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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Y] "숙제하듯 한 곡 한 곡 정성스럽게"…가장 이소라다운 콘서트

작성 2026.05.04 12:58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연예뉴스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6년 만에 돌아온 가수 이소라는 여전히 깊었다. 아니, 어쩌면 더 깊어졌다.

지난 2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2026 이소라 여덟 번째 봄 콘서트 '봄의 미로''는 '해내기'에 가까운 공연이었다. 천장에서 내려온 꽃 장식과 밴드와 현악기 연주자들이 자리한 곳은 푸른 정원으로 봄의 따뜻함을 무대로 옮겨냈다. 여기에 이소라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만드는 고요함, 그 고요함은 불편이 아니라 오히려 관객을 깊이 감싸는 편안함이었다.

공연은 '바라 봄', 'Track 9', 'Fortune Teller'로 시작됐다. 계절처럼 들뜨지 않지만 묵직한 설렘을 머금은 곡들이 객석을 천천히 채웠다. 무대 위에 앉은 이소라는 조용히 자신의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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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숙제'라는 말은 되게 중요해요. 지겨운 일이 아니라, 꼭 해야 할 일을 책임감 있게 하는 거예요. 저는 한 곡 한 곡을 숙제하듯이 하고 있어요. 오늘도 그렇게 할게요."

이어 그는 "박수에 신경 쓰지 말라"며 관객을 내려놓게 했다. "여러분은 편하게 계시면 돼요. 제가 해볼게요."

이소라는 자신의 상태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평소보다 노래가 좀 느린 것 같아요. 산소 마스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라고 완벽함에 대한 순수한 열망을 표현했다. 긴 공백 끝에 돌아온 가수에게 쏟아지는 기대를 모를 리 없지만, 그는 한음과 한음, 한 박자와 한 박자를 세심하게 계산하며 공연을 완성시켰다.

누구보다 내면이 깊어 보이는 이소라지만, 그를 지탱하는 건 결국 사람이었다. 그는 관객의 말, 심지어 가벼운 댓글까지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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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봤는데 '누나 싼 옷 좀 안 입었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가 있더라고요. 저는 만 원짜리 옷이 좋아요. 천만 원짜리 옷에는 책임감이 있거든요. 오늘은 발렌시아가 옷이에요. 저는 어떤 옷이든 입을 수 있어요. 욕심을 안 낼 뿐이에요."

이후에도 이소라는 "비록 거칠게 쓰인 말들 속에서도 힘을 얻는다"고 고백했다. 그는 "거칠게 쓰인 말들 속에서도 진짜 힘을 얻어요. 안 좋은 댓글도 있지만, 그런 것들까지 다 포함해서 저를 지탱해 주는 것 같아요."라며 30여 년 동안 그녀의 음악을 사랑해 온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난 행복해', '처음 느낌 그대로', '믿음' 등은 한때 상처받은 감정을 끌어안는 방식의 노래였다. 하지만 이날 이소라의 목소리는 달랐다. 조금 더 멀리서, 조금 더 천천히 "그럴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 위로의 어루만짐으로 다가왔다. 이소라답게 공연 후반부, '청혼', '바람이 분다'가 이어지며 감정은 점점 더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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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는 공연을 '약속'이라고 말했다.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여기 와주신 분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이 공연을 함께 즐기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 지구라는 별에서, 이 나라에서, 지금 이곳에서 저와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지막 곡인 '순수의 시절'을 앞두고 이소라는 긴장한 기색도 드러났다. 전날 일부 실수가 있었다고 언급하면서 이소라는 끝까지 힘있게 곡을 마쳤다. 그리고 마지막, 막이 완전히 내려오기 전 이소라는 조용히 마이크를 정리하며 무대를 떠날 준비를 했다.
과장된 인사도 없었다. 감정을 터뜨리는 순간도 없었다 그저, 자신의 몫을 다한 사람처럼. 가장 그녀 다운 무대였다.

사진=NHN 링크

kyak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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