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 조병규로 방송사 대통합…경이로운 전성시대

강선애 기자 작성 2021.01.29 18:00 수정 2021.01.29 18:14 조회 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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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규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배우 조병규는 지난해 초 출연한 SBS 드라마 로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허술하지만 귀엽고 열정 있는 드림즈 프런트 막내 한재희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던 조병규이기에, 충분히 받을 만한 상이었다.

그의 신인상 수상 이후, SNS에 등장한 뜻밖의 축하글이 화제가 됐다. OCN 채널의 공식 계정에 조병규를 '아들래미'라 부르며 "소문이의 신인상 수상을 축하합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엄밀히 따지면 타사에서 진행된 시상식이었지만, 조병규가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주인공 소문 역으로 출연 중이었기에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축하였다.

그런데 이후 더 신기한 광경이 목격됐다. OCN 공식 계정에 올라온 조병규의 SBS 신인상 수상 축하 글에, OCN과 같은 계열인 tvN, CJ E&M은 물론이고, 상을 준 SBS, 글로벌 OTT사인 넷플릭스, 심지어 KBS 계정까지 댓글을 달며 조병규의 수상을 축하했다. 방송사간의 장벽이 무너진 지 오래라지만, 이렇게 특정 배우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방송사 대통합이 이뤄진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조병규도 해당 글에 "이게 무슨 경이로운 일이"라고 댓글을 달며 놀란 마음을 드러냈다.

방송사들이 너도나도 조병규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건, 그만큼 그가 요즘 트렌드이고 대중이 좋아하는 대세라는 방증이다. 조병규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SKY캐슬' 로 연속 상승세를 탄 조병규는 '경이로운 소문'으로 OCN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조연에서 주연으로, 기어이 타이틀 롤까지 맡은 그가 출연만 하면 흥행한다. 톱스타도 못 할 '3연타석 홈런'을, 조병규가 보기 좋게 쳐냈다.

그야말로, 조병규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조병규

▲ 조병규 수상 축하에 방송사 대동단결 "경이로운 경험"

조병규가 주인공 소문 역으로 활약한 '경이로운 소문'은 OCN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시청률 10% 고지를 찍으며 채널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OCN 채널이 조병규를 '아들래미'라 부르며 아낄 수밖에 없는 눈부신 성과다. OCN이 '아들래미'의 수상을 축하하며 비롯된 방송사들의 SNS 주접(?) 댓글들을 보고 조병규도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했다고 한다.

"SBS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는데, 그거에 OCN SNS 계정이 축하한다고 표현한 게시물에서 많은 채널들의 대통합이 이뤄졌어요.(웃음) 다른 채널까지 소문이의 상을 축하해주셔서 경이로웠고 감사했어요. 시청자뿐만 아니라 다른 채널에서도 소문이의 성장과정을 지켜봐 주고 계시는구나 싶어, 더 열심히 촬영하는 계기가 됐죠."

드라마가 흥행하기 위해선 다양한 조건이 필요하다. 물론 작품이 좋아야 하고, 배우가 연기를 잘해야 하고, 적당한 운도 따라줘야 한다. 이 모든 게 잘 어우러져야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데, 그런 성공을 거두는 작품은 1년에 손에 꼽힐 만큼 적다. 그런데 조병규는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SKY캐슬', , '경이로운 소문까지' 연속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3연타석 홈런'으로 인기의 정점에 선 소감을 묻자 조병규는 부끄러워하며 손사래를 쳤다.

"'3연타석 홈런'이라 표현들 해주시던데, 잘 포장해주신 거 같아 감사할 뿐이에요. 너무 좋긴 한데, 요행에서 온 결과라 부끄러워요. 저 스스로의 힘만으로 된 게 아니란 걸 정확히 아니까요. 대본을 결과물로 도출하는 과정에서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 감독님, 스태프들이 중요하고, 서로 잘 어우러져야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 혼자만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죠. 이번 '경이로운 소문'을 하며 그런 생각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됐어요."

