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꼽히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내달 6일 서른한 번째 막을 올린다.
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광수 이사장과 정한석 집행위원장, 박가언 수석프로그래머, 김영덕 마켓위원장은 올해 영화제 초청작 및 운영 방향, 주요 프로그램, 초청 게스트 등을 소개했다.
영화제의 포문을 여는 개막작에는 김종관 감독의 신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가 선정됐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계절이 바뀌는 동안 한 카페를 스쳐 가는 네 쌍의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는 이야기를 경쾌하고 사랑스럽게 그린 작품이다. 김민하, 주종혁, 한선화, 장률, 심은경, 이희준, 전소영, 김동휘 등이 출연한다.
개막작의 주연 배우인 김민하는 올해 개막식 단독 사회를 맡아 영화제의 시작을 알린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총 315편이 상영된다. 공식 초청작은 59개국 246편이다. 이 가운데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는 95편이다. 공식 초청작은 2019년 이후 최대 규모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올해 영화제의 특징으로 ▲글로벌 위상 강화 ▲관객 관람권 확장 ▲경쟁 부문 영향력 강화 ▲애니메이션의 약진 ▲성대한 게스트 참석 ▲여성 영화인의 목소리와 성취에 대한 헌사 등 6가지로 요약했다.
집행위원회는 "부산국제영화제는 한층 높아진 국제적 위상과 함께 새롭게 도약했다"고 알렸다. 올해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의 'A-리스트(A-list) 영화제'로 공식 선정되며 칸, 베를린, 베니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주요 영화제로 그 위상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오랫동안 비경쟁 영화제를 고수해온 BIFF는 지난해 '부산 어워드'라는 이름의 경쟁 부문을 신설해 경쟁 영화제로의 변화를 알렸다.
올해로 2년차를 맞이한 경쟁 부문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4편이 선정됐다. 이 가운데 4편은 신인 감독의 데뷔작이며 4편은 여성 감독의 작품이다.
비범한 신예 감독 임하연의 '그날의 태주', 극영화와 다큐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실력을 인정받은 감독 히로세 나나코의 섬세한 삼각관계 드라마 '비트윈 투 러버스', 일본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이끄는 감독 가토 타쿠야와 연기파 배우 쿠로키 하루의 합작품 '일요일 다음날', 실력파 중국 독립 영화 감독 천지원의 '디센던트', 세계적인 감독 구유와 중국의 연기파 배우 저우쉰이 유려하고 아름답게 만들어내는 가족 드라마 '처음 만난 외로움', 뛰어난 신예 감독 보티르 압두라흐마노프의 힘 있는 영화 '힐롤', 동명의 유명 창작 동화를 원작으로 한 염규복 감독의 감동적인 애니메이션 '긴긴밤', 이란의 국민감독 마지드 마지디의 21세기 대표작이 될 '빵과 책', 실력 있는 인도네시아 감독 에디 카효노의 '마이 마더', 일본의 뛰어난 중견 감독 오키타 슈이치의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사토코는 언제나', 인도네시아영화의 규모와 저력을 보여주는 요셉 앙기 노엔의 '바다에 새겨진 이름', 한국 장르 영화의 힘을 자랑하는 김정훈 감독의 '면도', 예민한 소재 선택과 영상 스타일로 눈길을 사로잡는 다나카 미키의 '실버 익스프레스', 삶의 잔혹함과 희망을 강인하게 그려내는 대만의 중견 감독 리윈찬의 '평범하기 위하여' 등이다.
경쟁부문 최고상인 '부산 어워드 – 대상' 수상작은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에 출품할 수 있는 자격을 새롭게 인정받게 된다. 아카데미가 지정한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 영화제는 부산을 비롯하여 칸, 베니스, 베를린, 선댄스, 토론토로 총 6개 영화제 뿐이다.
지난해 새롭게 구성된 비전 섹션은 두 번째 해를 맞아 아시아 독립영화의 현재와 새로운 가능성을 더욱 폭넓게 담아낸다. 비전 - 한국은 신예 감독과 중견 감독들의 작품이 고루 포진했다. 김시진, 김효미의 애니메이션 데뷔작을 비롯해 신동민, 박근영, 정지혜 등의 신작과 손현록, 신선, 오세현의 재참여 작품, 그리고 김미영, 박홍민, 박송열, 장우진 등 중견 감독들의 작품이 선정됐다.
