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 원진아, 안방극장 신데렐라 넘어 '멜로 여신'으로

강선애 기자 작성 2021.03.11 15:57 수정 2021.03.11 16:16 조회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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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아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배우 원진아(30)의 데뷔는 파격적이었다. 이름도 얼굴도 낯선 이 신인 배우가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2017)에 여주인공으로 발탁됐다. 12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캐스팅이라며, 깜짝 등장한 원진아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첫 주연작이라 부담이 컸을 원진아는 다행히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원진아 특유의 선한 이미지와 캐릭터가 잘 어울리고 연기도 안정적이라는 칭찬이 쏟아졌다. 그렇게 혜성처럼 등장한 안방극장 신데렐라의 앞에는 평탄한 꽃길이 놓여있는 듯했다.

하지만 대중은 냉정했다. 이후 원진아가 주연으로 나선 드라마 '라이프'(2018), '날 녹여주오'(2019), 영화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2019) 등은 시청률, 관객 수치에서 고배를 마셨고, 원진아는 연기력에 대한 날 선 비판까지 맞닥뜨려야 했다.

배역과 이를 연기하는 배우의 어울림은 굉장히 중요하다. 또 배우도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연기를 우선 선택해야 한다. 나름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냥 사랑하는 사이' 이후 원진아의 선택들은 본인의 장점과 매력을 살리기에 다소 어긋남이 있었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기에, 게다가 많은 이들을 책임지는 주연의 자리이기에, 과감한 도전보다는 안정성에 더 무게를 둔 선택이 필요했다.

지난 몇 년간 부침을 겪은 후, 원진아는 다시 자신의 장점을 십분 살릴 수 있는 멜로 작품과 캐릭터로 돌아왔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의 여주인공 윤송아 역을 통해서다.

원진아는 윤송아 역을 맡아 20대 후반 여성의 직장생활과 사랑, 우정을 현실적으로 담아냈다. 특히 사랑하는 남자에 배신당한 아픔을 새롭게 다가온 진실한 사랑으로 극복하는 로맨스의 전 과정을 공감 가는 연기로 그렸다. 천천히 스며든 사랑, 시작하는 연인들의 달달한 설렘, 장거리 연애의 현실적 벽에 부딪쳐 이별하는 고통, 다시 재회해 사랑을 완성하는 기쁨까지, 고스란히 시청자에 전달했다.

지난 4년 간의 도전이 실패는 아니다. 그간 쌓은 경험들은 확실히 배우로서 자양분이 됐다. 돌아온 원진아는 신데렐라처럼 안방극장에 등장했던 4년 전 그때보다 한 뼘 더 성장했다. 자신에게 딱 맞는 캐릭터와 작품을 만나니 훨훨 날았다. '선배, 그 립스팁 바르지 마요'를 통해 원진아만의 색깔, 목소리 톤, 눈빛과 표정, 전체적 이미지 등에서 남다른 멜로 강점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안방극장의 신데렐라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멜로 여신'으로 거듭났다.

원진아

Q. 코로나19 장기화 속 한 작품을 무사히 마친 소회가 더욱 남다를 것 같습니다. 종영 소감 부탁드립니다.
원진아: 작년 한 해, 그리고 올해 2021년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힘든 상황 속에서 무사히 촬영을 마치게 된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하루빨리 이 시기가 지나가고 모두가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촬영에 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번 드라마는 촬영을 마치고 종방연이나 마무리하는 자리가 없었던지라 언젠가 늦게라도 다 함께 얼굴 보고 회포를 풀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도 있고요.

Q. '화장품 브랜드 마케터' 윤송아의 프로페셔널함을 보여줄 수 있는 메이크업과 패션 등 외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데 특히 더욱 신경 썼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그만큼 방송 내내 원진아 씨가 소화한 스타일링에도 많은 관심이 쏟아졌는데, 가장 중점을 둔 포인트가 있다면요?
원진아: 무엇보다 저희 스타일리스트와 헤어, 메이크업 팀의 노고가 정말 컸어요. 저도, 스태프들도 너무 지나치지 않는 선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보여주고자 했어요. 일반적인 오피스룩에 소재나 패턴보다는 '색감'으로 포인트를 주자는 스타일리스트팀의 아이디어를 시작으로, 메이크업 역시 립이나 쉐도우 컬러에 특히 신경을 썼어요. 결과적으로 드라마가 가진 풍부한 톤이나 감독님이 추구하는 연출과도 잘 어우러진 것 같아서 그동안 함께 고생해주신 스태프 분들에게 이 기회를 빌려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Q. 윤송아는 채현승(로운 분)과 이재신(이현욱 분),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였습니다. 원진아 씨가 생각하는 송아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원진아: 일단 송아처럼 매사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맡은 바를 해내는 모습은 그 누구라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점 같아요. 그리고 재신이나 현승이 역시 그러한 송아의 모습에 처음 반했다면, 연애를 시작하고 나서도 연인에게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현하죠. 일과 사랑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매력 포인트를 갖췄기에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원진아

