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1일(수)

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언더커버 미쓰홍'의 발견, 보물 조한결…"난 지금도 무명배우"

작성 2026.04.01 09:39 조회 173
조한결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13%라는 높은 시청률과 함께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은 주연 배우 박신혜를 중심으로 위로는 1952년생 이덕화부터 아래로는 2018년생 아역 김세아까지, 신구 배우들의 합이 조화로운 드라마였다. 1990년대 세기말, 30대 엘리트 증권감독관 홍금보(박신혜 분)가 수상한 자금의 흐름이 포착된 한민증권에 20살 말단 사원으로 위장취업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코믹하지만 따뜻한 터치로 그린 이 작품은 특히 신선한 얼굴의 배우들을 주요 캐릭터에 대거 포진시켰는데, 그 가운데 '알벗 오'를 연기한 2002년생 배우 조한결의 존재감은 막강했다.

'언더커머 미쓰홍'에서 조한결은 여주인공 박신혜와 짝사랑 로맨스로 엮임과 동시에,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한민증권의 3세로 후계 전쟁에 휩싸이기도 했고, 비리 사건의 진실을 캐는 중추적인 역할로도 활약했다. 아직은 신인이라 대중에게 익숙지 않은 조한결은 '언더커버 미쓰홍'을 통해 배우로서 자신의 얼굴을 시청자의 뇌리에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방송사에서 힘줘 제작하는 16부작 주말드라마에서 비중이 큰 캐릭터를 맡는다는 건 신인 배우에게 엄청난 행운이자 기회다. 조한결은 오디션을 통해 알벗 오 캐릭터로 낙점 받았다.

"오랜만의 오디션이라 너무 긴장이 돼서 손발이 떨릴 정도로 많이 떨며 오디션을 봤어요. 그러다 감독님이 '동네 아저씨한테 하듯 편하게 해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을 듣고 긴장이 풀렸던 거 같아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고 집에 돌아왔어요. 그리고 합격했다고 연락을 받았죠. 운이 좋았던 거 같아요. 제가 맡을 역할이 크다는 걸 듣고 행복했어요. '그동안 노력한 보람이 있구나' 생각했죠. 너무 기뻤어요."

합격의 기쁨은 잠시, 곧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몰려왔다. 큰 작품에 주요한 캐릭터로 들어가는 만큼 자신이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엄습했다. 하지만 조한결은 부담감에 주눅 들지는 않았다. 현장에서 부딪치며 부담감을 기분 좋은 긴장으로 치환했다.

"처음엔 부담감이 컸어요. 주위에서도 '연기를 잘해야 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연기적으로도 부담됐죠. 하지만 현장에서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제가 압도적인 막내다보니, 다들 긴장을 풀어주시려 했고,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러면서 부담감을 떨쳐냈죠."

조한결

조한결이 스스로 '압도적인 막내'라 한 이유는, '언더커버 미쓰홍'에 출연한 배우들 중 김봄 역을 소화한 아역배우 김세아를 제외하면, 조한결이 유일한 2000년 이후 출생이기 때문이다. 조한결의 바로 위는 강노라 역의 최지수인데, 조한결보다 5세가 더 많다. 촬영장의 '압도적 막내' 2002년생 조한결에게 '언더커버 미쓰홍'의 시대 배경인 1990년대 말은 태어나기도 전이다.

극 중 알벗 오는 한민증권 강필범(이덕화 분) 회장의 외손자이자 오덕규(김형묵 분) 상무의 외동아들로, 한민증권에서 위기관리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다. 회사에서 있으나마나 한 위기관리본부에 낙하산 본부장으로 떨어진 알벗은 실패한 미국 유학생이자 지독한 영화광으로, 일에는 관심 없고 회사에서도 영화만 보는 한량이다. 90년대 말 오렌지족 시네필 캐릭터, 조한결은 어떻게 준비했을까.

"영화나 옛날 인터뷰 같은 걸 많이 찾아봤어요. 영화 '태양은 없다'가 오렌지족의 헤어나 의상 같은 걸 잘 표현해서 그걸 많이 참고했죠. 금융 관련해서 공부도 많이 했어요. IMF에 대해 알긴 했지만, 이번에 조금 더 깊이 공부했어요. 부모님한테 '금 모으기 운동' 당시 어땠는지, 어떤 심정이었는지 그런 것도 여쭤보고요. 영화를 좋아하는 설정은 저도 영화를 좋아해서 괜찮았는데, 극에 등장하는 '너에게 나를 보낸다'라는 영화는 처음 알았어요. '록키'는 알긴 했는데 잘 몰라서, 이번에 영화를 따로 찾아봤고요."

