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지난 10년, 허투루 안 했다"…곽동연, 꽃피운 연기 인생

강선애 기자 작성 2021.05.13 17:48 수정 2021.05.13 18:23 조회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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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연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1997년생으로 만 24세 나이인 곽동연은 벌써 10년 차 배우다. 지난 2012년 KBS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방장군 역할로 데뷔한 이후 꾸준히 연기를 해왔다. 중학생 때부터 연기를 시작했으니 '아역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울려야 하는데, 곽동연에게 그 단어는 왠지 어색하다.

곽동연은 일찌감치 '누구누구의 아역'보단 '배우' 그 자체로 온전히 자신을 드러냈다. 그가 성인 캐릭터의 아역을 연기한 횟수는 고작 세 번뿐이다. 극 초반에 잠깐 어릴 적 연기를 하고 빠지는 게 아니라, 주로 하나의 독립적인 캐릭터를 맡아 연기를 해왔다. 그래서 곽동연한테 '아역배우'란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어릴 적부터 연기를 시작한 배우들이 나중에 "잘 컸다"는 느낌을 주는 반면, 곽동연은 처음부터 잘 커있던 느낌이다. 그도 아직 24세의 어린 나이인데, 경력이 엄청 오래된 배우에게서 뿜어 나오는 연기 내공이 있다. 지난 10년간 곽동연이 크게든 작게든 출연한 작품은 무려 30개에 이른다. 작품수가 말해주듯, 곽동연은 쉼 없이 달렸고 그만큼 성장했다.

그의 탄탄한 연기 내공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빈센조'에서도 빛을 발했다. 극 중 바벨그룹의 똘끼 가득한 회장 장한서 역을 맡아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였다. 그룹 회장이지만 실제로는 형 장준우(옥택연)의 꼭두각시일 뿐인 장한서를 무식한 듯하면서도 악랄하게, 교활한 듯 하면서도 순수하게, 공존하기 힘든 다양한 색깔들을 입혀 표현했다.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곽동연의 놀라운 연기력, 그가 과거 예능에서 했던 '애늙은이' 발언들까지 다시 조명되고 있다. '빈센조'를 마친 그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곽동연

Q. '빈센조'를 무사히 끝낸 소감부터 듣고 싶어요.
곽동연: 8개월 정도 촬영하고 이제 끝이 났어요. 촬영 과정도 행복했는데, 제가 너무 사랑한 작품이 시청자 분들께도 사랑받아 더더욱 행복해요. '빈센조'를 통해 박재범 작가님, 김희원 감독님, 송중기, 조한철, 김여진 선배님을 비롯해 금가프라자의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한 작품에서 연기했다는 게, 저한테는 정말 배움의 장이었어요. 제 연기 인생이 '빈센조' 전과 후로 나뉘어질 정도로, 제게 큰 영향을 준 작품이에요.

Q. 결국 장한서는 장준우의 총에 죽음을 맞았어요. 장한서의 결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장한서가 죽어 시즌2 출연 가능성이 없어졌는데요.
곽동연: 한서가 마지막까지 자기 할 몫은 다 한 결말이라 전 마음에 들어요. 작가님과 감독님 모두 한서에게 애정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한서가 죽음을 맞아 '빈센조' 시즌2가 나온다면 한서로 인사드리기는 힘들겠죠. 저도 시즌2를 한다면 하고 싶어요. 그래서 감독님한테 영호분식의 영호가 커서 제가 된다든지, 법무법인 지푸라기에 새로 온 장한서를 닮은 인턴 역할을 하면 어떠냐고 제안했어요. 시즌2를 한다면 어떤 역할이든 할 거라고 질척거리고 있어요.(웃음)

Q. 이제 막 사람다워진 한서가 결국 비극적으로 죽는 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연기하면서 한서한테 연민을 느끼진 않았나요?

곽동연: 연민이 아주 강하게 있었죠. 이 드라마가 기획 단계부터 악당 4명은 죽음이 확정된 상태였어요. 저도 처음부터 그걸 알고 있었지만, 촬영 시작되고 방송이 나가며 '한서가 안 죽어도 되지 않나?' 생각했어요. 나쁜 짓은 장준우랑 최명희(김여진)가 다 했는데, 한서가 죽으면 너무 불쌍하잖아요. 개인적으로는, 촬영 현장이 너무 좋아서 한 신이라도 더 찍고 싶은 마음에 '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곽동연

