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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장항석, 역사 왜곡 논란에 입 열었다 "일방적 매도 지나쳐"

강선애 기자 작성 2021.02.05 14:39 수정 2021.02.05 15:27 조회 2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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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장항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가 tvN '벌거벗은 세계사' 방송 이후 불거진 역사 왜곡 논란에 직접 입장을 밝혔다.

장 교수는 4일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암 환우들의 인터넷 소통 공간인 '거북이 가족'에 글을 올려 이번 논란에 입을 열었다.

이 글에서 장 교수는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방송에서 제가 강의를 한 것이 지금 여러 가지 문제점과 갑론을박의 초점이 되어 있다"며 "(방송 이후) '또 역사왜곡이다'라는 글이 대서특필되었다. 이는 사실 어떤 사학과 교수 한 분이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발생하였다"라고 짚었다.

이어 "열심히 준비했던 방송국 측이나 저나 기가 찰 노릇이었다. 모든 내용이 다 왜곡이고 사실과 근거도 없는 날조라는 식의 매도가 된 그 내용은 제가 책을 쓰면서 오랜 시간 동안 모은 역사적 자료와 문헌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기 때문에 더욱 황당했다"라고 심경을 전하며 정리한 '입장문'을 덧붙였다.

앞서 '벌거벗은 세계사'는 역사강사 설민석이 논문 표절 논란으로 하차한 후 재정비를 거친 후 4주 만인 지난달 30일 방송을 재개했다. 재개된 첫 방송에서는 장항석 교수의 강연으로 중세 유럽의 페스트(흑사병)를 다뤘다.

이 방송을 본 박흥식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흑사병을 10년 넘게 공부했고, 중세 말기 유럽을 전공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건 정말 아니다 싶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세 사회에 대한 이해도 거의 없고 당시 사료도 해석할 줄 모르는 한 의사가 시청자들에게 왜곡된 인식만 키웠다"며 "내용도 구성도 꽝이었다"고 혹평했다.

이후 '벌거벗은 세계사'의 역사 왜곡 논란이 재차 불거진 상황. 장 교수는 이런 박 교수의 지적에 '입장문'을 내고 억울한 심경을 내비쳤다.

입장문에서 장 교수는 "의학을 전공한 교수로서 2018년 '판데믹 히스토리'라는 책을 집필한 바 있고, 당시 검토했던 수많은 책과 자료 및 연구를 토대로 이번 '페스트' 편을 준비하였다. 제작진과 함께 여러 가지 잘 알려진 설들 중 가장 보편타당성이 있는 내용을 엄선하려 노력했고, 여러 검증 과정을 거쳐 각 세부 주제들을 구성했다. 의학적인 관점에서 페스트라는 감영병에 대해 접근해보고자 하였다. 그리고 공포심을 조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질병에 승리해온 역사를 말하며 현재를 이겨낼 희망을 말하고자 한 것"이라고 방송 준비 과정과 배경을 설명했다.

또 "저는 역사를 해석함에 있어서 다양한 역사학적 관점과 의견이 존재하며, 세계사를 연구하는 역사학자 입장에서는 내용이나 구성에 대한 지적을 충분히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저는 거짓을 이야기하지 않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제가 감염병 관련 책을 준비하면서 찾았던 그 수많은 자료들이 박 교수님의 주장대로 다 왜곡이라고 한다면, 페스트와 관련된 내용이 있는 수많은 책들은 다 폐기되어야 옳을 것"이라고 반문했다.

이어 장 교수는 "SNS에 공개적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수준의 의사가 나섰다'는 식의 인신공격성 언급은 지나친 발언이며, 이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히 역사학적 토론이 가능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언사를 통한 일방적인 매도는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라고 박 교수의 지적에 불편한 심경도 내비쳤다.

장 교수는 "저는 수많은 사람들을 수술하고 생명을 살리는 외과의사로서 신뢰성이 중요한 사람이다. 박 교수님의 지적 이후 많은 매체에서 저는 신뢰할 수 없는 사람으로 낙인이 찍혔고, 제 저술 또한 일거에 형편없는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제게 더 가르침을 주시고자 한다면 언제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내용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면 시정할 의사가 있다. 그리고 그런 만남을 통해 서로의 오해를 풀고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 일들이 해결되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라고 박 교수에게 만남을 제안했다. 아울러 "그 이전에 제가 제기한 문제에 대한 박 교수님의 해명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청한다"며 박 교수의 답변을 바란다고 전했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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