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암살자(들)' 역사 왜곡 논란이 '100분 토론'을 뜨겁게 달궜다.
13일 밤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암살자(들) 논란..영화 속 역사, 어디까지?'를 주제로 패널들 간에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100분 토론'이 특정 영화 한 편을 주제로 놓고 토론을 나눈 것은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 워'(2007) 논란 이후 약 19년 만이다. 그만큼 '암살자(들)' 둘러싼 논란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주제 선정이었다.
'암살자(들)'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프로 삼아 당시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를 영화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그러나 최근 작품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치권과 영화계 안팎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영화가 사건의 배후에 당시 권력층의 개입 가능성을 암시하는 가설을 제시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진영은 "사법적 판단과 역사적 정설을 뒤흔드는 역사 왜곡"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 진영은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이 창작의 자유를 침해하고 영화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날 토론에는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찬일 영화평론가,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 심용환 역사N교육연구소 소장이 출연했다. 많은 정치인들이 영화를 보지도 않고 해당 논란에 대한 의견과 감정을 표현한 것과 달리 이날 출연한 네 패널은 모두 "영화를 봤다"고 밝히며 토론을 시작했다.
노종면 의원과 전찬일 평론가는 "영화에 대한 평가는 관객의 몫으로 남겨야 하며, 정치권이 영화의 표현의 자유와 창작권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배우를 향해 인신공격을 하거나 집 앞에 찾아가 시위하는 등의 비방과 낙인찍기는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용근 의원은 "국민의힘이나 보수 진영에서 영화의 창작성을 저희가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이 영화는 상업 영화로서 허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영화가 창작의 범위를 넘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세광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이미 내려졌음에도 영화의 내용이 해당 판단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심용환 소장은 '암살자(들)'의 역사적 근거와 시대적 고증이 부실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영화의 내용을 둘러싸고 보수 정치권과 온라인에서 역사왜곡 논란을 제기하는 상황에 대해선 불필요한 정치적 공방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방송은 보수와 진보, 정치의 진영으로 패널을 나눴다기보다는 영화가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두 명과 영화적 상상력이라고 주장하는 두 명으로 패널을 선정한 것처럼 보였다. 네 패널이 영화를 바라보는 시각과 정치권의 공방을 바라보는 시각은 미세하게 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 정치권과 보수 시민 단체들이 배우 개인에게 향하는 공격에 대해서만큼은 부당하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암살자(들)'은 지난달 23일 개봉해 20일 만에 전국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