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SBS연예뉴스 l 이정아 기자]“지금의 나는 지기 직전 온 천지를 신기로운 붉은 빛으로 물들이는 석양의 노을처럼 가장 아름다운 태양의 모습이고 싶다.”
대중음악의 역사 패티김이 은퇴를 선언했다. 패티김은 15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 결심을 한 이유와 이후의 행보를 밝혔다.
백발의 컷트 머리에 진을 입고 등장한 패티김은 언제나 그렇듯 당당한 모습이었다. 54년 한 길을 걸으며 이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얼마나 철저히 자신을 가다듬었을지 느껴졌다.
갑작스러운 은퇴 소식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역시 '왜?' 였다.
패티김은 “올해로 노래한지 만 54년이 됐다. 내년이면 55주년이 된다. 아직까지 여러분들이 보다시피 건강하고 노래 잘한다. 지금처럼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자신 있게 당당하게 설 수 있을 때 은퇴를 하고 싶다. 여러 팬들 기억에 영원히 그런 모습으로 남고 싶은 마음으로 이런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오랫동안 갈등하고 고민했다. 그런데 지금이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마무리도 얼마나 멋지게 화려하게 하느냐도 참 중요하다. 지난 10여 년간 마무리를 어떻게 할까 생각했다. 10여 년 전부터 은퇴를 생각했다. 최근에 생각해 내린 결정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언제 내가 무대를 떠날 것인가를 생각했다”며 미소를 보였다.
그럼에도 자신의 인생 4분의 3을 함께 했던 노래, 무대를 떠나는데 서운하지 않을 리 없다.
패티김은 “마음은 더 하고 싶다. 앞으로 5년, 10년 아니 영원히 하고 싶다. 그게 내 솔직한 고백이다. 그러나 내가 지금 이런 상태로, 건강한 상태로 무대를 떠나는 것이 가장 패티김 답다는 생각을 했다. 언제나 멋지고 당당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전했다.
또 “무대의 맛과 멋을 한번 알게 된 사람은 참 무대를 떠나기 힘들다.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미련은 많이 남는다. 하지만 태양이 떠오를 때 참 밝고 희망적이고 그렇지만 석양이 질 때 그 노을빛이 온 세계를 붉게 화려한 색으로 장식하 듯, 나는 그런 모습으로 여러분 기억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은퇴를 한 후에는 무엇을 할 계획이냐는 물음에는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으며 “은퇴를 하고 나면 평범한 김혜자 할머니로 돌아가 손주들하고 평범한 할머니로 살고 싶다”고 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아직도 수영 1500m를 무리 없이 하고 4, 50km를 매일 걷는다는 그녀 패티김은 6월 2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시작으로 1년여 간 국내, 외에서 은퇴 공연 '이별'을 연다.
1958년 8월 미 8군무대로 노래를 시작해 54년 동안 한 길을 걸어온 패티김은 그렇게 자신만의 방식대로 멋진 마무리를 하려하고 있다. 기자회견장에 걸려 있는 20대의 그녀의 모습과 지금의 그녀의 모습이 묘하게 가슴 속에 울림을 주고 있었다. 그녀의 그 마무리는 과연 어떤 빛으로 빛날지 그날이 기다려진다.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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