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그알' 낙동강변 살인 누명 피해자, "용서하고 싶지만 사과하는 이 없다"…사과 없는 경찰에 '침통'

김효정 에디터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1.02.21 01:53 수정 2021.02.21 16:05 조회 154
기사 인쇄하기
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사법 피해자, 그들을 살인자로 만든 이는 누구인가.

20일에 방송된 SBS 에서는 '무죄! 장동익 · 최인철 - 누가 그들을 살인자로 만들었나'라는 부제로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사법 피해자들을 조명했다.

지난 2월 4일,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두 사람이 재심에서 30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30년 전 을숙도 자연보호 명예감시관으로 활동 중이었던 최인철은 공무원 사칭 및 뇌물 수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공범을 추궁하는 경찰의 끈질긴 고문에 친구 장동익의 이름을 언급했고 이에 장동익은 영문도 모르고 끌려왔다. 그리고 두 사람은 낙동강변 살인사건에 대한 추궁을 받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그곳에 간 적도 없고 사관과 무관함을 주장했지만 경찰들의 고문이 시작됐다. 이에 최인철은 목숨이 붙어있는 것이 고통스러웠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는 당시 형사 과장실로 불려 가서 형사과장과 만났다고 했다.

최인철은 "둘째 아들 같다는 둥 가련해서 도저히 안 되겠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솔직하게 다 말을 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억울한 게 풀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잠시 후 형사 과장이 나가버리고 경찰이 우르르 들어왔다. 그리고 그날 더 끔찍한 고문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그때 형사들이 하는 말이 기억나는데 '우리 영감한테 그 소리 한다고 해서 놔줄 것 같냐' 하면서 고문을 시작했다. 고문이 너무 심해서 오줌까지 지렸는데 새 팬티를 갈아입으라고 갖다 주며 빨리 갈아입지 않는다고 또 폭행을 했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형사 과장이 부하 형사들이 고문하는 것을 몰랐을까. 묵인 하에 고문이 이뤄진 것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당시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수사 책임자이자 담당서의 형사과장은 공 형사였다. 공 형사는 1978년 9월 한 재력가의 자녀 유괴 사건을 해결하며 유명해진 부산 경찰의 전설이었다.

2020년 10월에 제작진과 만난 공 형사는 최인철과 장동익 사건에 대해 기억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또한 그는 자신이 고문을 지휘한 일도 없으며 가혹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공 형사는 두 사람이 틀림없이 범인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생각에는 변동이 없다며 "그 당시 기록을 보면 그 사람들이 범인으로 지목할 수 있는 증거가 분명히 있었을 거다. 그래서 유죄가 나온 게 아니냐"라고 했다.

이에 제작진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최초 보도한 기자를 만났다. 그는 "서울역에서 두 분을 처음 만나 4시간 5시간 정도 길게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난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하나도 안 믿었다. 21년 동안 옥살이를 하고 나오면 그 안에서 하나만 생각하면 기억이 왜곡되고 과장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기자는 두 사람이 가져온 분홍색 보따리 속 수사 기록과 재판 기록을 보고 의아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강도 살인, 강도 상해, 강도 강간, 특수 감금 등 적용 가능한 온갖 혐의가 적용되어 있다. 그런데 증거는 하나도 없고 유일한 증거는 두 사람의 자백 하나였다. 그래서 이 사건은 더 파헤쳐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변호사님께 수소문을 해서 억울한 사람이 있다고 알렸다"라고 밝혔다.

이에 두 사람의 변호를 맡게 된 박준영 변호사. 그는 "제가 재심을 많이 맡았는데 진행했던 여러 사건 중 조작이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이뤄진 사건이다. 두 사람을 잔인한 범죄의 가해자로 만드는 데 있어서 증거 조작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져서 충격적이었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판결문을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가혹 행위를 추측했다고 했다.

유치장에 함께 있던 수감자들도 두 사람에게 가혹 행위가 있었다고 했다. 조사만 받고 오면 옷이 다 젖어있고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것. 그리고 당시 이들은 함께 수감되었던 이들에게 고문당한 사실을 고백하기도 했다고.

변호사는 현장검증 조서에서 석연찮은 점을 보고 가혹행위를 더욱 확실하게 의심했다고 했다. 현장 검증이 이뤄지는 동안 피해자 대역이 여성에서 남성으로 변하고 보도블록도 바뀐다는 것. 또한 이전과 달리 어느 순간 주먹만 한 돌이 흉기로 등장했다.