Q. 윤송아와 채현승이 서로 밀고 당기는 로맨스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설레게 했습니다. 송아와 현승이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하고부터 한층 리얼하고 달달한 로맨스 장면들이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는데, 현장에서 로운 씨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요?
원진아: 저도, 로운 씨도 서로 상대가 무엇을 하든 받아주겠다는 신뢰감을 가지고 있었어요. 어떤 장면이든 일방적인 연기나 감정이 아니라 함께 '맞춰나간다'라고 느낄 수 있었던 그 호흡이 특히 좋았던 것 같아요. 로운 씨의 그런 유연하고 긍정적인 모습에서 배우로서의 책임감 또한 느껴져서 저 역시도 편하게 믿고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Q. 실제 원진아 씨는 송아처럼 일과 사랑을 선택해야 할 경우 무엇을 선택할까요? 원진아 씨와 캐릭터의 싱크로율이 궁금합니다.
원진아: 저는 사실 일과 사랑, 둘 중 무엇을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잘 납득되진 않아요. 하하. 일과 사랑의 영역은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극 중 송아 역시도 무엇을 선택하고 포기했는지 이분법적으로 바라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가만 보면 송아도 일과 연애를 늘 병행해왔거든요. 그 과정 속에서 시련도, 상처도 있었지만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을 뿐, 송아도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만 하는 이유는 불필요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Q. 윤송아는 아르바이트하느라 대학 생활의 재미를 즐기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살아온 만큼 회사에서도 능력을 인정받고, 최고의 뷰티마케터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살아가는 주체적 여성이었어요. 원진아 씨도 배우가 되기 전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노력했다고 들었는데요, 윤송아의 삶과 원진아의 삶에서 비슷한 결이 느껴지더라고요.

원진아: 저뿐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제 나이 또래 젊은이들이라면 송아와 비슷한 삶을 살아가거나 혹은 송아와 비슷한 시기를 보내고 있지 않을까요? 모두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일과 공부, 연애까지 병행하는 요즘이잖아요. 그래서 시청자 분들도 로맨스뿐만 아니라 저희 드라마만이 가진 현실 공감을 송아를 통해 느끼셨을 것이라 생각해요.

원진아

Q.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부터 '라이프', '날 녹여주오', 영화 '돈', '롱 리브 더 킹'까지 데뷔 이후 쉼 없이 달려온 원진아 씨에게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는 역할적으로나 연기적으로나 배우로서 변곡점이 되었을 작품 같습니다. 이번 작품은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은지요?
원진아: 작품을 끝마치고 나면 느끼는 감정은 늘 새롭고 달라요. 때로는 선배님들께 배웠던 점을 곱씹어 보기도 하고, 때로는 제가 고쳐야 하는 점을 반성하기도 하고, 때로는 현장이 마냥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기도 하고요. 이번 작품에서는 데뷔작 '그냥 사랑하는 사이' 제작진과 오랜만에 재회했는데요. 물심양면 이해와 배려 속에 오롯이 촬영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동료들과 함께 작품에 대해, 관계에 대해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이 정말 재밌고 신선했어요. 무언가 가르쳐주고, 누군가를 끌어준다기보다 자유롭고 동등한 분위기 안에서 다 함께 방향을 찾아나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신 이동윤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Q. 드라마 데뷔를 2017년 '그냥 사랑하는 사이' 주연으로 해서, 계속 주연만 하고 있어요. 단역, 조연, 주연을 거치며 올라온 다른 배우들과 비교해 확실히 빠른 행보인데요. '주연의 무게'라는 걸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해요. 처음부터 주연으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오히려 그 무게를 견뎌보지 않았기에 남들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었을 거 같아요.
원진아: 처음에는 급변해버린 환경과 제게 주어진 일이 솔직히 무섭다고도 느껴졌죠.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런 두려움과 부담감도 다시 만나지 못할 소중한 기회였다고 생각해 감사한 마음이 제일 큽니다. 그만큼 현장에 빨리 익숙해지고 다양한 경험을 습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Q. 예능 출연도 드물고 알려진 게 많지 않아, 실제 '인간 원진아'의 성격이 궁금해요. 송아를 포함해 지금껏 출연한 작품 속 캐릭터들과 비교해서, 원진아의 성격을 표현한다면요? 가장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건 어떤 모습들인가요?

원진아: 송아와의 공통점이라면, 일 욕심이 많고, 또 일을 할 때 맡은 바 제대로 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는 점. 다만, 송아는 가족, 연애와 같은 개인적인 면에 있어서는 한없이 서툴고 무딘 성향이 있어요. 타인이 당하는 불의는 못 참아도 자신이 겪은 일이라면 되려 묵묵히 참고 버티려고 하죠. 그에 비해 실제의 저는 좀 더 솔직하고 적극적인 '사이다'같은 면은 지니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영화 '롱 리브 더 킹 : 목포 영웅' 속 '소현' 캐릭터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좋고 싫음, 때로는 옳고 그름이 분명하다는 점에서요.

원진아

Q. 지금 원진아 씨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원진아: 항상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 때로는 저를 힘들 게 하는 것 같기도 해요. 6개월간 작품에 오롯이 집중하다 보면 가끔 체력적인 부침으로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데, 막상 촬영이 끝나고 긴 휴가가 주어지니까 일주일도 안되어서 촬영장에 가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리더라고요. 일하는 시간만큼 휴식 시간을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 지금 저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Q. 최근 원진아 씨가 출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이 베일을 벗었습니다. '지옥'을 포함해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원진아: 드라마에 이어서 영화 '보이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등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이스'에서는 보이스피싱으로 모든 것을 잃은 가정의 아내로, 또 '지옥'에서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지옥행 '고지'를 받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마주하는 엄마로, 인간으로서 무너져 내리는 과정과 극한의 감정들을 보여드리게 될 것 같아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와는 또 다른 면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 같아 저 역시도 기대가 됩니다. 이 이후에는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작품을 통해 꾸준히 새로운 모습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고민하고 공부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쭉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배우 원진아, 또 인간 원진아 각각의 목표, 꿈은 무엇인가요?
원진아: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또, 오래도록 배우라는 업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요.

[사진제공=유본컴퍼니]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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