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예쁜 어린 천사 정인이를 죽게 한 것은 누구였을까?
2일에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정인이는 왜 죽었나? - 271일간의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라는 부제로 생후 16개월에 하늘의 별이 된 정인이의 사망 사건을 조명했다.
지난해 10월 13일 생후 16개월의 정인이는 양부모에게 입양된 지 271일 만에 돌연 사망했다.
통역사인 양모와 방송국에서 일한다는 양부, 두 사람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고 정인이를 입양하기 전부터 두 사람은 입양에 대한 계획을 주변에 알렸다. 그리고 철저한 입양 절차를 거쳐 지난 1월 두 사람은 정인이와 가족이 되었다. 하지만 입양 9달 뒤 아이는 돌연 사망했다.
사망 당일 양모는 어린이집 등원을 준비하던 중 첫째와 정인이가 소파에서 놀다가 정인이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했다. 이에 양모는 정인이의 어린이집에 결원 사실을 알리고 남편에게 연락을 했다. 그리고 양모는 정인이를 바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양모는 정인이를 집에 혼자 두고 첫째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와 정인이와 병원으로 향했다. 이동은 구급차가 아닌 콜택시였다.
이에 전문가는 "구급차를 왜 안 불렀을까. 구급차를 불렀다면 이동 중에도 구명 활동이 가능하다. 그건 초등학생도 알만한 사실이다"라며 양모의 행동이 석연찮다고 했다.
정인이는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심정지 상태. 의료진의 처치에 잠시 회복했지만 상태가 심상찮았다. 이에 담당의는 "배 안이 전부 피로 가득 차 있었다. 터진 장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또한 그는 "CT와 엑스레이 사진을 보는데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온몸이 다 골절 상태였고 골절이 일어난 시기는 모두 달랐다. 특히 갈비뼈 골절이 많은데 16개월 아이에게 갈비뼈 골절이 일어난다는 것은 무조건 학대다"라며 "이 정도 사진이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아동학대 사진이다"라고 충격적인 당시 정인이의 상태를 설명했다.
또한 "오랜 기간 이어져 온 학대와 사망 당일 엄청난 충격이 가해졌을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양모가 소리 내서 울었다. 우리는 이것이 학대이고 살인인 것을 다 아는데 양부모가 너무 슬퍼하니까 진짜 악마구나 생각하는 의료진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정인이의 사망 후 밝혀진 부검 결과. 정인이의 사망 원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손상. 특히 췌장이 절단될 정도의 강한 외력으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사망 당일 아이와 함께 있던 양모를 아동학대 치사죄로 기소하여 구속시켰다. 또한 양부는 아동학대 방임의 혐의를 적용했다.
이에 전문가는 "때려야지 생각만 하다가 아이가 죽은 것이 치사. 죽을 수도 있겠네, 죽어도 어쩔 수 없지 하고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행위를 하면 살인죄이다"라며 "고의성에 따라 처벌이 달라지는데 치사죄는 4년에서 7년, 살인은 10에서 16년 가중되면 15년 이상 무기징역에도 이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양모의 행위에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해 아동학대 치사죄를 적용한 것. 이에 사람들이 양모와 양부에게 제대로 된 책임을 묻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는 정인이를 위해 사람들이 대신해 행동한 것이었다. 그것은 해를 넘어가면서도 지속되고 있고 정인이를 7개월 간 키운 위탁모도 뜻을 같이 했다.
위탁모는 "벌을 제대로 받았으면 좋겠다. 양부 양모 모두 강한 처벌받아야 한다"라며 "그 건강하고 예쁜 애를 어떻게 그렇게 만들 수 있냐. 살인도 그냥 살인이 아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피부가 유독 뽀얗고 통통하던 정인이는 복숭아 같았다. 하지만 입양된 후 정인이는 피부는 검게 변하고 점점 더 말라갔다. 이에 제작진은 정인이의 얼굴을 공개하며 271일이라는 시간 동안 아이에게 벌어진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제작진은 학대의 흔적이 얼굴에 집중되고 아이의 변화를 말로 전할 수 없어 아이의 얼굴을 결정해야만 한다고 판단했던 것. 그리고 이 방송을 통해 오는 13일 시작되는 재판에서 보다 제대로 된 결론이 나길 빌었다.
