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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269명의 흔적…'그것이 알고싶다', 83년 KAL 007 격추사건 추적

강선애 기자 작성 2021.03.19 15:07 수정 2021.03.19 15:14 조회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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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SBS 가 1983년 소련 영공에서 발생한 KAL 007 격추사건에 대해 알아본다.

20일 방송될 는 '사라진 269명의 흔적-KAL 007 격추사건 미스터리'란 부제로 그려진다.

1983년 9월 1일, 269명의 승객을 태우고 뉴욕 J.F. 케네디 국제공항을 출발해 김포국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007편이 소련 영공에서 전투기의 미사일 공격에 의해 격추당했다. 전투기가 민간 여객기를 공격한 사상 초유의 사건이었다. 하지만 당시 미국과 소련은 냉전 관계였고, 당시 강대국들의 눈치를 보던 대한민국은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이 사건 직후 탑승객들의 시신이나 유품도 온전히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지난 2월 16일, 'KAL 007 격추사건'과 관련된 미국 국무부의 기밀문서가 공개됐다. 38년 만에 확인할 수 있게 된 이 문서에는 당시 냉전 관계였던 미국과 소련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 비극적인 사건을 어떻게 이용하고자 했는지를 보여주는 논의들이 담겨있었다. 제작진은 이번에 미국에서 새로 공개된 문서를 분석해 그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보았다.

기밀문서에서는 명백한 살인행위라며 앞장서 소련을 비난했지만 뒤로는 적당히 마무리하고 싶어 했던 미국, 여객기가 미국의 첩보행위를 하고 있었다며 공격의 당위성만을 내세우기 급급했던 소련의 입장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사건의 진상 파악과 사후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피해 당사국이었던 한국이 왜 철저하게 소외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짐작케 하는 부분들도 찾아볼 수 있다.

당시의 국제적 상황 때문에 명명백백히 밝혀졌어야 할 사건의 진실이 가려지게 되자 지금까지도 'KAL 007 격추사건'에 대한 다양한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탑승객들이 사할린 어딘가에 살아있다는 추측도 있었고, 대한항공기가 실제로 첩보 행각을 벌였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얼마 전, 서울에 사는 유 씨는 38년 전 KAL 007기의 탑승객이었던 아버지의 유품 관련 연락을 받았다. 아버지가 사용하던 렌터카 카드와 명함이 사할린 네벨스크에서 발견되었다며, 한 외국인 신부가 유품 사진을 보내줬다. 사진으로 본 카드의 상태는 물에 빠졌던 물건이라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양호한 상태였다. 38년 만에 들려온 뜻밖의 소식에 유 씨는 혼란에 빠졌다. 유 씨도 사건 당시 KAL기 승객들이 러시아 어딘가에 생존해 있을 수 있다는 기사를 읽어본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유 씨는 혹여나 생존해 있던 아버지를 자신이 찾아내지 못한 것은 아닌지, 죄책감이 밀려오면서도 한편으로는 의문도 들었다. 발견된 이 카드가 정말 아버지의 것이 맞는 것일지, 아버지의 것이 맞는다면 당시에도 못 찾았던 유품이 어떻게 지금에서야 나타난 것일지, 당시엔 왜 어떤 유품도 자신에게 전해지지 않은 것일지 등의 의문이었다.

유 씨와 연락을 주고받던 외국인 신부는 이내 연락이 끊겼고, 아버지의 진짜 유품을 찾을 길은 묘연해졌다. 사진으로만 확인한 그 카드와 명함은 소련에서 발견되어 일본으로,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알려졌지만 정작 가족들 품엔 돌아가지 못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냉전이 종식되고 소련도 붕괴했지만, 'KAL 007기 격추사건'의 진실을 찾는 일은 러시아와 외교 관계 수립이라는 이유로 또다시 미뤄졌다. 이후 1992년, 러시아 대통령 옐친 방한 기념으로 블랙박스를 가져다줬지만, 거의 빈껍데기에 불과했기에 한국 정부의 자체 조사가 불가능했다.

결국 격추된 KAL 007기의 블랙박스 조사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맡았고, 1993년이 되어서야 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아쉽게도 ICAO보고서는 KAL기가 항로를 이탈해 소련 영공을 침범한 원인은 조종사의 실수나 기계고장 가능성에 있다는 모호한 결론을 내렸다.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었던 유가족들에겐 부족한 설명이었다.

왜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 유가족들은 그 진실이 여전히 알고 싶다. 그들은 안타깝게 사망한 탑승객들이 남긴 최후의 흔적들이라도 다시 돌려받고 싶다. 사건의 진실 규명에도, 유가족의 한을 풀어주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대한민국이 38년이 지난 지금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최근 기밀 해제된 미 국무부 문서를 통해, 83년 'KAL 007 격추사건'에 대한 미소 양국의 초기 대응을 분석해보고 이 날의 비극에 대해 진실 규명은 멀어지고 음모론만이 남아버린 이유에 대해 추적할 는 20일 밤 11 10분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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