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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자우림 “조용필 50주년이라는 말에 절로 겸손해졌죠”

이정아 이정아 작성 2018.07.01 14:54 수정 2018.07.02 09:42 조회 1,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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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

[SBS연예뉴스 |이정아 기자] 자줏빛 비가 내리는 숲이라는 뜻의 자우림(紫雨林). 이처럼 그룹명에서부터 짙은 색깔이 묻어나는 그룹이 또 있을까 싶다. 그 짙은 색깔만큼이나 자우림은 인간의 내면에 깔려있는 깊은 우울의 정서를 제대로 끄집어낸다. 세상의 아픔도 자우림이 이야기하면 가슴에 피가 도는 것처럼 깊은 위로가 된다.

자우림이 지난 22일 10집 ‘자우림’을 발표했다. 2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앨범 명은 ‘자우림’이다. 20주년을 이렇게 명확히 이야기하는 앨범 명도 또 없겠다 싶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렇게 한결같이 서로와 함께한 이선규(기타), 김윤아(보컬), 김진만(베이스)은 이날도 그렇게 담담하게 20주년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 먼저 20주년을 맞은 소감을 전해달라.

(선규) "사실 지난해가 딱 데뷔 20년이라 공연을 했다. 지난해부터 20주년이라며 여러 곳에서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 사람들이 치켜세워주면 멋모르고 좋은 건가 했는데 조용필 선생님이 50주년이라는 말을 듣고 ‘나대지 말자’ 싶었다.(웃음)"

(윤아) "1997년에 데뷔했다. 데뷔 자체는 운 좋게 영화처럼 하게 됐고 그다음에도 앨범이 나올 때마다 반응이 좋아서 신기했다. 이렇게 20년이나 할 줄 알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생각해보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가장 감사한 부분은 우리 멤버들이다. 어느 분야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사람들을 봐도 처음에 시작할 때와 같은 사람들이랑 하는 게 쉽지는 않은데 나는 이렇게 데뷔하기 전에 알았던 분들과 지금까지 하게 됐다. 멤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또 아시다시피 우리가 아이돌하고는 다르지 않냐.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일을 한 것도 아니고 말을 잘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지금까지 앨범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자우림의 음악을 이해해준 팬들 덕분이다. 무슨 음을 냈을 때 ‘이런 경험을 토대로 냈구나’하고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지금까지 음악을 했다.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다."

자우림

# 원년 멤버 그대로 활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멤버 구태훈이 지난해 6월 팀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선규) "음악적 견해 차이가 크고 의견 충돌이 있었더라면 오히려 이렇게 된 상황이 덜 안타까울 텐데 음악 외적인 부분으로 이렇게 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좀 많이 속상하다. 때를 기다리고 있다. 잘 해결될 거라 믿고 기다리고 있다."

# 이번 앨범 명은 ‘자우림’이다. 스스로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눈에 띈다.
(선규) "조심스러운 게 있었다. 우리도 셀프 타이틀을 해볼까 하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사실 지난번 앨범에도 그렇게 쓸까 했지만 ‘이번은 좀 창피하지’ 그런 의견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들 이견 없이 하자고 했다. 셀프 타이틀 앨범이라는 게 우리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 데뷔 20주년에 이렇게 정규앨범으로 만나게 되니까 반갑다.

(선규) "어릴 때부터 들었던 음악들이 있어서 싱글이라던가 곡 하나 두 개로 앨범을 발표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정규 앨범을 만들어서 내는 게 편하다. 한 곡으로 뭔가를 설명한다는 것이 자우림에게는 어색하다. 자우림 앨범을 들어보면 백화점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건 어느 정도 부정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윤아) "백화점에는 모든 게 있다. 이게 다 필요한게 인생이다. 자우림의 이야기는 결국 인간의 희망과 분노, 좌절, 밝음과 어두움에 대한 것이다. 어떤 사람도 한 면만 있는 삶은 없다. 이번 앨범 역시 어떤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자우림으로 어떤 음악을 만들 때는 내 개인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것은 안된다는 생각이다. 우리 세 명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여야 한다. 청년의 마음을 품고 있고 갈등과 고뇌가 있고 항상 더 행복해지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항상 뜻대로 되는 게 아닌 이야기, 그런 사람의 인생이 담겨 있다."

자우림

# 앨범 재킷도 예쁘다. 어떻게 보면 동화책 같기도 하다.
(윤아) "일부러 내 얼굴이 많이 가려진 사진을 선택했다. 녹색과 보랏빛 꽃으로 이뤄져 있다. 앨범의 컬러감을 대변한다. 잔혹 동화 같은 느낌도 있고 그렇다. 재킷에서 들고 있는 게 도라지 꽃인데 꽃말이 ‘영원한 사랑’이다. 그런데 앨범에는 그런 노래는 없다. 자우림이 ‘하하하쏭’, ‘매직 카펫 라이더’ 같은 노래로 많이 알려지기는 했는데 우리 앨범은 어떤 음악이든 어두운 추가 달려 있었다. 5집 ‘광야’라는 곡도 그렇고 이번 앨범 ‘광견시대’도 그러하다. 세상은 한 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니까. 사실은 ‘하하하쏭’도 슬픈 노래다."

# 9집 이후 5년 만에 나온 10집이다. 
(윤아) "9집을 기점으로 사운드 메이킹에 대해 그전까지는 ‘그냥 편하게 너무 멤버들 스트레스 주지 말고 하자’고 생각한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8집이 끝나고 나서인가부터는 앞으로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9집부터 녹음실에서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멤버들을 들들 볶고 즐거운 음악 동호회 느낌에서 좀 더, 끝까지 하자는 주의로 바뀌었다. 더 프로패셔널한 면을 지향하자 마음먹었다. 결과는 확실히 좋아졌다."
(진만) "연륜이 쌓이고 나니 앨범을 내고 나서 요만큼의 찝찝함도 남기면 안 되겠다 싶었다. .왜냐하면 이번 앨범을 이유로 누가 급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럴 나이가 됐으니까. 후회 없는 앨범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웃음)"
(선규)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윤아 솔로 앨범도 나왔다. 열심히 준비해서 나온 앨범이니만큼 그 텀이 길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7~8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콘서트 ‘자우림, 청춘예찬’(紫雨林 十 靑春禮讚)을 열고 신곡의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다.
(진만) "자우림이 음원보다 라이브가 좋은 팀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음원보다 좋은 라이브를 준비했다. 밴드는 역시 라이브다. 선곡도 새 앨범 수록곡은 물론 JTBC ‘비긴어게인’이 끝난 지 얼마 안되서 그 방송에서 부른 노래도 짤막하게 들을 수 있게 준비했다."

happ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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