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그알' 정인이 살릴 3번의 기회…정인이 '법' 아닌 정인이 '시스템' 필요

김효정 에디터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1.01.24 01:55 수정 2021.01.24 13:54 조회 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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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정인이를 위해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어디일까?

23일에 방송된 SBS 에서는 '정인아 미안해, 그리고 우리의 분노가 가야 할 길'이라는 부제로 정인이 사건을 다시 한번 조명하며 제2의 정인이를 만들지 않기 위한 대안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월 2일 방송을 통해 알려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의 학대 사망 사건은 방송 직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며 정인이 사건에 함께 분노하고 함께 슬퍼했다.

특히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는 유명 연예인부터 정치인, 그리고 일반 시민들까지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고 이러한 관심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이에 국회는 아동학대 처벌 특례법 개정안을 방송 6일 만에 통과시켰고 경찰은 사건 담당 경찰에 징계를 내렸고 경찰청장은 국민들에 직접 사과하기까지 했다.

또한 양부모의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서가 법원에 쇄도했고 검찰은 방송 후 정인이가 사망한 날 정인이에게 가해진 외력에 관련된 실험 자료를 요청했다. 이에 방송은 관련 자료를 모두 공유하고 엄벌을 촉구했다.

그 결과 지난 13일 열린 정인이 사망에 대한 첫 재판에서 검찰은 양모 장 씨에 대한 '아동학대 치사죄'가 아닌 '살인죄'로 바꿔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많은 이들은 정인이 양부모가 한 행동을 선뜻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어려운 과정을 입양을 하고 왜 그런 학대를 저지르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 이에 정인이 양부모가 정인이를 입양한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순수한 의도로 입양을 했음을 강조했던 양부. 양모의 지인은 "임신도 싫고 아이도 싫다. 아이를 낳아주면 남편이 서울로 가겠다고 해서 출산을 했다고 말했었다"라며 "첫째 딸에게 자매를 만들어주고 싶은데 임신은 싫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양모의 지인들 중 양모 장 씨가 첫째를 키우는 걸 본 이들은 모두 그의 입양을 반대했다고 했다. 한 지인은 "버킷리스트에서 꿈을 하나씩 지우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건 생명이 걸린 문제 아니냐. 그래서 모두 만류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입양을 감행했던 장 씨는 아이를 입양하고 한 달 후부터 잦은 외출을 했다. 원래 자신이 하던 대외 활동을 포기하는 것이 없었으며 아이를 방치했다.

이에 전문가는 "이 부모는 아이를 입양했음에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 포기해야 할 것을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아이가 방해되니 자신의 삶 유지를 위해 아이를 학대한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입양 한 달 뒤부터 시작된 학대 행위. 양 부모는 입양 기관이 방문한 다음날부터 신체에 학대를 가했다. 또한 양모의 학대 정황은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 영상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유모차를 거칠게 밀고, 아이를 짐 들듯 목덜미만 감아 들고, 엘리베이터 손잡이에 아이를 세워두는 등 이해 불가한 행동들을 서슴지 않았다.

그럼에도 파양 할 생각은 하지 않았던 양부모들. 이에 전문가는 "아이는 그냥 입양을 한 훌륭한 부부라는 찬사를 듣기 위한 소모품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아기를 입양한 것은 아이가 사랑스러워서가 아니라 본인들이 헌신적이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을 위한 수단이었다"라고 분석했다.

양모의 학대 행위를 전혀 몰랐다는 양부는 지인들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인들은 양부가 학대 사실을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 제보자는 "양부가 정인이 또래 아이는 강아지와 지능이 비슷해서 잘하면 상주고 잘못하면 벌을 줘야 한다고 했다"라며 특이한 양부의 육아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정인이가 사망하기 한 달 전 아이의 팔이 부러졌다는 것을 양부도 알고 있었으며, 첫째와 함께 카페에 머물면서 양모와 함께 정인이를 차에 방치하기도 했다. 그리고 양부는 정인이를 향해 영어로 폭언을 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정인이 사망 1일 전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양부에게 정인이의 상태를 말했다. 그러나 당시 그는 아이를 일부러 걷게 만들었고 병원에 데려가라는 선생님들의 당부를 무시했다.

이에 전문가는 "어린이집에 꽤 오래 안 보내는 것, 병원에 안 보낸 것 다 같은 이유다. 죄를 짓고 있는 걸 분명 알고 있었을 거다"라고 말했다.

특히 방송은 정인이 사망 타임라인은 추적하며 정인이의 결정적인 외상이 양부가 집에 있던 한글날 연휴 중 일어난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에 전문가는 "양부를 아동 학대 방임으로 정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방조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정인이를 살릴 수 있는 기회는 여러 번 있었다. 정인이를 유심히 지켜보던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소아과 전문의 등에 의해 학대 의심 신고가 무려 3차례나 일어났다. 그러나 신고 때마다 정인이는 번번이 집으로 돌아갔다.

3차 신고는 정인이의 1차 학대 신고부터 정인이를 지켜본 소아과 전문의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전문의는 "2020년 7월 접종을 하러 왔는데 입이 누가 찢어둔 것 같은 상처가 있었다. 그리고 두 달 만에 병원에 온 아이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라며 급격한 체중 저하도 학대를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라 말했다.

전문의의 신고로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양부와 정인이를 다른 소아과로 데려갔고 구내염 진단을 받아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구내염을 진단한 해당 병원은 아동학대를 단정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보전은 "의사 소견에서 아동학대 확인을 못했기 때문에 분리 조치를 할 수 있는 요건이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3차 신고자가 아동학대를 의심한 것은 입안 상처뿐만이 아닌 1차 신고 때부터 지켜본 아이의 체중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아보전은 "상담원이 신고자와 통화로 신고 경위에 대해 물었을 때 체중 외에 다른 소견을 밝히지 않았다. 그래서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 다른 병원에 데려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3차 신고자는 아보전의 연락을 받은 것은 전무하다고 밝혔다.