조병규의 말대로 배우 하나가 잘한다고 드라마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 'SKY캐슬', , '경이로운 소문' 모두 작품성, 배우 연기력, 미쟝센 등 다방면에서 잘 갖춰진 드라마들이었다. 조병규의 힘만으로 세 작품이 흥행한 건 아니지만, 그 교집합에 있는 조병규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특히 '경이로운 소문'에서 소문이로 극을 이끈 조병규의 만점 활약은 충분히 박수받을 일이다.

세 작품이나 연속 흥행했으니, 조병규가 다음 작품에서도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지켜보는 눈들이 많아졌다. 부담스러운 눈길이겠지만, 정작 조병규 스스로는 부담이 없다고 한다. 작품은 배우 혼자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는, 단단한 확신 때문이다.

"차기작도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은 없어요. 저 혼자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같이하는 사람들, 상대 배우들, 동료들, 스태프, 감독님, 작가님... 모두 같이 고루 부담감을 나눠서 한 작품을 만들어가는 거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그런 부담감은 덜어냈어요."

조병규

▲ 소문이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기 위해 했던 노력들

'경이로운 소문'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악귀를 잡는 카운터들의 활약을 그린다. 조병규는 원작 웹툰의 팬이었다.

"드라마가 기획되기 전부터 웹툰 '경이로운 소문'을 너무 재밌게 봤어요. 개인적으로 사이다 지점이 너무 매력적이었고, 초인적인 힘을 갖고 있는 카운터들의 소소한 모습들, 결국 카운터도 인간인 지점들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소문이로 캐스팅이 결정된 후에 소문이를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상상하며 다시 웹툰을 복기했어요."

웹툰이 원작인 데다가, 초인적인 힘으로 악귀를 잡는 카운터들의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장르라, 이를 어떻게 드라마로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었다. 아무리 판타지라도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 보이면 시청자의 공감을 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고등학생 소문이가 카운터로 성장하는 과정을 연기할 조병규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했고, 그만큼 조병규의 고민도 깊었다.

"악귀, 초인적인 힘, 이런 건 요즘 많이 접할 수 있는 키워드라 시청자가 어렵게 느끼진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저한테 어려운 지점은, 소문이의 판타지적 성격이었죠. 웹툰 속, 대본 속의 소문이를 어떻게 현실에서 영상화시킬까를 고민했어요. 소문이는 사회적 약자인데도 강자 앞에 나설 수 있는 정의로운 힘이 있는 캐릭터였어요. 이런 성격의 인물이 현실에 존재할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 그 부분에 회의적이었어요. 소문이란 캐릭터를 대중에게 인지시키기 위해서는, 소문이가 그런 힘을 가질 수밖에 없는 성장과정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어렸을 적의 트라우마와 아픔을 이겨냈기에 정의로운 소년으로 잘 성장했을 거고, 그 지점을 이해하기 위해 지팡이를 짚고 걸어 다녀 보거나, 대사 토시마다 다르게 연기해보기도 했어요. 그런 노력들로 만화 속 캐릭터와 현실에 영상화된 소문이가 잘 동화된 거 같아요."

'경이로운 소문'의 매력 중 하나는 악귀를 맨손으로 때려잡는 카운터들의 시원한 액션이었다. 조병규는 초반 다리 장애를 가진 약한 고등학생에서, 공중을 훨훨 날며 히어로 액션을 펼치는 카운터로 성장하는 소문이를 표현하기 위해 체중을 감량했다.

"가 끝나고 10kg 정도 찌우며 운동하고 있었는데, 유준상 선배가 '초반 소문이는 유약해야 하니 같이 운동하며 살을 빼보자' 제안해서 일리 있는 말이라 생각해 흔쾌히 받아들였어요. 그렇게 10kg 정도 감량을 했는데, 감량하고 나니 살이 잘 안 찌더라고요. '경이로운 소문'이 액션도 많고 감정의 고저도 많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종영할 땐 총 13kg 정도가 빠져 있더라고요. 촬영이 다 끝나고, 지금은 많이 먹으며 다시 찌우려 하고 있어요."

