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한국영화의 독창적인 작가 김기영 감독의 작품 세계를 다시 조명하는 기획전 '리커넥트 김기영'이 오늘 9월 15일 서울영화센터에서 개막한다.
김기영 감독의 영화 8편을 4K 리마스터링으로 선보이는 이번 기획전은 '하녀'와 '파계'를 시작으로 매주 두 편씩 작품을 공개한다. 상영과 함께 새로운 포스터를 선보이며 한국 고전 영화와 오늘의 관객을 연결할 예정이다.
김기영 감독은 인간의 욕망과 불안, 가족과 계급 안에 잠재된 균열을 자신만의 영화 언어로 그려낸 한국영화의 거장이다. 익숙한 일상의 공간을 낯선 긴장의 무대로 뒤바꾸는 연출, 관습을 벗어나는 인물, 강렬한 색채와 미장센은 그의 영화를 뚜렷하게 구별 짓는다. 대표작 '하녀'를 비롯한 그의 작품들은 당대의 사회상과 인간 심리를 대담하게 드러내면서도 하나의 장르나 해석에 머무르지 않는 독창성을 보여준다.
봉준호 감독은 김기영 감독에 대한 오랜 존경을 표해왔다. 아카데미를 석권한 '기생충'은 김기영 영화들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또한 '뉴욕의 거장' 마틴 스콜세지 역시 "'하녀'를 보고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전 세계가 봐야 할 영화"라고 극찬한 뒤 2007년 자신의 세계 영화 재단을 통해 '하녀'의 필름 복원에 나섰다. 그는 이 복원판을 2008 칸영화제에 상영하기도 했다.
이번 기획전이 김기영의 작품을 다시 선보이는 데에는 한국 고전 영화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자 하는 취지가 담겨 있다.
주최 측은 "고전 명작의 재개봉이 과거의 영화를 새롭게 발견하는 관람 문화로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 고전 영화는 그 흐름 속에서 상대적으로 접할 기회가 제한적이었다"면서 "'리커넥트 김기영'은 이러한 간극에 주목해, 한국영화사의 주요 작품을 이름과 평가로만 기억하는 데서 나아가 극장의 스크린과 사운드로 직접 경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이번 기획전의 의미를 전했다.
특히 독보적인 이미지와 파격적인 서사를 지닌 김기영의 영화는 고전 영화가 낯선 관객에게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세대 간의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작품들이다. 서울영화센터를 무대로 대표작부터 상대적으로 접하기 어려웠던 작품까지 함께 소개함으로써, 한 감독의 세계를 폭넓게 살펴보는 동시에 한국 고전 영화가 오늘의 관객에게 어떤 감각과 질문으로 다가갈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기획전명 '리커넥트'에 담긴 재연결의 의미는 작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도 이어진다. 대표작 '하녀'와 4K 리마스터링을 거친 7편을 한자리에서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새롭게 제작한 포스터로 영화에 접근하는 또 하나의 경로를 마련한다. 기존 관객에게는 익숙한 작품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계기를, 젊은 관객에게는 시각적 관심에서 실제 관람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접점을 제안한다.
상영작은 총 8편으로 예정되어있고, 9월 15일 '하녀'와 '파계', 9월 22일 '육체의 약속'과 '흙', 9월 29일 '이어도'와 '살인나비를 쫓는 여자', 10월 6일 '반금련'과 '화녀'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첫 주에는 '하녀'와 '파계' 두 작품을 상영하며, 전체 작품 공개 이후에는 8편을 다양하게 편성해 상영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