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치어리더 황다건이 성희롱 피해를 호소한데 이어 동료 심혜성, 박현영도 고충을 토로했다.
앞서 10일 황다건은 자신의 SNS에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 올라온 자신과 관련한 게시물을 캡처해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는 원색적인 글들이 가득했고, 이에 황다건은 "치어리더라는 직업은 재밌고 좋지만 그만큼의 대가가 이런 건가. 한두 번도 아니다"라며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삼성 라이언즈에서 황다건과 함께 치어리더를 하고 있는 심혜성도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그동안 당해온 일들에 울분을 토했다.
심혜성은 "'성희롱이 싫으면 노출이 없는 옷을 입어라, 노출 없는 일을 해라'라는 말로 피해자에게 모든 책임을 안기고"라며 "수십수백 명의 치어리더가 성희롱을 수도 없이 당해도 그중 몇 명이 나처럼 자기 의견을 알릴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또 심혜성은 "초상권도, 피해를 입고 피해 입었다고 말할 권리도, 피해자가 될 권리도 그 어떤 인권도 없는 우리일지도"라며 "혹여나 논란거리가 되어 남이게 피해가 될까 봐 '노이즈 마케팅' 이딴 소리나 들을까 봐 어떤 의견도 내지 못하는, 어리고 조신하지만 너희들의 성욕은 채워줘야 하는 직업일지도"라고 덧붙였다.
심혜성의 글에 같은 삼성라이언즈 치어리더 박현영은 댓글로 공감했다. 박현영은 "우리가 노출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닌, 그냥 춤추고 무대 위의 서는 게 좋아서 치어리더라는 일을 하는 사람도 충분히 많다는 걸 알아주세요 제발"이라고 호소했다.
황다건과 심혜성은 모두 2000년생으로 만 18세의 미성년자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올린 SNS 글에 관심이 높아지자 현재 해당 글들을 모두 삭제한 상태다.
치어리더들의 연이은 성희롱 피해 호소에 '치어리더계 스타' 박기량이 과거에 했던 말도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박기량은 지난 2014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기업 체육대회에 참여했는데 아버지 연배 되는 분이 술을 따르라고 한 적이 있다"라며 유흥업소 여종업원 취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치어리딩을 할 때 "밑에서 카메라로 찍는 분들도 있다. 경기가 지고 있으면 물건도 던지기도 한다"라며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이런 박기량의 과거 발언까지 재조명되며, 치어리더란 직업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뀌어야 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또한 치어리더가 성상품 화가 되지 않으려면, 노출이 지나친 옷을 자제하고 특히 미성년자 치어리더를 기용할 시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사진=황다건, 심혜성, 박현영 인스타그램]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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