Q. 장한서는 멍청한데 악랄하고, 겁쟁이 같으면서도 형에게 총을 대놓고 쏠 정도로 대범하고, 위압적이면서도 찌질했죠. 딱 하나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인물이었는데요. 이런 장한서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디에 중심을 잡고 표현하고자 했나요?
곽동연: 장한서는 지금 굉장히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생각했어요. 형한테 당한 폭언, 폭력을 아무렇지 않게 참아낼 수 있는 한계점에 도달했고, 감정의 쓰레기통이 꽉 찬 상태에서 조금씩 세어 나오는 시점이라 봤죠. 화를 잘 안내는 사람들이 한 번 화내면 진짜 무섭게 화내듯, 한서도 한평생 죽이고 싶다고 생각만해 온 형에게 진짜 총을 쏘게 된 거 같아요. 멍청하기 때문에 그럴 악랄한 짓을 저지를 수 있는 인물이었어요. 조금 더 똑똑했더라면 그런 짓을 못 했겠죠. 한서의 키워드는 '무식함'이에요. 한서가 준우한테 늘 당하지만 빈센조(송중기)를 만나 성장하는데, 그 정도를 조금씩 변화를 주며 표현하면서도 무식한 태도는 잃지 않으려 했어요.

Q. 장한서가 장준우에게 느끼는 공포는 어디에서 기인했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나요?
곽동연: 장한서에게 장준우는 공포 그 자체였어요. 아버지를 아무렇지 않게 자기 손으로 죽이고, 학교에서 학생들마저 손쉽게 죽이는 걸 봤기에, '나도 언제 죽일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있었죠. 형이 항상 무력을 행사하기도 했고요. 이 공포는 '무서운 형' 정도가 아니라, '살인마의 공포'라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Q. 장한서에게 형 장준우와 마피아 빈센조는 각각 어떤 의미였던 건가요? 그 두 캐릭터를 연기한 옥택연, 송중기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곽동연: 장한서에게 형 장준우는 평생의 숙적이자 언젠가 넘어야 할 산이었어요. 한평생을 그에게 굴복당하며 살아왔고 그 굴복을 언젠간 끝내고 싶단 소망이 늘 있었죠. 그런 와중에 만난 빈센조는 장한서에게 '날 구해줄 구원자', 그리고 '내가 원하던 진짜 형의 모습을 가진 사람'이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더더욱 빈센조에게 의지하고 기대고 마음을 빨리 열었던 거겠죠.

옥택연 형은 워낙에 유쾌하고 밝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라 호흡하기에 불편함이 없었어요. 송중기 선배님도 너무 유쾌하게, 모두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현장을 아울러서 덕분에 저도 행복하게, 배우면서 연기할 수 있었어요.

곽동연

Q 빈센조와 장한서의 비밀회동이 아이스링크장에서 이뤄졌는데요. 스케이팅이 수준급이더라고요.
곽동연: 과거 '퍽'이란 드라마 때문에 스케이트를 배웠고, 취미 삼아 아이스하키를 계속 해왔어요. 그 취미가 이번 드라마에 잘 활용된 거 같아요. 송중기 선배도 스케이트를 너무 잘 타서, 둘이 장난치면서 촬영하곤 했어요.

Q. 과거 박보검, 유승호 등 작품에서 만난 남자 배우들과 찰진 브로맨스를 보여줬는데요. 이번에도 송중기 배우랑 남다른 브로맨스가 돋보였어요. 특히 아이스링크에서 빈센조의 가슴팍에 안기고 설레는 장한서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유독 남자 배우들과 브로맨스 호흡이 잘 맞는 이유는 뭘까요?
곽동연: 제가 살면서 쌓아온 인간관계가 반영된 거 같아요. 실제로 제 주위엔 동갑 친구들보다, 어릴 때부터 일하며 알게 된 형들이 더 많아요. 그래서 형들과 잘 어울리는 법을 알죠. 극 중 한서가 빈센조 형을 무서워하면서도 많이 동경하는데, 그런 관계성이 나온 거 같아요. 제가 어릴 때부터 조기교육(?)으로 동네형들과 친하게 지냈기에, 브로맨스 호흡을 잘 만들어내는 게 아닐까 싶어요.(웃음)

Q. 또래 친구보다 형들이 많다는 건, 그만큼 일찍 연기를 시작했기 때문일 텐데요. 2012년 데뷔했으니, 벌써 10년 차 배우예요.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어떤가요? 잘 걸어가고 있는 거 같나요? 남들보다 일찍, 어릴 때 연기로 진로를 정한 건데. 후회한 적은 없나요?