조병규

고강도 액션을 소화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조병규는 "액션은 매 신마다 항상 난관이었다"고 말했다. 어렵고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쳤지만, 그럴 때마다 꼭 해내고 말겠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끝까지 매달렸다. 그런 끈질긴 노력 덕에 잘 빠진 액션신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함께 카운터 연기를 펼친 동료 배우들과의 좋은 호흡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영향을 줬다. 조병규는 유준상, 김세정, 염혜란과의 연기가 "너무 행복했다"라고 회상했다.

"제가 연기학도로 공부할 때부터 유준상 선배님의 공연을 많이 찾아봤고, 존경하는 선배님이었어요. 선배님이 정말 경이로운 소문의 주인공이었고, 대들보였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든든하게 촬영할 수 있었죠. (김)세정이는 저와 동갑 친구예요. 이 친구가 가진 재능에 전 두 손 두 발 다 들었어요. 다재다능한 면들이, 한 곳에 몰아서 있는 게 아니라 각 재능들이 최고조에 있는 친구라 그게 너무 부러웠죠. 촬영하면서 제가 의지했고, 그 친구의 에너지를 많이 받았어요. 염혜란 선배님은 그동안 5~6작품에 같이 출연했지만, 함께 연기하는 신이 별로 없어 아쉬웠어요. 이번 작품에서 원 없이 함께 연기할 수 있어 너무 좋고 행복했어요."

'경이로운 소문'은 OC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울 만큼 뜨거웠던 시청자 사랑에 힘 입어 시즌2 제작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조병규는 '경이로운 소문' 시즌2 출연도 당연시하며, 시즌2에서 보여주고 싶은 소문이를 상상했다.

"시즌1에서 미성숙한 소문이가 초월적인 힘을 얻고 정서적으로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소년으로 성장했다면, 시즌2에선 카운터로서 성장을 이뤄내고 싶어요. 권선징악으로 악귀들을 잡아내는 성인이 된 소문이를 보여주면 재미있을 거 같아요."

조병규

▲ 80여 편 출연… 조병규가 연기를 대하는 자세

조병규는 소문이와 비교해 자신은 "소문이가 가진 선함에 굉장히 못 미치는 인간이고 겁도 많다"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공통점으로 "어떤 시련이 닥치더라도 어떤 아픔이 있더라도, 다시 일어나려 하는 호전적인 부분"을 꼽았다.

조병규는 스무 살에 연기를 시작해 스물다섯이 될 때까지 무려 70편에 달하는 크고 작은 작품에 출연했다. 배우를 꿈꾸며 가열차게 달려온 그는 단역이든 아역이든 가리지 않았고, 작품 출연을 위해 작은 중고차에서 먹고 자는 생활도 버티며 5년에 가까운 고생 끝에 'SKY캐슬'로 비로소 배우로서 주목받게 됐다. 분명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을 텐데, '어떤 시련에도 다시 일어나는' 소문이처럼 무너지지 않았다.

"이젠 출연 작품이 거의 80개 정도 돼요.(웃음) 사실 힘든 순간은 매번 찾아오죠. 한 작품을 소화하는데 굉장한 정신적, 체력적 소모가 필요해요. 그런데 그걸 이겨낼 수 있는 것도 작품을 할 때에요. 소모도 크지만, 기적처럼 엄청난 에너지가 충전되는 순간도 찾아오거든요. 같이 연기하는 동료들, 감독님, 스태프들과 좋은 신을 하나 만들었을 때 느끼는 말할 수 없는 쾌감은, 정신적 체력적으로 소모됐던 것을 넘어 더 큰 걸 채워줘요."

데뷔 6년 차인데 벌써 80편에 이르는 작품에 출연했다는 건, 그간 조병규가 쉼 없이 달려왔다는 이야기다. 지난 3년간 꾸준히 상승세를 타며 배우로서 입지를 탄탄히 다졌으니, 이제 잠깐 숨을 고르며 쉬어가도 될 시기다. 하지만 조병규는 연기가 곧 휴식이고, 그 안에서 재충전을 한다.

