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씨네필을 사로잡을 다양한 장르의 이탈리아 영화 15편이 초청된 가운데, 특별전 '마르코 벨로키오, 주먹의 영화'와 올해 'BIFF 시네마 마스터 명예상' 수상자 마르코 벨로키오가 부산 내한을 확정했다.
현존하는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이자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거장 마르코 벨로키오 Marco Bellocchio가 특별전 '마르코 벨로키오, 주먹의 영화'로 부산 내한을 확정했다. 이는 그의 80년 생애 첫 아시아 지역 영화제 방문으로 특별전 상영 무대인사와 GV를 포함, 마스터 클래스와 'BIFF 시네마 마스터 명예상' 시상식 참여로 국내 관객들과 다양한 만남이 예정되어 있어 기대감을 높인다.
지난 60년간 50여 편이 넘는 작품을 연출하며 최근까지 부산국제영화제에도 매년 단골로 영화가 초청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유럽의 거장 마르코 벨로키오는 2011년 베니스영화제 평생공로상 수상 이후 2021년 칸영화제의 공로상 격인 명예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영화계에 끼친 영향을 인정받은 감독이다.
영화 인생 50주년을 기념해 이미 10년 전 뉴욕 현대미술관(MoMA), 라로셸영화제, 영국영화협회(BFI) 등 전 세계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개최되었던 바 있는 마르코 벨로키오의 데뷔 60주년을 기념,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거장의 방문을 준비 중이다.
먼저 개봉 60주년을 맞은 데뷔작 '호주머니 속의 주먹'(1965)부터 최근작 '뽀르또벨로'(2025)까지 총 여덟 편의 걸작이 상영되는 특별전 '마르코 벨로키오, 주먹의 영화'는 그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은 대표작들로 구성되어 있어 기대감을 높인다.
개봉 당시 프랑스 누벨바그에 대한 이탈리아식 응답이라는 평을 받으며 카이에 뒤 시네마 선정 '올해의 영화' 10위에 선정된 '호주머니 속의 주먹 Fists in the Pocket'(1965)은 한 부르주아 청년이 가족에 맞서며 점차 광기로 치닫는 반항의 여정을 그린 영화로 대담하고 혁명적인 걸작의 면모로 부산 관객들을 압도할 예정이다. 또한 '호주머니 속의 주먹' 상영전에는 탁월한 예술성과 혁신적인 영화 세계를 구축한 거장에게 수여되는 평생공로상인 'BIFF 시네마 마스터 명예상' 시상식으로 더욱 뜻깊은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또한 국내에도 가장 잘 알려진 마르코 벨로키오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제60회 베니스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인 '굿모닝, 나잇 Good Morning, Night'(2003)은 이탈리아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알려진, 알도 모로 총리의 납치 사건을 다루고 있다. 칸영화제 초청작이자 감독의 개인적인 비극을 다룬 '마르크스 캔 웨이트 Marx Can Wait'(2021)는 단순한 다큐멘터리를 넘어 감독의 진솔한 고백이며, 한 사람을 이해하고 진실에 닿으려는 탐구의 여정이다.
감독의 가장 최근작으로 베니스영화제 초청작인 '뽀르또벨로 Portobello'(2025) 역시 특별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인기 프로그램 진행자로 국민적 사랑을 받던 실존 인물이 사법 체계에 맞서며 맞닥뜨리는 고통과 투쟁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현대 영화사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승리 Vincere'(2009)는 독재자 무솔리니의 숨겨진 연인이자, 절대 권력에 맞서 평생 진실을 추구했던 한 여성의 삶을 되짚는다. 칸영화제 감독주간 초청작인 '육체의 악마 Devil in the Flesh'(1986)는 관능적이고 거리낌 없는 러브 신으로 개봉 당시 화제를 모았던 작품으로, 남성 중심의 법과 질서에 맞서 싸우는 한 여성의 초상을 아름답고 강렬하게 그려낸다.
'굿모닝, 나잇'의 연장선상으로 그 서사 뒤에 숨겨진 진실을 다시 한번 파헤치는 '익스테리어, 나잇 Exterior Night'은 여섯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 총 330분 동안 이탈리아의 총리 알도 모로의 이야기를 각기 다른 인물들의 시선으로 써 내려간다. 칸영화제에서 전례 없는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공동 수상으로 화제를 모았던 '허공으로의 도약 A Leap in the Dark'(1980)은 억압적인 사회의 순응주의에 맞서는 한 여성의 반란을 그린다.
한편, 마르코 벨로키오는 특별전 상영작의 무대인사와 GV 참석 외에도 정성일 평론가가 진행하는 마스터 클래스에 참석해 그의 영화 인생과 작품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초청을 확정하며 "명실상부 현존하는 거장 중의 거장"이라는 존경을 표한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감독 마르코 벨로키오는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며 부산을 찾는 영화팬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