비전 - 아시아는 홍콩, 중국, 일본, 필리핀, 베트남, 태국, 인도, 몽골, 카자흐스탄, 이란 등 아시아 각국의 작품이 포함됐다. 몽골의 사히야 뱜바와 베트남의 응우옌호앙디엡 등 기존 감독들의 신작과 함께, 단편 및 타 분야에서 활동하다 장편에 도전한 신진 감독들의 작품이 소개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아카데미와 그래미를 석권하며 전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애니메이션
열풍은 아시아에서도 뜨거웠다. 2025년 중국과 일본의 전체 흥행 1위 작품은 애니메이션이었고, 한국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비롯하여 각종 작품이 흥행 수위를 차지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런 동시대적 흐름을 기민하게 반영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특별전을 개최한다. 최근 전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흥행 흐름을 반영해 일본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한 대형 특별전을 연다. 그동안 국내 극장에서 보기 어려웠던 걸작과 미래 신작을 포함해 장·단편 총 13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미드나잇 패션 섹션 내에 '올나잇 애니메이션'이 신설되어 관람 기회가 확대되었으며, 포럼 비프를 통해 아시아 애니메이션의 현재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세계적 거장의 최신작을 선보이는 아이콘 섹션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36편이 상영된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의 '피오르',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다', 스페인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비터 크리스마스', 이탈리아 거장 난니 모레티 감독의 '오늘 밤, 사랑이 일어난다' 등을 국내 정식 개봉 전 먼저 만나볼 수 있다.
야외 상영회인 오픈 시네마 섹션에서는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만화를 실사화한 신작 '룩백'을 포함한 7편을 상영한다. 화려한 스펙터클을 보여주는 중국 애니메이션 '손오공 라이즈'도 오픈 시네마에 만나볼 수 있다.
글로벌 영화계의 거장 감독과 스타 배우, 아시아를 대표하는 감독과 배우들도 부산를 찾는다. 영화제 측은 "'기념비적', '역대급'으로 평가받았던 2025년에 버금가는 명성과 규모"라고 자부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다크 나이트' 주연 배우이자 '로스트 도터'로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각본상을 받은 감독인 매기 질렌할이 부산을 방문한다. 마릴린 먼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신작 '플레시 임팩트'로 관객과 만난다.
프랑스의 국민 배우인 이자벨 위페르는 '내일은 이름이 있다'로 부산을 찾는다. 인도세니아의 국민 배우 크리스틴 하킴도 온다.
감독들의 명단도 화려하다. 이란의 국민 감독으로 불리며, 한국에는 '천국의 아이들'로 유명한 마지드 마자디는 경쟁 부문 '빵과 책'의 감독으로 첫 내한한다. 일본 만화의 신 데즈카 오사무와 동시대에 작업했고 극장판 '은하철도 999'를 연출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는 애니메이션 감독 린타로가 자신의 대표작 '메트로폴리스'를 말하기 위해 25년 만에 국내 영화제를 찾는다.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로카르노영화제 황금표범상 등 해외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한 바 있는 필리핀 거장 감독 라브 디아즈도 1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다. 홍콩의 거장 허안화는 까멜리아상 수상을 위해 참가하고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이자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룩백'으로 부산을 찾는다.
'행자' 시리즈로 유명한 대만의 거장 차이밍량, 2018년 프랑스 영화 전문지 까이에 뒤 시네마 올해의 영화 1위에 오른 '와일드 보이즈'를 연출해 21세기 거장으로 등극한 베르트랑 만디코는 마리옹 꼬띠아르 주연의 신작 '로마 엘라스티카'를 들고 부산에 온다.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이창동 감독은 신작 '가능한 사랑'으로 나홍진 감독은 올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화제작 '호프'로, 김지운 감독은 까르뜨 블랑슈 행사로 부산을 방문한다.
영화제 참석을 확정한 배우들의 면면도 관객들을 설레게 한다. 중화권에서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부산 어워드 감독상을 수상한 감독이자 배우 서기를 비롯해, 중국을 대표하는 배우 저우쉰과 판빙빙이 부산을 찾는다.
일본에서는 나가사와 마사미를 필두로 에모토 타스쿠, 쿠로키 하루, 요코하마 류세이, 야마자키 켄토, 마츠시타 코헤이, 사와지리 에리카, 마루야마 류헤이, 나가야마 에이타 등이 부산 관객과 만난다. 특히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일본을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높은 인지도를 쌓아온 배우들과 함께, 한국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지닌 미치에다 슌스케와 안자이 세이라까지 가세해 세대를 아우르는 일본 스타들의 참석이 눈길을 끈다.
새로운 세대의 얼굴들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적인 팬덤을 기반으로 영화배우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슈화를 비롯해 아시아와 할리우드를 오가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미셸 마오와 진 하가 부산을 찾는다. 태국을 대표하는 스타 다위까 호네도 다시 부산 관객을 만난다. 중화권과 일본, 동남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는 스타들까지 한자리에 모이며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더욱 풍성하게 채울 예정이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내달 16일부터 15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과 남포동 일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