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연예뉴스 | 해운대(부산)=김지혜 기자] 배우 윤여정이 LGBTQ(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 그리고 퀴어(Queer) 또는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에 의문을 가진 사람(Questioning)을 포함하는 성소수자 그룹을 의미하는 약어)을 향한 한국인들의 인식이 달라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결혼 피로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윤여정은 주인공 '민'(한기찬 분)의 할머니 '자영' 역에 캐스팅 것과 관련해 "처음 앤드루 안 감독에게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는 '민'의 엄마 역이었다. 그러나 한기찬 배우의 나이가 20대라 엄마는 너무 나이 차가 많으니 할머니 역을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 시리즈 '파친코' 등의 작품을 통해 'K-할머니', 'K-엄마'의 개성을 발현한 바 있다. 이번 영화에서도 평범한 할머니는 아닐 것 같다는 사회자의 말에 윤여정은 "평범한 할머니나 아니냐는 내가 결정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대본을 많이 읽으면 캐릭터의 성격을 알게 되고 '내가 이 여자라면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를 생각하고 역할을 소화할 뿐"이라고 답했다.
한 외신 기자가 "영화 '결혼 피로연'은 LGBTQ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데 한국은 어떤 분위기인가?"라고 질문하자, 윤여정은 "I hope so"(그러길 바란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런 문제에 있어 한국이 앞으로 더 나아가길 바란다. 인간은 모두가 평등하다. 앞으로 한국, 한국 사람들은 더 나아가 미국처럼 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은 굉장히 보수적인 나라다. 이곳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잘 안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흑인이나 백인인 것을 나눠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윤여정은 앞서 '결혼 피로연' 관련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첫째 아들이 동성애자이며, 미국에서 동성 결혼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결혼 피로연'은 두 동성 커플의 가짜 결혼 계획에 눈치 100단 K-할머니가 등장하며 벌어지는 예측불가 코미디. 제4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세계적 거장 이안 감독의 1993년 동명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리메이크작이다. 한국계 감독 앤드류 안이 원작의 감성을 살리면서도 시대에 맞는 시각을 더하고, 한국 문화적 요소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이는 '결혼 피로연'은 오는 9월 24일 국내에 정식 개봉한다.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