 예쁜 사람으로 기억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인생의 전부였던 축구장을 찾은 유상철은 벤치에 앉아 그동안의 많은 일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축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지금도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축구를 향한 길이면 주저하지 않았던 남자이자 삶이 고단하고 힘겨울 때 우리를 일으켜줄 히어로, 인내와 희생 열정으로 잊지 못할 여름을 선사한 영원한 6번 유상철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그의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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