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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st BIFF] "정치가 관객 판단 대신 말라"…정지영·이명세·한재덕, '암살자(들)' 논란에 긴급 기자회견

작성 2026.10.0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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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부산)=김지혜 기자]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영화인들이 "영화를 정치적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차 부산을 찾은 정지영 감독, 이명세 감독, 사나이 픽처스 한재덕 대표, 김홍준 전 한국영상자료원장, 이동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대표 등 영화인 20여 명은 8일 오전 해운대 해수욕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최근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이 작품에 대한 평가의 범위를 넘어 정치권과 공공기관, 투자기관, 극장, 학교, 해외영화제의 상영 문제로까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영화에 대한 비판과 토론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역사적 사건을 다룬 작품이라면 더욱 치열한 논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논쟁이 영화에 대한 평가를 넘어 정치적 정쟁의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작품을 직접 보고 판단하는 것은 온전히 관객의 몫"이라며 "국정감사 자료 요구 등 공적 권한의 사용에도 분명한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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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문 발표 뒤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 사회를 본 정상민 영화제작가협회 부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연 이유에 대해 "영화에 대한 논쟁이 공적 자원을 동원해 제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우려가 깊다"며 "이러한 선례가 반복되면 향후 창작 활동 자체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어 영화인들이 모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계 큰 어른인 정지영 감독은 "영화가 역사를 그대로 대변할 수는 없지만, 역사가 남긴 질문과 수수께끼에 물음표를 던지는 것은 영화감독을 비롯해 화가, 시인, 소설가 등 예술가들의 당연한 의무"라며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시비를 거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명세 감독은 "지난 9월에 한국 정부와 프랑스 정부가 공동으로 서명한 뤼미에르 선언을 보면, 창작의 자유는 영화의 활력과 다양성을 위한 기본 조건이라고 강조하며 표현의 자유 수호에 대해 외압으로부터 창작자 자유를 지킨다고 선언했다. 이 선언에 아직 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창작자 표현의 자유에 대해 정부가 분명히 말하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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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의힘에서 '암살자(들)'의 싱가포르국제영화제 개막작 철회 요구 서한을 보낸 사안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냈다. 영화인들은 "국내의 정치적 공방을 해외영화제의 고유한 작품 선정 및 상영 결정에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어떤 작품을 무대에 올릴지는 영화제의 독립적 판단 영역이고,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온전히 관객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영화 관계자들의 개인 신상이 공개되고, 집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신변을 위협하는 문제도 도가 지나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개인의 신상이 무차별적으로 공개되고 주거지와 일상이 침해되며 협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건전한 비판이나 정치적 의견 표명과는 결코 결을 같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영화인들은 "특정 작품의 진실성이나 완성도를 옹호하려는 것도, 반대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도 아니다. 찬반을 떠나 정치가 영화의 의미와 관객의 판단을 가로채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암살자(들)'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무대인사 등의 일정이 예정돼 있었으나 최근 불거진 역사 왜곡 논란으로 인한 여파로 관객 대상 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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