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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Y] 연상호의 저예산 영화는 시스템이 될 수 있을까

작성 2026.10.30 16:31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연예뉴스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연상호 감독이 '얼굴'에 이어 '실낙원'으로 또 한 번 저예산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실낙원'은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 류소영에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 류선우가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심리 스릴러. 김현주와 배현성이 주연으로 분했다.

지난 21일 개봉한 '실낙원'은 29일까지 13만 4,375명의 관객을 모았다. 박스오피스는 6위권이다. 연상호 감독이라는 이름값을 생각하면 아쉬운 수치지만 영화의 제작 규모와 형태를 생각하면 성공작으로 분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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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낙원'은 순제작비 5억 원으로 만든 저예산 영화다. 이 작품은 개봉 전 해외 118개국 선판매만으로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 개봉 후 관객 동원은 모두 수익으로 집계 돼 제작진과 배우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하고 있다.

'돼지의 왕', '사이비'로 독립 영화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연상호 감독은 2016년 상업영화 데뷔작 '부산행'이 천만 관객을 달성하며 단숨에 흥행 감독 타이틀을 얻었다. 이후 '반도', '군체'까지 100억대 이상의 대작을 만들며 각각 380만 명, 595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중견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연상호는 지난해 '얼굴'을 만들며 저예산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얼굴'은 순제작비 2억 원으로 만들어 전국 108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박정민, 신현빈, 권해효 등 출연진 역시 스타 배우들로 꾸린 작품이었다. 배우들과 제작진들이 자발적으로 출연료를 낮추거나 성공 후 보수를 받은 인센티브 계약을 했기에 가능했다. 무엇보다 회차를 줄여 제작비를 줄인 것이 저예산의 밑바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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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낙원' 역시 '얼굴'의 제작 형태를 따랐다. 촬영을 14회 차로 제한해 제작비를 낮췄다. 대규모 세트나 시각효과 대신 배우의 연기와 심리적 긴장감에 무게를 실었다. 현대 생활의 주요 화두가 된 AI를 소재로 한 묵직한 메시지는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로 극대화됐다.

연상호 감독은 일급 감독으로는 드물게 200억 대 대작 영화와 2억 대 저예산 영화를 넘나드는 연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대작으로는 다수의 관객을 아우를 수 있는 보편적인 오락 영화를 만들고, 저예산으로는 과거 독립영화계에서 보여줬던 주제의식을 강조한 영화를 만들고 있다.

저예산 영화를 오랫동안 만들어온 경험과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한 행보다. '얼굴'과 '실낙원'의 연이은 성과는 중,저예산 영화 제작이 활발한 현 영화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회성 시도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작품을 만들며 자신만의 시스템을 확립하고 수익 모델을 만들어가는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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