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이창동 감독이 10년 전 스스로 제작을 철회했던 소재를 다시 살린 숙고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25일 오전 서울 호텔나루 엠갤러리에서 열린 영화 '가능한 사랑'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이창동 감독은 전도연, 설경구와 재회에 대해 설명하며 앞서 제작될 뻔했으나 무산됐던 동일 소재의 영화에 대한 기억을 소환했다.
이창동 감독은 "'가능한 사랑'의 이야기는 사실 10여 년 전에 다른 영화 시나리오로 썼고 영화를 준비하다가 엎었다. 그때도 해고 노동자 이야기를 하려고 했었다"고 운을 뗐다.
제작 무산의 이유에 대해서는 "저는 영화를 만들기 전 '내가 이 영화를 꼭 해야 하나'하는 질문을 제 자신에게 던진다. 또 관객에게도 할만한 의미가 있겠다는 확신이 들지 않으면 영화를 끝까지 추진하지 못한다"면서 "이런 내용을 정직하게 다룬 다큐멘터리도 있는데 굳이 극영화로 만들어야 한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때도 전도연, 설경구가 주인공이었다. 영화를 엎으면서 두 사람에게 미안했다"라고 밝혔다.
이창동 감독은 "그 이야기는 몇 번 다른 버전으로 하려다가 엎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마지막으로 단편 영화로 만들어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심장소리'를 만들었다. 그 영화도 전도연, 설경구가 출연했다"라고 말했다.
과거 기획했던 작품은 한 부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영화였다. 그러나 '가능한 사랑'은 두 부부가 등장하는 변화가 생겼다.
이창동 감독은 "작년 초 새롭게 영화를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저와 오랫동안 작업을 해온 오정미 작가가 두 부부의 이야기를 겹쳐서 하면 다른 결이 생기고 영화가 더 풍부해질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러면서 영화가 되살아나게 됐다"라며 "그러면서 전도연, 설경구뿐만 아니라 조인성, 조여정 배우가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제목이 '가능한 사랑'인 이유에 대해서는 "사랑에 대한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창동 감독은 "사랑이라 하면 남녀 간의 사랑도 있고 또 다른 사랑도 있다. 영화하는 사람들이 영화를 만드는 마음, 사람을 향하는 마음도 그렇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쉽게 이뤄지고 축복받는 사랑 이야기는 서사로 만들어져서 전달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사랑 이야기라 하면 '이뤄질 수 없다, 불가능하다'라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가능한 사랑이라고 한다. 어떤 사랑이 가능한지, 사랑을 가능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노동자와 그의 아내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녀의 남편,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주연을 맡았다.
이창동 감독의 첫 넷플릭스 영화인 '가능한 사랑'은 9월 23일 극장에서 선개봉한 뒤 11월 6일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난다.
<사진 = 백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