현재 불구속 상태인 양부는 제작진의 연락에 "전화가 한번 올 거 같았다"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아내의 진술이 구속 뒤 바뀌어서 자신도 당황스럽다고 했다.
그의 아내는 처음 진술에서는 아이의 부상이 어떻게 일어난 일인지 모르겠다고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이후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아이를 흔들었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가 떨어지며 의자에 부딪혔다며 고의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양부는 사망 당일의 내막이나 학대 사실을 전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생각은 달랐다. 전문가는 "골절이 2주에서 한 달 정도 된 것, 그 보다 더 오래전에 된 것도 있다"라며 "정상적인 양육을 받는 아이에게 저런 골절이 일어날 수 없다"라며 사고 당일뿐만 아니라 오랜 학대를 받아 왔음을 주장했다.
사실 양부는 정인이의 사망 5일 뒤 제작진과 만난 적이 있었다. 당시 그는 아이를 잃은 슬픔보다 인터넷을 통해 퍼지고 있는 자신들의 학대 사실에 대한 해명이 우선이었다. 양부는 "처음부터 남들이 멍으로 오해하는 몽고반점이 많았다. 쇄골 골절은 어린이집에서 다친 거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아이가 예민하다 보니까 아내도 힘들었다. 이유식 거부를 하면서 아내가 힘들어했다"라며 아이의 탓으로 돌렸다.
양모 지인들은 생전의 정인이에 대해 "잘 먹고 잘 놀았다. 그런데 양모가 이유식을 너무 조금 줬다. 한 다섯 숟갈을 주면 끝이었다"라며 "그런데 양모가 안 된다고 하면 떼도 쓰지 않고 조용히 있었다"라고 말했다.
결백을 주장하는 양부모. 하지만 엑스레이와 CT를 통해 드러난 사실은 그들의 주장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전문가는 "복부 손상으로 사망했지만 그것 외에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멍과 상처가 있다. 이것이 과연 단 한 번의 추락으로 가능한 상처일까"라고 반문했다. 또한 "발생 시기가 다른 골절이 몸 전체에서 발견되었고 골절 중에는 방어 손상도 있었다"라며 학대 흔적과 사망 당일 일어난 장간막 파열은 구분해서 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다친 장기 중 일부에 섬유화 흔적이 보인다며 이는 일주일 이상 시간이 경과한 것이고 복부에 큰 충격이 꽤 장기간 방치되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망 당일 이전에 충격이 있었고 당일에도 같은 부위에 큰 충격이 재차 발생해 사망한 것이라며 사망하기 전부터 위중한 상태였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처가 일어난 것에 고의성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
정인이의 이웃은 "아기가 죽기 일주일 전부터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렀다. 보통 낮시간에 3시간씩 고성을 질렀다"라며 "소리 지르고 물건 던지는 소리도 들리고 그랬다"라고 했다. 그리고 평일 이런 일이 벌어지는 평일 낮 시간에는 양모와 정인이만이 집에 있었다.
오래 동안 등원하지 않다가 사망 하루 전 돌연 어린이집 등원했던 정인이. 이에 제작진은 어린이집 CCTV 영상 입수해 분석했다.
사망 1일 전 선생님은 종일 정인이를 곁에 두고 돌보았다. 수시로 체온을 재고 온몸을 살피고 맨발로 등원한 정인이에게 양말도 챙겨주었다. 아의 몸 곳곳을 살피던 중 배가 볼록한 모습이 포착되었다.
이는 사망 직전 CT와 부검 감정서 분석 결과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전문가는 "장 밖으로 공기가 새어 나왔다. 이건 성인도 참기 힘든 정도의 통증이었을 거다"라고 했다.
또한 보채지도 않고 감정이 없어 보이기까지 하는 정인이의 상태에 대해 "보통 아이는 엄청 아프지 않은 이상은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정서 박탈이 심할 때 보이는 무감정 상태의 행동을 보이고 있다. 이는 사랑받지 못하거나 학대를 당하는 아이들에게 보이는 증상이다"라고 했다.
