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할리우드에 불어닥친 키워드는 '과거'다. 가장 대표적인 '프리퀄'은 어떤 작품이 보여줬던 이야기의 과거를 소재로 하는 속편. 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로 본편의 이야기가 왜 그렇게 됐는지를 설명한다. 1편 이전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기에 관객들에게 새롭게 입문서 역할을 하는 작품. 하지만 단순한 과거를 다룬 속편을 넘어 독립된 한 작품이 되기에도 충분하다.
하지만 이에 더 나가아 '리부트(reboot') 개념도 등장했다. '리부트'는 원작의 연속성을 버리고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것. 그렇다면 이 '리부트'는 '리메이크'(remake)와는 또 어떻게 다를까? 프리퀄, 리부트, 리메이크 등 과거를 관통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하반기 할리우드 영화들을 살펴봤다.
◆ '프로메테우스'는 '에일리언'의 프리퀄이냐 아니냐
리들리 스콧의 SF 신작 '프로메테우스'는 '에일리언'의 프리퀄이냐 아니냐로 논란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 당초 '에이리언' 시리즈의 프리퀄으로 알려졌지만 스콧 감독은 "에이리언의 DNA는 가지고 있지만 전혀 다른 독립적인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영화는 '에일리언'의 흔적이 곳곳에 발견되지만, 연속상에서 두 작품을 이해하기 보다는 두 영화 각각 독립된 개체로 다르게 봐야한다는 관점이 존재한다. 심지어 이 작품은 포스터에 '프리퀄인지 아닌지 직접 보고 판단하라'는 홍보 문구를 사용하기도 했다.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프리퀄이냐 리부트냐
28일 개봉을 앞둔 마크 웹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1편보다 좀 더 과거 이야기부터 시작되지만 리부트 개념에 가깝다. 리부트는 말그대로 '새롭게 시작하는 것'. 3편까지 등장한 이야기를 콘셉트와 캐릭터만을 살린 채 다시 재부팅하는 것이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같은 경우에는 감독도 배우도 전면 교체돼 분위기도 확연히 다르고 주인공 피터 파커의 성격도 변화했다. 그렇기에 원작의 팬들은 이 리부트에 실망감을 표할 수도 있고 반대로 완전히 새로워진 이야기에 반색을 표할 수도 있다.
◆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프리퀄의 속편 끝판왕
7월 19일 개봉하는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에 이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프리퀄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다. 잘 만든 프리퀄의 좋은 예로 단순한 원작의 과거 이야기를 넘어 독립된 한 작품으로도 큰 명성을 얻은 경우다. 이처럼 흥행과 평단에서 좋은 평가를 얻은 프리퀄은 그 속편도 등장하며 죽지 않는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시리즈는 역대 최고 장시간의 IMAX 영상이라는 차별점 등으로 프리퀄의 끝판왕의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다크 나이트' 뿐 아니라 1968년 개봉한 '혹성탈출'의 프리퀄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은 지난 해 개봉해 잘 만들어진 프리퀄로 호평받았다.
이 외에도 올 12월 개봉 예정인 '호빗:파트1'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프리퀄로 피터잭슨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지난 14일 개봉한 '더 씽'은 SF 스릴러의 바이블로 평가받는 존 카펜터 감독의 '괴물' 프리퀄이다. 그런가하면 내년에는 1939년 '오즈의 마법사' 프리퀄인 '오즈 더 그레이트 앤파워풀'이 개봉한다. 이 외에도 '엑소시스트 더 비기닝', '한니발 라이징', '언더월드-라이칸의 반란' 같은 프리퀄 영화들이 있었다. '스파워즈'의 프리퀄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1~3'는 팬들 사이에서 반반의 평가를 얻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역대 외화 흥행 1위인 '아바타2'는 '프리퀄'이 아니라 그 이후 이야기를 다룬 '시퀄(sequel)' 형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 리부트와 리메이크 차이점은?
그렇다면 리부트와 리메이크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비슷한 개념이긴 하나 말그대로 리부트는 '다시 시작하는 것'이고, 리메이크는 '다시 만들어진다'라는 뜻처럼 리부트는 콘셉과 캐릭터를 가지고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리메이크는 기존의 이야기를 재해석한다는 것에 가깝다. 특히 리부트는 시리즈물의 재시작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리부트는 속편이 반복되면서 느낀 진부함을 새롭게 리프레쉬(refresh)한다는 장점이 있고, 정체된 시리즈에 새로운 에너지를 넣어주기도 한다.
오는 8월 3일 개봉 예정인 '토탈리콜'은 1990년 폴 버호벤 감독 작품 '토탈리콜'의 리메이크 버전이다. 렌 와이즈먼 감독의 손에서 재탄생됐으며 폴 버호벤의 '토탈 리콜'과 마찬가지로 필립 K. 딕의 단편을 원작으로 한다. 리메이크는 전편에 대한 오마주의 향기가 좀 더 짙다고 할 수 있다.
(OSE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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