이에 이수정 교수는 "14일까지는 서로 맞지 않은 진술이다. 그런데 15일부터 둘의 진술 시나리오가 일치하기 시작하는데 그 전의 3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장동익은 진술이 바뀐 날 물고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두 사람은 경찰이 원하는 진술대로 진술을 바꾸고 16일에 다시 현장 검증을 나갔다고 했다. 이는 시신에 맞는 진술로 바꾼 것이었다.

제작진은 5년 전에도 당시 사건 담당 형사들을 찾아 나섰다. 이에 당시 형사들은 대답을 거부하거나 가혹행위는 일어나지 않았고 그런 것이 허용된 시기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인철 장동익 검거 2달 전 같은 서에서 고문을 받고 허위 자백을 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고문으로 허위 자백을 한 홍 씨는 최인철, 장동익 두 사람의 재심을 위해 열린 증인 심문에서 당시 상황을 증언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가 기억하는 고문의 정황은 두 사람이 기억하는 것과 일치했다. 또한 홍 씨가 고문을 받기 전 그를 찾아온 사람이 형사과장 공 씨였다. 또한 홍 씨가 무죄로 풀려난 후 가혹 행위에 대해 따지자 그를 달랜 것도 공 형사였다.

재판부는 홍 씨의 증언을 비롯해 장 씨와 최 씨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을 근거로 사건을 다시 심리할 필요가 있다며 재심을 시작했고 결국 두 사람은 30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경찰은 재심 판결 다음 날 "인건 보호 가치를 재인식하는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피해자가 없도록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라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장동익은 "형식적인 사과일 뿐이다. 정말 형식적으로 보여주는 것 아니냐. 마음의 문을 열고 용서한다고 했지만 아무도 손을 내밀고 답을 주는 이가 없다"라고 답답해했다.

경찰의 사과문은 실제로 화성 8차 사건 재심 무죄 선고에 따른 사과문과 유사했다. 이에 박준영 변호사는 "형식적이고 진정성이 없다. 화성 사건도 내가 변호하지 않았냐"라며 "사과문이 같아서 문제가 될 것을 생각을 안 했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사안이 다르고 사건이 다른데 어떻게 사과문이 같을 수 있을까"라고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 경찰에 일침을 가했다.

최인철, 장동익 두 사람이 낙동강변 살인 사건의 진범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던 당시 경찰들. 그들의 생각은 무죄 판결 이후에도 동일할까? 제작진을 만난 공 형사는 "무죄받았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내가 해야 될 이야기가 있냐"라며 경찰의 수사는 잘못된 것이 없으며 본인들도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가혹 행위도 없었고 자백을 받아내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또 다른 가혹행위의 피해자인 홍 씨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잡아뗐다. 뿐만 아니라 공 형사는 재심이 잘못되었다며 재판부의 판결을 믿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사과할 거리가 없다고 했다.

두 사법 피해자는 검찰 조사에 이르러서 경찰의 가혹행위 말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어느 누구도 믿어주지 않았다. 2018년 검사를 찾아갔던 두 사람에게 당시 검사는 "난 모르는 사람들이다. 난 검사가 아닌 변호사다. 당신들과 할 이야기가 없으니 당장 나가라"라고 문전박대했다. 이에 제작진은 다시 당시 검사를 찾았지만 그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낙동강변 사건의 진범은 누구일까? 제작진은 취재 중 당시 낙동강 사건의 피해자이자 유일한 생존자인 김 씨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던 기사를 발견해 담당 기자를 만났다.

당시 초동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서의 출입 기자였던 그는 "바로 현장으로 갔다. 숨진 피해자 모습을 봤을 때 얽히고설킨 사적 감정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당시 피해자인 김 모 씨를 만나기 위해 애를 썼지만 만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진술서와 행적을 보고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기자는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인간이 당연히 보여야만 할 행동과 처신을 김 씨는 하지 않았다. 청테이프가 내 차 뒤에 있으니까 그 테이프로 나를 결박해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인가"라며 피해자가 본인을 결박할 도구를 직접 찾도록 알려준 것이 이상하다고 했다.

또한 경찰이 발표한 김 씨의 진술이 진실이었다면 맨 처음 범인으로부터 도주해 신고하는 것이 최우선이 아니냐며 추위 때문에 따뜻한 곳으로 몸을 숨긴 것도 석연찮다고 했다.

이에 전문가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전문가는 "사료 공장에 가서 이 사람이 3, 40분 숨어 있다가 직원들에게 내가 너무 추우니까 따뜻한 곳에 데려다 달라고 한다. 끝까지 피해자가 현장에 남아 있음에도 신고하지 않았다"라고 의아해했다. 당시 사건의 신고자는 김 씨를 치료한 의사였다.

