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방송인 박수홍이 사람에 상처 받았지만 반려묘 '다홍이'로 견뎌낸 사연을 밝히며 눈물을 보였다. 친형의 횡령 의혹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그의 심경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박수홍은 지난 7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다홍이를 반려묘로 들이게 된 사연을 공개했다.
박수홍은 "고양이를 무서워했다. 어느 날 낚시터에 고양이가 있길래 '이리 와' 했더니 나한테 오더라. 그때 떨어진 김밥을 먹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데려왔다"고 다홍이와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이어 "다홍이가 아픈 상태였다. 입양 보내려고 했는데, 나하고 떨어진 뒤 의욕이 없어졌다. 하루 만에 데리러 갔더니 내 차에 타자마자 참았던 배변을 하더라"면서 "그렇게 품었고, 내 자식이 됐다"고 다홍이에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박수홍은 "인생에서 힘든 시간을 겪고 있을 때 다홍이가 나를 구원해줬다"며 "내 생일과 '검은 고양이의 날'이 같더라. 너무 소름 끼치더라"고 다홍이와의 만남은 운명임을 강조했다.
수척해진 박수홍의 모습은 주변의 걱정을 샀다. 2000년대 박수홍과 콤비로 활약했던 박경림은 "자주 봤었는데, 코로나19 이후에는 전화 통화만 하고 있다"고 박수홍과 오랜만에 만난 근황을 전했다.
MC 김구라가 "대기실에 갔는데, 박수홍과 둘이서 이야기하는데 경림이가 울려고 하더라"고 하자 박경림은 "못 본 사이에 15kg이 빠졌다더라"며 박수홍을 걱정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자 박수홍은 "늘 챙겨준다"며 박경림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박수홍은 친형의 횡령 의혹이나 법적 공방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에게 상처 받는 일이 있었다"며 "그러다 보니 다홍이한테 더 의지하게 됐고, 다홍이의 마음을 제 마음처럼 이해하게 됐다"라고 친형과의 분쟁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또 다홍이가 물을 무서워하지만 아빠 박수홍을 믿고 참으며 목욕하는 것을 설명하며 자신도 "사람한테 참아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라고 크게 공감하면서 "그때 (다홍이에게) 평생에 받아보지 못할 위안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박수홍은 동료 최승경과 과거 작은 오해로 인해 치고박고 싸웠던 일화를 꺼냈다. 박수홍은 "내가 그때 굉장히 잘 싸웠나 보다"며 "내가 화가 나면 무서운 면이 있다. 전 진짜 싸우면 안 진다. 약해 보이는 사람이 정말 결심하면 지지 않는다"라며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 하나면 모르지만, 다홍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내가 돈을 버는 이유도, 죽지 않고 사는 이유도, 내가 지킬 존재가 생겼기 때문이다. 절대 지지 않을 거다"라고 스스로 다짐하는 듯 해 눈길을 모았다.
결국 박수홍은 "얼마 전에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영상 상태가 안 좋았다. 사람이 밑바닥까지 내려가야 차고 올라올 수 있다는 걸 안다. 너무 힘드니까 내 자신을 자책하고 밥도 못 먹고 잠도 잘 못 자고. 그때 다홍이가 내 눈 앞에 와서 자꾸 눈을 깜박이더라. 나보고 자라고. 내가 걔한테 위안을 받고 사람한테 상처 받았던 부분을 이겨냈다"며 북받친 감정에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다홍이 덕에 극복할 수 있었다는 박수홍은 "지금은 다홍이를 지키고 가정에 대한 꿈도 생겼다. 많이 달라졌다"며 강인해진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사진=MBC 방송 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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