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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Y] 세계는 환호한 BTS 광화문 공연, 현장에 남은 또 다른 풍경

작성 2026.03.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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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앞으로 걸어가세요. 멈추지 마세요."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컴백 공연 현장. 시청역 인근부터 공연장까지 이어지는 동선에서 가장 자주 들린 안내는 '이동'이었다. 바리케이드로 나뉜 여러 관문을 따라 관람객들은 정해진 경로로 계속 걸어야 했고, 잠시 걸음을 멈추거나 사진을 촬영하려 해도 제지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관람석 내부로 접근하는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광화문 일대 차량 통제로 인해 관람객들은 우회 동선을 이용해야 했고, 일부 구간에서는 카메라, 노트북 등 기본적인 취재 장비 반입이 제한됐다. 취재진 또한 팔찌 확인과 몸수색, 가방 검사 등을 거쳐야만 현장 진입이 가능했다. 관람 구역 내부에서도 이동은 제한적이었다. 좌석에 앉은 상태에서 짧은 촬영만 허용됐고, 이동과 흐름이 지속적으로 관리됐다. 통제 속에서 표를 가진 사람들만 관람석에 입장이 가능했기에 "다른 콘서트에 비해 축제 분위기가 살지 않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공연 이후도 분위기는 남달랐다. 주최 측은 안전을 이유로 꽤 쌀쌀해진 날씨에도 관람객들에게 일정 시간 자리에 앉아 있을 것을 요청했고, 이후 구역별로 순차 이동을 진행했다. 출구가 제한된 상황에서 인파가 한 방향으로 몰리면서 이동 시간은 더 길어졌고, 일부 관람객은 이동하는 인파에 밀려 종각역 부근까지 예상치 못한 동선으로 이동해 다시 광화문 역으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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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태프로 참여한 한 관계자는 "입구 방향이 당일 변경되면서 일부 혼선이 있었고, 인파를 분산시키기 위해 인원 간 거리 유지 지침이 강조됐다. '2인 이상 몰려있지 않게 하라'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구역 표시가 없어서 진행 요원들끼리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혼란스러웠던 게 다소 아쉬웠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에는 다국어 안내 인력과 의료 인력이 배치되는 등 안전 대비는 철저히 이뤄졌다. 경찰과 소방, 공무원 등 약 1만5000명이 투입돼 인파를 관리했고, 주요 도로와 건물 접근도 제한됐다. 경찰은 "중동 정세 등으로 인한 테러 위협과 대규모 인파를 고려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비했다"며 "시민 안전을 위해서는 과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연 자체는 분명 '성공'이었다.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앨범 '아리랑'의 타이틀곡 'SWIM'을 비롯한 수록곡들부터 그들을 전 세계에서 주목 받는 그룹으로 올려놓은 'BUTTER', 'MIC Drop', '소우주'로 이어지는 공연은 분명 3년 여 전의 그것보다 더욱 성장해 있었다.

1시간 동안 꽉 짜여진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생중계 됐고, 북미, 유럽,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TOP10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흥행을 입증했다. 광화문과 경복궁을 배경으로 한 무대 연출 역시 전통과 K팝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았다.

현장에서 만난 외신 기자들과 해외 팬들은 공연을 자연스럽게 즐기며 K팝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언어와 문화는 달랐지만 음악을 매개로 한 공감은 분명했고, K팝이 '문화사절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날 해외에서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온 이들은 K팝 문화에 대한 호감으로 서울이라는 도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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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내 반응은 엇갈린다. 공연 이후 온라인과 현장에서는 '특혜', '민폐', '과잉 통제' 등의 키워드가 동시에 등장했다. 특히 무료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콘텐츠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면서 공공 공간 활용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공연은 서울시와 관계 기관의 협의를 통해 진행된 공식 허가 행사였기에 '특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문제는 '특혜 여부' 자체보다, 그 이후를 설명하지 못해서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심 한복판 공공 광장에서 열린 대형 공연, 그리고 글로벌 OTT 동시 송출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등장했지만, 향후 이러한 이벤트가 어떤 기준과 원칙 아래 반복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은 제시되지 않았다.

어떻게, 어떤 이유로 이 공연이 가능했는지, 앞으로도 K팝을 비롯해 다른 문화 행사에서 가능한지에 대해서 보다 책임있는 설명과 함께 그에 앞선 충분한 대화와 합의가 필요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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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공연의 강도 높은 인파 관리 역시 일정 부분 불가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대규모 인파와 해외 관람객이 몰린 상황에서 사고 발생 시 파장이 크다는 점에서 선제 대응의 필요성은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안전을 위한 통제가 문화 공연의 경험 자체를 제한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문화연대는 광화문 광장은 본래 시민이 자유롭게 모이고 머무르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이번과 같은 운영 방식이 공공 공간의 성격과 충돌한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번 광화문 공연은 글로벌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동시에, 공공 공간과 문화 이벤트, 그리고 안전 관리 사이의 균형이라는 과제를 함께 남겼다. 이번 시도가 기존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형식이었기 성과와 논란이 동시에 따라왔을 수도 있다. 다만 그 다음 단계는 이 같은 논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기준과 방향을 마련하는 데 있다.

사진=백승철 기자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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