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절한 금자씨'가 생각난다…개성 빛나는 독립영화 '초콜릿'

작성 2025.11.19 13:59 수정 2025.11.1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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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독립 영화의 개성과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 '초콜릿'이 오늘(19일) 개봉한다.

'초콜릿'은 가족을 잃고 초콜릿만 먹으며 살아가는 여자 '연희(임채영)'가 한치의 동정도 없는 세상에서 점점 파괴 본능으로 치닫는 과정을 그린 심리 드라마. 주인공 연희로 분한 임채영의 강렬한 연기는 이영애의 열연이 돋보였던 복수극 '친절한 금자씨'를 떠올리게 한다.

2025년 경기인디시네마 배급지원작으로 선정된 '초콜릿'은 오늘(19일)부터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 지독한 세상에 지독하게 맞서는 압도적 캐릭터

남편은 사채 빚을 남기고 어린 딸과 먼저 하늘로 떠났다. '행복한 여자'가 꿈이었던 연희는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버려졌지만, 여전히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그런 연희의 텅 빈 마음과 공허한 눈동자는 배우 임채영을 통해 완벽하게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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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시사회와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먼저 확인한 관객들은 임채영의 연기에 찬사를 보냈다. 음울한 약자의 모습과 통제 불가한 폭발성, 한 얼굴 안에서 오가는 연희의 입체적 감정선을 배우는 숨 가쁘게 끌어간다. 박치기도 서슴지 않는 거친 생존 본능부터 한계에 몰린 인물이 드러내는 처절함까지, 임채영의 열연은 '초콜릿'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목도리로 스스로의 목을 조르는 장면은 예고편에서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아 실감나는 연기를 역설적으로 증명했다.

◆ 밤낮으로 이어지는 노동, 그 사이로 스며든 한 줄기 빛은 '사랑'

낮에는 육가공 공장에서 종일 서서 일하고, 밤에는 선을 넘는 취객을 상대하며 대리운전을 한다. 그렇게 번 돈마저 사채업자에게 고스란히 빼앗기며 연희의 하루는 끝을 모르는 생존의 연속이다. 순순히 돈 봉투를 내밀던 연희가 "10만 원만 빼 달라"고 애원하는 이유는 단 하나.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 서진이 있는 치과에 가기 위해서다.

거칠기만 했던 연희의 눈빛이 서진을 바라볼 때만큼은 온기를 잃지 않는다. 그 순간만큼은 영화 전체를 감싸고 있던 차갑고 어두운 공기가 잠시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감정을 선사한다. 그러나 일방적인 사랑과 서진의 숨겨왔던 비밀은 연희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되어 돌아오고, 세상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던 한 줄기 빛마저 사라지고 만다. 더는 돌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다. 그렇게 연희는 돌이킬 수 없는 복수의 길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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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업 시나리오에서 독립영화로…창작자의 집념

상업영화를 목표로 집필되었던 시나리오는 제작 시스템의 한계로 저예산 독립영화로 만들어졌다. 많은 부분 축소되고 힘을 빼야 했지만, 그만큼 작품 특유의 개성과 날카로운 시선이 살아났다.

양지은 감독의 개인기라고 할 수 있는 스타일리시한 인물설정과 독특한 유머 감각이 빛을 발한다. 고단한 삶 속에서도 잃을 것 하나 없다는 듯 앞으로 나아가는 연희의 예측불허 행보를 감독은 솔직하고 도발적인 연출로 담아냈다. 블랙코미디와 멜로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뒤섞이며, '초콜릿'만의 분위기와 에너지를 완성해 냈다.

'초콜릿'은 오늘부터 전국의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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