그는 당시 김 씨에 대해 "제법 다쳐왔다. 얼굴과 신체 전면부에 상처가 집중되어 있었다"라고 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김 씨가 장동익과 물속 결투를 했다고 진술한 것도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시각 장애를 갖고 있는 장동익이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 씨를 따라가서 물속에서 결투를 벌였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

또한 김 씨의 진술 중 박 여인이 달아나지 않고 범인에게 물을 건네고 그 물을 김 씨도 나눠 마셨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김 씨의 진술에서 나오는 것들은 대부분 불가능한 일이다. 비논리적인데도 불구하고 그를 용의 선상에서 제외시킨 것이 이상하다"라고 했다.

법의학자는 김 씨의 상처에 대해 "스스로를 방어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방어흔이 없다. 그리고 구타의 정황과 비교했을 때 상처가 너무 국소적이다"라며 "신체 전면부에 상처가 산재하고, 아픈 곳을 피해서 손상이 있는 점들로 봤을 때 스스로 자해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김 씨의 말을 들어보기 위해 그를 찾아 나선 제작진. 그러나 김 씨는 이미 지병으로 사망한 상태였다.

당시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혐의 외에도 현직 경찰을 상대로 한 특수 강도 혐의도 받았던 두 사람. 이들은 이번 재심에서 이 사건에 대한 무죄 판정도 받았다.

당시 사건의 피해자 한 형사는 두 사람의 무죄 선고에 대해 분노하며 제작진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그리고 그는 단번에 범인을 알아봤다며 2년 전의 사건이라고 해도 분명히 기억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 형사가 피해를 입은 사건은 낙동강변 살인사건과 굉장히 유사한 사건이었다. 그는 89년 12월 새벽 강변도로에서 있었던 한 씨. 데이트를 하던 그는 2인조 강도에게 급습당했다는 것.

그러나 재심에서 재판부는 그의 주장을 의심했다. 전문가는 "범인을 여러 명을 세워놓고 찍어도 오류의 확률이 높아. 한 사람을 세워두고 맞냐 안 맞냐 하고 묻고 이걸 토대로 범인이라 특정하고 유죄로 처벌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했다.

또한 한 형사는 사건 당시 인근 파출소에서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사건 접수를 하지 않은 점도 석연찮았다. 이에 한 형사는 "현직인 사람이 얼마나 창피한 일이냐. 안에서 쉬쉬 해야지"라며 자신이 현직 경찰이기 때문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2년이나 지난 사건이며 신고도 하지 않은 사건의 가해자로 둘을 어떻게 한 형사에 데려갔는지에 대해 의아하게 여겼다. 또한 한 씨가 당시 진술한 차종과 피해 사실은 사실과 달랐고 현실성도 없는 이야기였다.

이에 재판부는 한 씨의 사건이 실제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없는 사건을 만들면서 까지 또 다른 혐의를 최인철, 장동익 두 사람에게 씌운 이유에 대해 "강력 범죄 전력이 전혀 없는 두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강도 살인이라는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아 경찰관이 피해자인 특수 강도 사건을 낙동강 사건 전에 일어난 것으로 연결고리처럼 만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한 씨의 사건은 낙동강변 사건 한 달 전 벌어졌으며, 최인철에게 첫 자백을 받은 경찰과 한 씨는 특수 강도 사건 발생 직전까지 같은 경찰서에서 같은 직급으로 7년을 함께 근무했다는 사실은 과연 이 사건에 전혀 관계가 없었을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최인철, 장동익의 무기징역 선고로 두 사람의 가족은 되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특히 최인철의 부인은 위증 교사로 구속되어 실형을 살기도 했다.

아직 밝혀져야 할 것들이 많은 두 사람, 이들은 최근 전과 기록 삭제 요청과 함께 최인철의 아내 사건에 대한 재심 청구도 시작했다. 이에 변호사는 "가족들의 재심 청구 등이 시작됐다. 앞으로 보상, 배상 절차도 진행하고 관련 공무원에 대한 위증 고소도 진행할 생각이다. 피해 회복과 위로를 위한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아직도 왜 자신들이 누명을 썼는지 이해할 수 없는 두 친구. 그들은 진을 찾아 끝까지 갈 것을 다짐했다. 또한 장동익은 이제는 용서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용서를 구하는 이는 없다며 참담한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진실을 밝히고 진심으로 사과를 전하는 일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지금이라도 사과를 해야 할 이들이 용서를 빌어야 할 두 사람에게 진심이 담긴 사과를 해야 한다고 일침 했다.

광고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