곽동연: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해서, 연습생 형들, 회사 직원 형들과 어울리며 형들이 많아졌어요. 벌써 연기한 지 10년이 됐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지금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빈센조'란 작품에서 최고의 제작진, 선배님들과 연기했다는 건, 지난 10년을 제가 허투루 하진 않았구나, 잘 해왔구나 싶어요. 남들보다 일찍 진로를 정한 건, 전 축복이고 행운이라 생각해요. 그렇게 정한 진로가 너무 저한테 잘 맞고 만족도가 높으니까요. 후회한 적 없고, 감사한 마음으로 앞으로도 연기를 잘해나가고 싶어요.

곽동연

Q. 10년 전과 지금, 연기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시각이 달라진 게 있나요?
곽동연: 연기를 맨 처음 시작했을 땐 막무가내였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뭐가 중요한지 뭐가 안 중요한지, 자세나 태도에 대해서도 무지했죠. 지금은 완전히 숙달된 건 아니지만, 책임감에 대한 생각이 확실히 생겼어요. 연기를 하면서 현장 스태프들과의 책임감, 방송을 보는 시청자 분들에 대한 책임감. 그런 것들이 배가 돼서, 진짜 프로다운 게 뭔지 늘 생각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해요. 그런 태도가 10년 전과 비교해 많이 바뀐 거 같아요.

Q. 과거 인터뷰에서, 촬영을 하고 일지를 쓰며 스스로 고쳐나갈 부분을 찾는다고 했는데요. 그 연기일지는 아직도 쓰고 있나요? 좀 더 나은, 발전된 연기를 위해, 스스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요?
곽동연: 그 일지는 지금도 쓰고 있어요. 예전처럼 매일 쓰진 못해도, 인상 깊은 촬영을 한 날에는 써요. 스스로 부족함을 느꼈거나, 달라진 걸 느꼈거나, 선배들의 연기를 보며 배운 점이 있거나 하면 꼭 기록을 하려 해요. 연기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은 다양한데, 그중 하나는 일상에 대한 주의를 끊이지 않는다는 거예요. 연기에 대한 생각을 잠시도 쉬지 않으려 해요. 그렇다고 머릿속이 24시간 내내 연기로만 꽉 차 있는 건 아니지만, 크게든 작게든 연기는 머리 속에 항상 있어요. 제가 직접 경험한 것만큼 좋은 재료가 없기에 일상의 수많은 장면들을 최대한 기억하고 저장하려고 노력해요.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이런 인터뷰도 훗날 제가 인터뷰하는 연기를 할 수 있으니, 집중하고 기억하려 하죠.

Q 최근 SNS, 유튜브 등에서 과거 10대 때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보여준 반지하 생활, 소박하고 모범적인 모습이 화제를 모으고 있어요.
곽동연: 그게 최근에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주변 사람들이 알려주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이제 성공해서 좋은데 살겠지' 하는데, 지금 반지하는 아니고 3층까지 올라왔지만 평범한 집에 살고 있어요. 과거에 어린 고등학생이 혼자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며 재미를 느끼신 거 같은데, 지금 다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면, 그때만큼의 재밌는 모습이나 신선한 모습이 나올지 모르겠어요.

Q. 과거 '라디오스타'에서 괜히 구설에 엮일까 봐 불금에도 집에 있고 유흥을 멀리한다고 했던 발언도 화제인데요. 여전히 그런 마음가짐인지, 이제 조금은 답답함을 느끼는지 궁금해요.
곽동연: 전혀 답답하거나 불편하진 않아요. 사람들이 '곽동연이 꿈을 위해 많은걸 포기하고 참고 사는구나' 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그건 개인 성향의 문제 같아요. 전 사람들이 많은 데 가서 술 마시고 노는 것보다, 집에 있는 게 더 편해요. 이런 제 성향이 다행히 제 직업과 잘 맞아떨어져, 그 또한 행운이라 생각해요. 최근엔 코로나19도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조금 더 조심하게 됐어요. 그렇다고 제가 제 살을 깎아가는 고통을 참아가며 사생활을 단속하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그저 제 성향이 그런 거예요. 그래서 답답하지 않아요.

[사진=H&엔터테인먼트]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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