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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완벽한 콘티"→"매의 눈"→"여유로운 거장"…배우가 본 박찬욱의 남다른 디렉팅

김지혜 기자 작성 2025.09.1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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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어쩔수가없다'로 박찬욱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배우들이 거장의 특별했던 디렉팅에 대해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어쩔수가없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들은 박찬욱 감독의 디렉팅의 인상적인 점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일화를 들어 답했다.

먼저 염혜란은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시퀀스였던 '고추잠자리'신을 예로 들며 "완벽한 콘티가 나와있음에도 현장 아이디어가 많이 반영돼 완성된 장면이다. 노래를 틀어놓고 촬영한 것 아니지만 배우들은 쉬는 시간마다 조용필의 '고추잠자리' 노래를 들으며 촬영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그 과정에서 이병헌, 이성민 선배님의 아이디어가 많이 반영됐다. 굉장히 힘들지만 재밌게 찍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성민은 "박찬욱 감독님은 배우들의 생각을 많이 존중해 주셨다. 대본에 없더라도 배우의 의사와 표현력을 존중해 주고 아이디어 자유롭게 낼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두셨다. 이건 내가 박찬욱 감독에 대한 가지고 있던 막연한 이미지와 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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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순 역시 이성민의 말을 받아 "저 역시 제가 생각하고 있던 박찬욱 감독님과 달라 놀랐다. 저는 박찬욱 감독이 촬영장에서 모니터가 뚫어져라 쳐다보면 그것에만 집중하실 줄 알았는데 현장에서 너무나 여유로웠다. 배우들에게도 '하고 싶은 거 다하라'고 하셨다. 그러다가 아름다운 산을 보면 밖에 나가 사진을 찍고 돌아오시곤 하셨다. 이렇게 여유로운 감독님은 처음이셨다. 그러나 촬영에만 들어가면 자기만의 것이 확실히 있으셨다. 테이크마다 계속 자신의 것을 발전시켜 나가셨다. 감독님이랑 같이 작업을 한 배우들이 연기를 잘하는 이유를 이번 작업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손예진은 "감독님은 모니터 안의 모든 요소를 정말 잘 잡아내신다. 가히 매의 눈이었다. 그 디테일 속에서 배우들의 연기톤, 표정, 말투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주신다. 그게 저희에게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했다"고 감사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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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은 "감독님은 미장센을 중요시하는 걸로 정평이 나있지 않나. 저 멀리 있는 소품, 조명 등 모든 것을 신경 쓰시는 데 그게 배우에게 연기 디렉팅할 때도 드러난다. 예를 들어 제가 처음 면접을 보는 신의 경우 대사가 정말 길었다. 뿐만 아니라 연기에 있어서도 주변 환경을 활용한 디테일한 요소가 많았는데 감독님이 하나하나 다 짚어주셨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미국 작가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한다.

베니스국제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초청에 이어 부산국제영화제 30주년을 기념하는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는 오늘(17일) 오후 6시에 열리는 개막식을 통해 국내 관객에게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후 2차례의 추가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도 있을 예정이다. 영화의 정식 개봉은 오는 9월 24일이다.

ebada@sbs.co.kr

<사진 = 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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