"많은 분들이 제게 노파심 섞인 마음으로 좀 쉬고 나오는 게 어떠냐 말씀하세요. 예전 인터뷰 때, 인간 조병규의 모습이 없어진 거 같아 속상하단 말씀을 드린 적도 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인간 조병규와 배우 조병규가 일체 돼 같이 가고 있는 거 같아요. 연기하면서 느끼는 흥미를 이길 다른 취미 생활도 없고, 저한테는 같이 촬영하는 사람들과 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복기하는 순간들이 엄청난 에너지 충전의 시간이에요. 그게 휴식이란 단어와 같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촬영할 때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지만, 그 이상으로 얻어지는 게 있는 거 같아요."

조병규

조병규는 배우로서 인지도를 쌓게 해 준 'SKY캐슬'을 필모그래피 중 중요한 작품으로 꼽았다. 이 작품으로 , '경이로운 소문'까지 출연이 이어질 수 있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또 훗날 시간을 돌이켜 봤을 때에는 '경이로운 소문'이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남을 거 같다고도 덧붙였다.

배우가 아닌 '인간 조병규'로서는 '독고 리와인드'를 자신의 필모그래피 중 으뜸으로 꼽았다. 조병규는 이 작품을 통해 맺은 소중한 인연으로 남다른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독고 리와인드'의 최은종 감독님과 촬영 후 굉장히 깊은 관계가 형성됐어요. 감독님과 대화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 '우리끼리 행복하게 작업하고 조금은 다른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말을 나눈 적이 있는데, 진짜 감독님이 투자금 3천만원을 구해와서 친분 있는 배우들과 함께 3일 만에 영화 한 편을 찍었어요. 그게 곧 개봉할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예요. 3천만원이란 예산으로 3일 만에 결과를 도출해야 해서 힘들었지만, 저희끼린 찰떡호흡으로 장면을 만들어냈죠. 그게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을 타 상금 3천만원을 받으며 손익분기점도 벌써 넘겼어요. 그리고 이번에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개봉하는 기적까지 이어졌어요. 우리끼리 행복하게 추억을 만들어보자 했던 영화가 여기까지 왔다는 게 놀랍죠. 같이 작업한 스태프들, 배우들에게 하나의 필모그래피로 작용할 수 있게 돼 기쁘고 뿌듯해요."

조병규는 학창 시절 뉴질랜드로 축구 유학을 갔다가 우연히 접한 연기에 흥미를 느끼고 배우로 꿈을 바꿨다. 그리고 지금의 '대세 배우'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흥행 가도를 탄 만큼 이제 승승장구할 일만 남았다. 성공한 자에게 과거는 힘들었던 만큼 '영광의 상처'로 남는다. 하지만 조병규에게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거 같았다.

"과거 그 당시로 돌아간다면, 연기는 안 할 거 같아요. 아니, 만약에 다시 연기를 선택할 순간이 온다면 과연 연기를 선택할지 잘 모르겠어요. 연기를 시작하고 배우가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절 돌아봤을 때, 긍정적인 키워드로 성장한 건 아니었어요. 제가 재능이 충만한 사람이 아니란 것도 알았고, 자격지심, 실패, 열패감, 이런 게 절 뜨겁게 만들어준 동력이었죠. 지금은 다 지나왔으니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순간들을 돌이켜보면 항상 웃지는 못했어요. 재밌게 웃고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도 되는 나이였는데 말이죠. 치열하게 살았지만, 그 과정이 행복하지만은 않았어요."

힘들었던 순간을 애써 아름답게 포장하려 하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조병규. 물론 지금은 배우의 길을 선택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

"이번 생에는 연기를 선택했으니 끝까지 포기 안 할 거예요.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는 거지, 지금은 이미 선택을 했으니 선택한 길에 대해서는 끝까지 가볼 생각이에요. 후회도 없어요. 그리고 지금은 포기할 수 없을 정도로, 이 배우라는 직업, 연기라는 일을 많이 사랑하고 있거든요."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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