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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와 펜싱하는 사이"...판결문에 드러난 전청조의 기상천외 사기행각

강경윤 기자 작성 2025.09.1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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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재벌 3세를 사칭하며 수십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이다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전청조의 구체적 사기 수법이 판결문을 통해 드러났다. 전 연인 남현희 전 펜싱 국가대표가 관련 민사소송에서 승소하면서다.

지난 12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3민사부는 학부모 A씨가 남현희를 상대로 제기한 11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남현희 역시 전청조의 거짓말에 속았을 것으로 보이며, 공모나 방조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경찰도 지난해 2월 29일 남현희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전청조는 2023년 2월 파라다이스 호텔 펜트하우스에서 학부모 A씨 가족을 초대해 "나는 미국 엔비디아 대주주이자 파라다이스 호텔 회장의 혼외자다. 테슬라 자동차에 내 IT 기술이 들어가 한 대 팔릴 때마다 인센티브를 받는다. 스페이스X에도 내 기술이 들어갔고, 일론 머스크가 펜싱을 하자고 해서 남현희에게 배우게 됐다"고 거짓말을 늘어놨다.

이어 원금 손실 없는 고수익을 보장하며 비상장 주식 투자를 권유했고, A씨는 2023년 4월부터 7월까지 11억 원 이상을 전청조 측 계좌로 송금했으나 돌려받지 못했다. 전청조는 단순히 말에 그치지 않고, 은행 앱 화면을 조작해 '51조 원 잔액'을 보여주고 수행비서를 여러 명 고용해 VIP급 의전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재벌 3세 외관을 치밀하게 연출했다.

재판부는 남현희 역시 전청조의 거짓말을 알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전청조는 2023년 1월 남현희가 운영하는 학원에 찾아와 펜싱 수업료 수백만 원을 지불하고 해외여행 경비를 제공하는 등 재력을 과시했으며,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임차해 호화생활을 이어갔다. 전청조는 남현희에게 부친이자 그룹 회장을 사칭한 메시지를 보내거나,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재벌 3세 전청조를 인터뷰하는 기자' 역할을 맡기는 수법도 동원했다.

실제 전청조는 남현희에게 "성전환 수술을 받은 남성"이라고 속이며 임신 가능성까지 주장했고, 남현희는 이를 믿고 병원 진료를 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남현희가 전청조를 재벌 3세이자 결혼할 사람으로 소개했고, 언론 인터뷰에서도 재혼 상대로 공개했다. 구체적인 결혼 계획까지 세운 점에 비춰볼 때 전청조의 실체를 알면서도 행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전청조는 사기 혐의로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와 별도로 조카 아동학대, 특수폭행, 협박, 승마선수 사칭 데이트 사기, 투자사기 등 다수 범죄로 기소돼 징역 4년을 추가 선고받았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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