조한결

'언더커버 미쓰홍'에서 알벗 오는 반전 서사를 지닌 캐릭터다. 회사에 잠입한 홍금보의 '20살 홍장미'라는 위장신분을 그대로 믿고 좋아하는 마음까지 품는 순수한 청년, 회사에 간식 먹고 영화 보러 오는 마냥 가벼운 한량인 줄만 알았던 그가, 삼촌 죽음의 진실을 비밀리에 캐러 다니고, 알고 보니 여의도 금융계 정보의 집약체인 '여의도해적단'의 선장이었다는 사실은 극 중후반부의 주요 반전 포인트였다.

"알벗이 여의도해적단 선장이란 걸 처음부터 알고 준비했어요. 해적단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알벗이 그저 한량 같이 보이면 좋겠다, 시청자가 눈치채지 못했으면 한다는 감독님의 요청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초반엔 여의도해적단이란 걸 까먹을 정도로, 한량 백수처럼 연기했어요. 후반부 알벗의 반전은, 대본을 너무 잘 써주셔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어요. 홍금보의 정체를 알고 난 후에는 알벗의 에너지는 비슷하게 가져가되, 어느 정도 진지함과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고요."

조한결

알벗은 30대 홍금보가 스무 살 홍장미라고 속인 상태에서 홍금보를 짝사랑한다. 알벗 입장에선 다섯 살 어린 홍장미를 좋아하는 것이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30대 누나 홍금보를 짝사랑하는 연하남의 모먼트다. 귀여운 연하남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그려내며 몽글몽글한 설렘을 선사한 조한결은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 박신혜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신혜누나가 연기적으로 많은 도움을 줬어요. 모든 게 누나가 잘 맞춰줘서 가능했죠. 카메라 앞에서 눈을 어떻게 활용하면 시선이나 감정 표현을 잘할 수 있는지, 그런 팁들을 알려줬어요. 또 제가 16부작 경험이 없어서 전체적인 흐름을 어떻게 끌고 가야 하는지 부족함이 있는데, 그걸 누나가 많이 알려줬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신혜누나의 드라마를 보고 자랐거든요. 그래서 같이 연기하는 거 자체가 신기했어요. 연예인의 연예인 같은 느낌이랄까요. 누나는 현장에서 책임감도 리더십도 강해요. 힘든 스케줄에도 그런 태도를 계속 유지한다는 게,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압도적 막내' 조한결에게 '언더커버 미쓰홍' 촬영장은 그야말로 배움의 장이었다. 또래 없이 선배들만 즐비한 촬영장이라 신인 배우에겐 자칫 주눅이 들 수도 있는 환경인데, 조한결은 "선배님들이 다 착했다"며 즐겁고 배울 게 많았던 촬영 분위기를 전했다.

조한결

"정말 모든 선배님이 착했어요. 다들 제 긴장을 풀어주려 했죠. 고경표(신정우 역) 형은 액팅이나 제스처 타이밍에서 제가 어려움을 겪으면 리허설 때 형이 알벗을 해보며 알려주기도 했어요. 하윤경(고복희 역) 누나는 제가 현장에서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원래 친했던 누나처럼 저한테 너무 잘해줬고요. 김형묵 선배님은 진짜 아빠뻘인데, 너무 잘 챙겨주셨어요. 뮤지컬도 초대해주시고, 같이 밥도 먹자고 말씀해 주시고. 선배님이 엄청 재밌고 아이디어가 많으세요. 그런 현장에서의 자유로움을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위기관리본부 팀원들의 케미도 정말 좋았어요. 장도하(이용기 역) 형은 대본에 있는 것보다 훨씬 준비를 많이 해오는 배우예요. 정말 멋있어요. 김도현(방진목 역) 선배님은 현장 소품을 잘 이용해 캐릭터의 디테일을 잘 만드세요. 이런 점들을 모두 본받고 싶어요."

오디션에서 감독이 "동네 아저씨한테 하듯 편하게 해보라"고 말했던 건, 자유로운 유학파 출신 알벗의 능청스러운 성격 때문이다. 알벗은 자신보다 열 살 이상 많은 방진목 과장을 친구처럼 대하고, 윗사람에게도 스스럼이 없다. 조한결은 실제 자신과 알벗이 비슷한 면이 있다고 했다.

