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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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랩] 또 트롯 예능? 절실한 무명가수 손 잡은 '트롯신2'의 진심

강선애 기자 작성 2020.09.09 17:58 수정 2020.09.09 20:29 조회 1,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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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신이떴다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베트남 버스킹에 이어 국내 랜선 공연을 이어온 트롯계 레전드들이 후배 무명 가수들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SBS '트롯신이 떴다'가 '라스트 찬스'라는 부제의 시즌2로 돌아왔다.

9일 오후 첫 방송을 앞둔 SBS '트롯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이하 '트롯신2')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가수 남진, 김연자, 주현미, 설운도, 진성이 참석한 가운데 씨엔블루 정용화가 MC를 맡았다.

'트롯신2'는 코로나19 여파로 설 곳을 잃은 수많은 무명 가수들이 무대 지원금 1억을 두고 펼치는 트롯 전쟁을 담은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남진, 김연자, 설운도, 주현미, 진성, 장윤정 등 트롯신들은 단순히 참가자들을 심사하는 심사위원의 역할에서 벗어나, 이들의 잠재성을 키워주는 멘토의 역할을 한다.

▲ 설 곳 잃은 무명의 트로트 가수들, 기회를 잡다

이번 오디션은 장윤정의 말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수개월 전, '트롯신이 떴다' 출연진이 모여 식사를 하던 중 장윤정이 "트롯 오디션에 나온 후배들이 아닌 신인 가수들은 설 무대가 없더라"고 말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트롯신2' 측은 치열한 다섯 단계의 예선을 통해 본선 진출자를 선정했다. 이들 가운데에는 경력이 15년이나 되지만 여전이 '무명'의 설움을 안고 노래 부를 곳을 찾지 못한 사람, 데뷔는 했지만 여러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 등 구구절절한 사연이 가득했다.

남진

남진은 "어느 누구든 신인, 무명의 시간을 거치지 않고서는 오늘이 없다. 무명은 힘든 시기이지만, 이번 기회에 멋진 후배를 찾아보자는 기대감이 크다"며 "라스트 찬스, 무명가수에서 벗어나는 마지막 기회다. 그래서 의미가 있다. 이번 기회로 무명가수 시절을 벗어날 기회를 잡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주현미는 "그 친구들이 안타까운 게, 경력 10년이 됐어도 무대에 가서 신인이라고 한다더라. 신인이 아니라 무명가수인 건데, 그 무명가수라는 단어가 처절한 거 같다. 무명이라는 딱지를 떼주고 싶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설운도도 "전 '트롯신2' 제작진에게 감사하다. 출연자들이 최하 무명생활 5년 이상 된 분들이다. 그 설움이 많다. 그런 분들에게 이런 기회를 줬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라고 좋은 기회를 마련해 준 제작진에게 공을 돌렸다.

진성

오랜 무명의 세월을 버텨내고 지금은 '트롯신'이 된 진성은 더 남다른 마음을 밝혔다. 진성은 "얼마 전의 절 보는 거 같다. 무명의 설움이란 건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어 "후배들의 노래하는 모습을 보니, 절실함과 간절함, 애틋함, 이런 것들이 몸에 깊게 베어있는 친구도 있고, 실력에 자신감 있는 후배도 있더라"며 "중요한 건 트롯의 근원을 알아야 한다. 그걸 잊지 않고, 트롯을 깊게 음미할 수 있는 신인이 탄생할 수 있을 거 같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 심사위원NO, 멘토로 나선 트롯신들

'트롯신2'가 다른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과 다른 점 중 하나는 트롯계 레전드들이 심사위원이 아닌 '멘토'로 후배들을 이끈다는 점이다. 출연자들은 남진, 김연자, 설운도, 주현미, 진성, 장윤정 등 트롯신들의 수업을 받으며 실력을 더 발전시킨다.