또 사고 1일 전 음식을 거부하다가 우유를 겨우 받아 마시던 정인이는 이후 호흡이 가빠져 괴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전문가는 "아이의 사망 당일 CT로 추측했을 때 사망 당일 아이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아이의 경우 심한 염증이 있으면 체온이 오르지 않는다"라며 여러 번 체온을 쟀음에도 발열 증상을 파악하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아이의 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병원 대신 어린이집에 보낸 양모. 그는 어린이집 선생님이 아이의 상태에 대해 어필을 했음에도 첫째만 챙겨서 집으로 돌아갔다.
육아 전문가는 하루 종일 정인이를 안아주고 살뜰히 챙기는 어린이집 선생님들을 보며 "전혀 활동 징후가 없는데 이럴 수가 있냐"라며 의아해했다. 이에 제작진은 어린이집 선생님들을 만났다.
그들은 "그날도 그냥 병원에 한 번 데려갈까 하다가 어머님이 뭐라고 하실까 봐 그러지 못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사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몇 차례 양부모들의 학대를 의심해 신고를 했었던 것.
이에 교사들은 "1차 학대 신고 후 어머님이 예민해지셨다. 그래서 우리에게 항의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은 자신들이 목격한 학대의 정황들을 설명했다. 그들은 "입양된 지 3달째 얼굴을 만지니 열감이 느껴지고 어른 손바닥? 발 바국 같은 모양의 상처가 있어 이상하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상처는 오후가 되자 멍으로 변했고 1주일 뒤 또 다른 멍이 뺨에 생겼다. 이에 교사들은 "그 개월 수의 아이들은 어쩌다 한 번씩 상처가 생기고 학부모들은 어떤 일로 상처가 생겼는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가슴 아파한다. 하지만 정인의 양모는 왜 그런 상처가 생겼는지 모른다고만 했다"라고 말했다.
10개월째부터는 귀에 상처가 집중되었다. 귓바퀴 안, 귀 뒤편에 멍이 생겼고 이를 선생님들은 사진으로 모두 찍어뒀다.
이에 전문가는 "학대를 하는 부모들이 아이의 귀를 잡아당긴다. 전문가들이 봤을 때 학대를 의심했을 거다"라고 했다.
그동안 얼굴과 상체 위주로 멍이나 상처가 있었던 정인이. 5월 25일 이후 허벅지에도 멍이 들기 시작했다. 이에 정인의 양모는 아빠가 마사지를 하다가 생긴 멍이라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정인이의 배 부위는 물론 귀 안쪽에도 멍이 함께 발견됐다. 이에 선생님들은 경찰에 아동 학대를 신고했고 경찰이 출동해 조사를 했지만 뼈가 부러지거나 찢어지지 않는 이상 아동학대로 보기 어렵다며 양부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에 양부는 "아이의 아토피가 심해서 생긴 상처다. 허벅지 멍은 오다리 교정을 하다가 생긴 것이고 모든 것이 입양에 대한 편견 때문에 나온 오해다"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이 신고로 어린이집에 더 이상 오지 않은 정인이. 그리고 9월 다시 방문한 정인이는 5월의 모습과 또 달라져있었다.
이에 선생님들은 "너무 충격적이라 기억한다.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되어 있었다. 체중은 눈에 띄게 줄었고 상태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병원에 데려갔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선생님이 데려간 소아과 의사는 정인이의 상태를 보고 학대 신고를 했다. 그러나 정인이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어린이집 교사는 "우리에게 왜 병원에 데려갔냐고 따졌다. 저희도 신고 의무자로 신고를 한 것인데 허무했다"라며 "신고로 인해서 엄마가 더 예민해지고 아이는 결국 집으로 돌아오고 더 심한 일이 일어났고 결국 아이를 구하지 못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아이를 데려 온 다음 날부터 양모는 이상한 행동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를 혼자 집에 두고 외출을 했고 "미국식 수면교육을 하는 거다"라며 방치했다. 이 뿐만 아니라 야외 활동을 전혀 줄이지 않았다. 또한 지난 6월에는 정인이만 혼자 자동차에 30분 이상 방치하는 일까지 벌였다. 이에 학대 신고가 들어갔지만 양모는 "미국식 수면교육"이라고 해명했다.