"싱크로율은 60~70% 정도 되는 거 같아요. 저도 좀 능글맞은 면이 있거든요. 친해지면 사람들한테 장난도 잘 치고, 억압받는 거 싫어하고 자유를 추구하는, 그런 면들이요. 다만 알벗은 파워 'E' 성향이고, 전 'I' 성향에 가까워요."

'언더커버 미쓰홍'은 지난해 12월에 촬영이 끝났고, 올해 1월에 방송을 시작해 3월 8일에 16부작 방영을 마무리했다.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은 드라마에서 주요 캐릭터를 연기한 만큼, 조한결에게 이번 작품은 자신의 배우 인생에 깊이 각인될 소중한 작품이다.

"선배님들이 워낙 많았던 현장이라, 연기적인 거나 현장에서 선배들의 태도나, 배운 게 정말 많아요. 대본을 통해 전체적인 흐름을 보는 폭도 전보다 넓어졌고요. 제게 '언더커버 미쓰홍'과 알벗은 큰 사랑을 받은, 평생 기억에 남을 작품이자 역할이에요. 하지만 이제 떠나보내고, 다음 작품을 준비해야죠."

조한결

조한결은 어릴 적 아역배우 학원에 다녔다가 연기에 재능이 없다는 걸 스스로 깨닫고 포기했다. 그러다 초등학생 때 야구 애니메이션 '메이저'를 보고 야구에 빠졌다. 이후 조한결은 야구선수의 꿈을 품고 달렸다. 하지만 중학교 때 다친 무릎이 습관성 탈골로 변형돼 수술과 재활의 시간을 거쳤고, 어렵게 다시 복귀했지만 무릎이 골절되는 부상을 다시 당했다. 결국 조한결은 고2 때 야구선수의 꿈을 접었다.

그렇게 좌절에 빠져있던 그에게, 어릴 적 잊고 지냈던 꿈이 다시 찾아왔다. 재능이 없다고 일찌감치 깨닫고 포기했던 '연기'였다. TV 드라마 속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나도 저걸 하고 싶다'는 새로운 꿈과 도전 의식이 그의 안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그렇게 조한결은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스스로 재능이 없다고 여겼던 게, 하루아침에 좋아질 리 없다. 재능이 없다면 답은 노력뿐이었다.

"연기를 처음 했을 때 엄청 못했어요. 대사 한마디도 못했죠. 그래도 열심히 노력했어요. 연기 연습을 많이 했죠.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서 엄청 봤고, 연기 학원도 다니고 레슨도 받고, 선배님들의 연기를 모니터 하며 연습도 했어요. 오디션을 보면서 조금씩 연기가 늘었던 거 같아요. 오디션을 정말 많이 봤거든요. 오디션이란 오디션은 거의 다 봤던 거 같아요. 엄청 많이 떨어졌죠. 최종까지 갔다가 떨어지기도 하고.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그러다 첫 작품으로 웹드라마 '내리겠습니다 지구에서'를 했어요. 그 후에 일일드라마도 하고, 아역도 하고,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차근 해왔어요. 옛날에는 처음부터 주인공 하는 친구들을 부러웠어요. 하지만 지금은, 차근차근 쌓아온 제 필모그래피가 자랑스러워요."

조한결

차근차근 계단을 오르듯, 자신의 힘으로 배우로서 한 단계씩 걸어 올라온 조한결은 마침내 '언더커버 미쓰홍'이라는 대표작과 알벗 오라는 대표 캐릭터를 남겼다. 이는 대중의 인지도로 먹고 사는 배우에게 엄청난 수확이다. 하지만 조한결은 "난 지금도 무명배우라 생각한다"라고 겸손한 생각을 밝혔다. 능청스러운 알벗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 앞에서 만큼은 진중했던 것처럼, 조한결도 연기를 대하는 태도에선 묵직한 무게가 느껴졌다.

"연기라는 게, 글을 보고 어떤 인물을 구축한다는 거 자체가 재밌어요. 같은 역할도 배우마다 다르게 표현하잖아요. 그게 신기하고, 매력 있는 거 같아요. 김우빈, 강하늘, 박서준 선배님처럼 연기하고 싶어요. 능글맞은 연기도, 진지한 연기도 잘하는 배우들이잖아요. 제가 '스물', '청년 경찰' 같은 영화를 좋아해요. 예전에 오디션 보러 다닐 때, '스물'의 김우빈 선배님의 독백 대사를 많이 했어요. 대중이 제 연기를 보고 '저 친구 연기가 참 편하다' 했으면 좋겠어요. 연기에 불편감이 없고 매력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진=써브라임, tvN 제공]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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