또한 3차 신고자는 신고 당시 출동한 경찰들에게 분리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112의 신고를 받아 출동한 이들은 어린이집과 소아과의 관할서인 강서경찰서 지구대 대원들이었다. 그리고 이는 양천경찰서로 이관되었다. 정인이 양부모의 집은 양천경찰서 관할이기 때문.

이제 제작진은 3차 신고 당시 지구대 대원들이 3차 신고자가 주장한 분리 조치에 대해 양천경찰서 측에 설명했는지 물었다. 그러나 관계자는 답변을 거부했다. 그리고 전화 통화를 통해 연결된 강서 경찰서 관계자는 "긴급하게 분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우리 경찰은 듣지 못했다고 한다. 우리는 그 내용은 못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3차 신고자는 "직접 나에게 이야기를 들은 경찰과 서류상으로 보는 이들의 느낌은 다를 것이다. 직접 이야기를 들은 이가 계속 수사를 했다면 제대로 수사가 진행됐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2020년 5월 25일 1차 신고를 했던 어린이집 선생님들. 선생님들은 3월 24일부터 정인이의 몸에서 학대의 흔적을 포착했고 5월 25일 허벅지와 배 부위에서 다수의 멍을 발견하고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아보전은 병원 진료 기록과 부모의 설명이 달라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신고 20여 일 뒤 내사 종결되었고 경찰은 의심되는 정황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당시 아동학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수사가 미진했던 부분이 있었다"라고 자신들의 잘못을 일부 인정했다. 그리고 경찰과 아보전은 귀 뒤 상처와 쇄골 부상 등이 아동학대를 의심할만한 중요한 징후임에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아보전은 1차 신고 후 안전 모니터링을 다수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80회에 걸친 안전 모니터링 중 통화가 되지 않거나 문자만 발송하고 그친 것이 다수였고 직접 대면한 것은 극히 일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이어진 2020년 6월 29일 2차 학대 의심신고. 양모가 정인이를 차량에 30분 이상 방치했고 이를 본 신고자가 아보전에 신고를 했다. 아보전은 이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경찰은 사건 발생 장소를 찾는 데만 14일이 소요되었고 사건 발생 한 달 이후 CCTV 영상을 확보하려 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영상이 삭제된 상태였다.

이에 경찰은 사건 발생 장소가 특정하지 않아 이를 찾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고자의 이야기는 달랐다. 신고자는 "나는 분명 정확한 장소를 말씀드렸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라고 했다.

그리고 신고자는 정인이의 양모가 신고자를 찾아내 무고죄로 고소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보전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아보전은 전화가 연결되지 않거나 휴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대응을 해주지 않았다.

경찰보다 아보전을 선호하는 신고자들의 특성 한 아보전의 역할과 판단이 중요한 요소였다. 그러나 아보전은 3차 신고 후 분리 논의를 진행했으나 양부모의 거부로 분리 조치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는 "아보전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법에 마련되어 있어. 경찰이 소극적이라 할 수 없었다는 것은 아보전이 제도를 활용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다른 전문가는 "아보전이 주로 하는 업무는 부모들과의 상담이다. 그렇다 보니 가해자와의 관계가 불편해지는 것을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학대를 판단하기에 전문성이 부족했다"라며 "아동학대 전담팀을 포함한 여청 수사대를 신설할 예정이다. 경찰서 여청 강력팀 확대 운영하고 교대 근무로 인해 수사가 단절되는 것에 대한 개선 방향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앞으로 달라질 제도에 대해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학대 아동의 위기 징후를 빠르게 감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전담할 수 있는 전문성 있는 전담 공무원을 작년부터 설치하였는데 그 숫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10월부터 도입된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그러나 전담 공무원의 수는 한 달 출동건수에 비해 턱 없이 부족했다. 또한 전문성을 띄기엔 교육 기간도 무척 짧았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예산 확보도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종합대책은 그만, 구현하기 위한 인력과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아동과 부모의 분리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아이는 치료하고 부모는 처벌도 하고 교육도 진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인이 사건의 사회적 이슈의 영향으로 쏟아져 나온 관련 법안. 이에 전문가는 "이건 시급하게 입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쉬운 방식을 택한 것이다. 법을 개정했다면 안심할 거다. 법적 근거가 없어서 문제이니 법을 만들었다고 하면 대부분이 환영하고 안심하고 지나갈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인이 법은 7년 전 이서현 사건 후 개정된 특례법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방송은 정인이 사건은 법이 없어서 막지 못한 비극이 아니기에 단지 이 죽음을 사죄와 법 개정으로 끝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인이 사건이 주는 진짜 교훈을 제대로 읽어내야 또 다른 정인이를 살릴 수 있을 것. 지금 필요한 것은 정인이 법이 아닌 정인이 시스템이고 여기에는 국가의 결단이 필요했다.

긴 시간과 큰돈이 필요한 만큼 국가의 의지가 중요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아동학대 죄를 엄히 묻는 법의 판단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했다. 아동학대죄는 어떤 것보다 더 엄히 그 책임을 따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정인이의 이름은 정인이를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하고, 또 다른 정인이를 구하는 데에만 이용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것만이 학대 사실을 알리기 위해 불가피하게 알린 아이의 얼굴과 이름의 가치를 제대로 지켜주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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