육아 전문가는 "수면교육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것이 수면교육이 아니다. 올바른 수면교육은 집에 부모가 있으면서 잘 재우고 잘 자는지 지켜보는 것이다"라고 했다.
또한 양모는 정인이가 죽기 전까지 이유식만 먹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도 아이를 짐짝처럼 집어던지고 이유식을 먹이기 위해 강압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다. 양모의 지인은 "영어로 기도를 하고 아멘 하면 아이가 아멘하고 입을 쫙쫙 벌린다. 그때 뜨거운 이유식을 그냥 집어넣는데 아이가 뜨거웠을 거다"라고 했다.
이에 전문가는 "파블로프의 개에 나오는 학습 보상 처벌의 결과물이다. 아멘 이렇게 하지 않으면 처벌받는다는 것이 학습되었으니까 아이가 그렇게 했던 것이다"라며 가슴 아파했다.
그리고 여름 동안 정인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던 양모. 지인들은 이 시기 양모가 항상 정인이를 가리고 다녔다고 떠올렸다. 전문가는 "9개월 10개월 되는 시기인데 이 때는 아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챙겨야 할 것이 많아진다. 그러다 보니 강도 높은 수준의 억압이나 학대가 필요했을 수도 있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인이가 같은 부위의 충격을 받아 위태로운 아이에게 다시 큰 충격을 가해 죽음에 이르게 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그리고 췌장이 절단되는 것은 개복수술이 필요한 정도의 장기 파열로 엄청난 힘이 가해져야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방송은 실험을 통해 어느 정도의 힘이 가해졌는지 확인했다. 양모와 신체 상태가 비슷한 실험자가 실험을 진행했고, 실험 결과 아이가 바닥에 눕거나 벽에 기대어 서 있는 상태에서 강력한 힘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특히 췌장이 절단될 정도의 힘은 아이가 바닥에 누운 상태에서 양모가 소파 위에서 뛰어내리며 두 발로 아이의 배에 충격을 가했을 때의 가해진 힘의 크기와 비슷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자아냈다.
전문가는 "뒷벽이나 방바닥에서 척추가 접촉하게 된 상황에서 물리력이 가해졌을 것이다. 절대 실수로 떨어뜨려서 나올 수 있는 물리력이 아니다"라고 했다.
총 3번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음에도 집으로 돌아갔던 정인이. 정인이는 입양아이기 때문에 경찰뿐만 아니라 홀트 아동복지회, 아동보호 전문기관 등의 보호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3번의 신고에도 아이와 양부모를 분리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첫 번째 신고에 대해 아동보호 전문기관 관계자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경찰 측은 증거가 없다며 내사를 종결했다고 했다. 이에 제작진은 당시 어린이집 교사들이 찍은 학대 의심 사진을 제출했음에도 이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나 경찰은 답을 할 수 없다며 입을 다물었다.
이에 어린이집 관계자는 "정인이 양부모가 입양과 관련된 일을 했고 자신들에게 협조적이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라고 말했다.
방송은 그들이 평소 입양에 관한 봉사 활동을 하고 옳은 일을 했던 이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나쁜 일을 할 리가 없다고 섣부른 판단을 한 것이 아닐까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아동학대 사망사건의 예측 요인은 없기에 반드시 누구라도 아이를 학대할 수 있다고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량에 방치된 정인이에 대한 두 번째 신고. 이에 아동보로 전문기관 관계자는 "양모가 부인하는 상황에서 객관적인 정보를 취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학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주변 CCTV 영상을 확인했다면 양모의 행동에 문제가 있는지 파악이 가능했을 터. 그러나 경찰은 사건 발생 한 달 후 CCTV 영상을 요청했고 이는 이미 영상이 삭제된 뒤였다.
