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의 문을 스스로 닫았다. 세계적 권위의 음악상 앞에서 K팝을 아시아라는 틀에 가두려는 흐름에, 침묵 대신 불출품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29일 멤버 7명은 각자의 SNS 계정에 "저희는 올해 그래미에 출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늘 함께해 주시는 아미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그래미 측은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K팝, J팝, C팝 등 아시아권 언어를 유의미하게 사용한 음악을 대상으로 하는 해당 부문은, 겉보기엔 K팝의 수상 가능성을 넓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움직임이 본상 등 주요 부문에서 아시아권 음악을 사실상 배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음악적 공통분모가 뚜렷하지 않은 한국·중국·일본 대중음악을 '아시아'라는 지역 단위로 묶었다는 점에서 서구 중심적 사고라는 비판도 함께 제기됐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2019년 시상자로 그래미와 처음 인연을 맺은 뒤 2021년부터 3년 연속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엔 이르지 못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3월 발표한 정규 5집 '아리랑'으로 미국의 또 다른 음악 시상식 빌보드 메인 싱글·앨범 차트를 동시 석권한 바 있어 그래미 어워즈의 출품 거부 행보는 의미 있는 문제 제기로 읽힌다.
그래미의 폐쇄성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더 위켄드는 '블라인딩 라이츠'로 세계적 흥행을 거두고도 2021년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했고, 올해 2월에는 '골든'(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은 OST 부문 외 성과를 내지 못했으며 로제의 '아파트' 역시 무관에 그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