남진은 "후배들을 보며 저의 데뷔 때가 생각났다. 먼저 경험해 봐서 그 마음을 충분히 안다"며 "저도 무명 때 좋아하는 선배님을 만나 사진 하나 찍었는데, 그분은 돌아가셨지만 지금도 그때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무명 때 만난 선배의 인상, 느낌이 평생 정말 중요하다. 저도 그런 좋은 조언자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설운도

설운도는 멘토들 중 '악역'을 자처했다. 설운도는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의 수많은 무명 가수들이 이 자리에 서는 게 꿈이다. 이 기회를 잡지 못하면 다음이 없다. 그분들의 심정을 제가 잘 알기 때문에 그분들의 소소한 감정까지 제가 다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제가 더 집요하게 이야기했다"며 "그분들이 잘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다른 분들보다 제가 더 강하게 이야기했다"라고 자신의 멘토 스타일이 강한 이유를 설명했다.

눈빛이 바뀐 건 주현미도 마찬가지. 그동안 '트롯신이 떴다'에서 부드럽고 소녀 같은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주현미가 이번 '트롯신2'에선 180도 다른 매력을 예고했다.

주현미

주현미는 "제가 생각한 것과 조금 다르게 벽에 부딪친 부분이 있었다. 후배들이 트롯이라는 장르를 잘못 알고 가수로 활동하고 있었더라. 어떻게 이 트롯이 불리게 됐는지, 왜 이게 100년 동안이나 사랑받는지, 트롯가수이니 그 근원을 당연히 알거라 생각했는데, 후배들은 50~60년대 노래를 아예 모르더라. 그러면서 트롯가수라고 하는 후배들을 봤을 때, 약간 전 혼란스러웠다"라고 출연자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주현미는 "그 후배들은 여태 그런 생각을 못했다고, 주어진 무대만, 행사만 급급하다 보니 이런 걸 더 배우려는 생각도 시간도 갖지 못했던 것"이라고 이해하며 "이런 걸 지적했을 때, 절실하게 매달리는 후배들의 모습을 보며 저도 애정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후배들이 멘토링을 통해 "어떻게 업그레이드되어 가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그렇다면 심사는? 랜선 시청자들이

'트롯신2'가 다른 트롯 프로그램과의 또 다른 차별점은 심사 스타일이다. 심사는 시청자가 맡는다. 미리 모집한 시청자들이 화면으로 연결, 랜선 심사위원이 되어 출연자의 무대를 보고 평가한다.

남진은 "우리가 심사하는 게 아니고 랜선 심사위원들이 심사한다"며 "우리도 당황할 때가 있다. 우린 무대를 가까이서 보는데, 랜선은 영상으로 보니까. 우리 생각과 반대로 나올 때가 있더라"며 멘토들의 생각과 랜선 심사위원의 생각이 달라 당황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하지만 비전문가라도 랜선 심사위원의 심사는 정확했다고 한다. 주현미는 "당황스러운 적이 있긴 하지만, 랜선 판정단의 판정은 정확하다. 참 냉철하고, 수긍이 가더라"며 더 대중적인 시선과 기준으로 평가하는 랜선 심사위원들의 활약에 기대를 당부했다.

김연자

김연자는 랜선 심사위원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후배들을 보며 같이 긴장한다는 소감도 밝혔다. 김연자는 "저도 1974년도에 동양TV에서 '가요신인스타'라는 프로에서 우승해서 프로 데뷔를 했는데, 후배들을 보면 꼭 절 보는 거 같다. 평소에 잘하던 노래도, 심사위원들 앞에선 긴장하게 된다. 그래서 후배들의 경연을 보고 있으면 제가 떨린다. 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트롯신들의 말처럼, '트롯신2'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하는 가수는 '무명'이라는 딱지를 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실력적인 면에서도 '최고'라는 평가를 듣게 된다. 남진은 "이번 기회로 트로트신에서 최고의 가수를 뽑아보고자 한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고, 진성은 "여기서 탄생된 가수는, 모든 것이 검증된 프로"라고 평했다. 과연 트롯신들의 든든한 지지를 받으며 무명의 설움을 딛고 주인공으로 거듭날 1인은 누가 될 것인지, 귀추가 모아진다.

'트롯신2'는 9일 밤 9시 첫 방송된다.

트롯신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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