또한 전문가는 양부의 주장에서 의아한 점을 확인했다. 전문가는 "아이의 기질을 탓하는데 멍과 몽고반점 이야기를 할 때 피부 재생력을 이야기하는 게 의아하다. 멍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피부 재생력이 느리다는 표현이 나올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학대 사실을 몰랐다며 아이의 몸에 있는 상처들은 아토피와 몽고반점 때문이라 주장한 양부. 이에 전문가는 "아토피의 증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몽고반점이 전반적으로 있지만 자줏빛 자국들이 보이는데 이것은 몽고반점이 아닌 외상에 의한 멍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정인이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던 소아과 의사. 그는 "9월에 병원에 왔을 때 입을 작정 하고 찢어 놓은 상처가 있었다. 아동학대 신고 과거력도 있고 너무 확실하기 때문에 3차 신고를 하고 경찰에 강력하게 말했다. 부모와 분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분리가 되지 않고 사망했다고 하니까 충격적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당시 신고를 받은 아동보호 전문 기관은 정인이를 양부와 함께 다른 소아과에 데려갔고 구내염 진단을 받아 정인이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런데 이 병원은 양부모의 단골 병원이었다.
취재를 통해 3건의 학대 신고를 담당한 경찰이 매번 달랐던 것을 확인했다. 이에 전문가는 "이미 앞에서 학대가 아니라고 했던 것을 본인이 학대라고 판단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라며 "이런 경우 담당자가 일원화되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1차 아동학대 신고 이후 이뤄진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관찰이 다수 진행됐지만 직접적으로 방문해 아이의 상태를 확인한 것은 단 한 차례도 없고 문자를 보내거나 하는 소극적인 행동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담당자와 양부가 믿음 속에서 계속 연락을 취했고 특히 양부가 기관에 먼저 연락해 아이의 상태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양부가 기관에 먼저 연락을 한 것은 사망 당일뿐이었다.
이에 전문가는 "계산된 행동. 책임을 면하기 위해 아내 대신 행동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양부는 사망 하루 전 어린이집에 방문해 정인이의 하원을 함께 했다. 당시 그는 아이의 상태를 듣고 선생님들이 보는 앞에서 정인이를 걷게 했다. 그리고 병원에 데려가라는 수차례의 당부에도 병원에는 가지 않았다.
이를 본 전문가는 "병원에 가지 않았다는 것은 가면 뭔가 드러날 여지가 있다고 걱정했을 거다. 걸어가는 것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걷게 한 것 같다"라며 "그의 행동은 살인 방조에 가깝지 않나 싶다. 아버지도 아이가 죽을 수 있다는 걸 예감했을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전문의는 "이때라도 병원에 왔으면 살았겠다. 생존 가능성도 있다고 보인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위탁 가정에서 생활할 때는 비슷한 성장 속도를 보였던 정인이, 하지만 입양 후 생후 15개월이 되면서 뚜렷한 성장 속도의 차이가 드러났다. 이에 소아과 전문의는 "발육 상태가 이 정도로 느린 것은 보지 못했다. 집안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제작진은 양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양모의 친정을 방문했다. 사망 보름 전에 정인이 방문했던 외가. 양 외할머니는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었다. 제작진의 방문에 원장이 바뀌었다던 그는 얼굴을 알아보자 급히 자리를 피하며 도망을 쳤다.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인 외할머니는 "딸이 너무 완벽하게 키우려고 했는데 그게 안 됐다"라고 했다. 이에 제작진이 못 키운 정도가 아니라며 학대 정황이 드러나는 사진을 공개하려 하자 "나도 얼마나 예뻐했는데. 사진 보여주지 마라"라며 "우리 딸이 심리 검사를 받아 보니 정신적으로 감정 통제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던 거 같다"라고 했다.
심리적 문제가 있었다면 입양 절차에서 문제가 있었을 터. 이제 입양 기관은 "입양 절차 진행하면서 가정 법원의 판결이나 직권으로 심리 검사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결격 사유가 있던 것은 없었다. 그래서 입양이 진행되었다"라며 양모가 법원의 지시로 입양 당시에도 심리 검사를 받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관련 기관의 실수는 책임을 물어야 하고 사건 담당자는 반드시 일원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고자의 신고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고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학대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섣부른 편견이 한 아이의 목숨을 잃게 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같은 어른이어서, 지켜주지 못해서, 그리고 너무 늦게 알아서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정인이에게 전하며 절대 잊지 않고 13일부터 시작되는 공판을 관심 갖고 지켜볼 것이라 약속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