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연극 '서울의 별'은 서울 산동네 꼭대기 낡은 옥탑방을 배경으로 한다. 이 곳은 한 탕을 꿈꾸지만 번번이 무너지는 청년 박문호를 중심으로,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무명가수 조미령, 세월의 무게를 견디며 열쇠공으로 살아온 김만수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도 하다.
연극은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세 사람이 한 공간에 모이면서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하다가, 점차 마음을 열고 이웃이자 가족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하고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 '내 편 한 사람'이 주는 위로와 연대의 힘을 전한다. 작품은 "행복은 거창한 성공이 아니라, 내 곁을 지켜주는 단 한 사람으로부터 온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관객에게 건넨다.
무대의 중심에는 배우 이문식이 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개성 넘치는 코믹 연기로 사랑받아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감성적인 연기를 펼치며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그의 진지한 눈빛과 30년 경력이 녹아든 인간미 넘치는 연기는 객석을 숙연하게 만들고, 관객의 눈시울을 적신다.
조미령 역을 맡은 하지영은 무대 위에서 처음으로 가수에 도전한다. 특유의 음색과 성량으로 무대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배우희·안예인 등 가수 출신의 캐스트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매력을 보여준다. 이번이 10번째 공연인 그는 무거운 캐릭터 대신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인물을 맡아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했다.
또 다른 주인공 박문호 역의 이동규는 하지영과 티격태격하는 앙숙 관계에서 점차 가족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두 사람의 로맨스는 관객에게 소소한 설렘까지 안긴다.
"함께 살아낸 사람들이 곧 별이다"라는 대사처럼, 이 연극은 화려한 성공담이 아닌 소시민들의 애환과 작은 연대 속에서 피어나는 기적을 담았다.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는 무대는 '휴머니즘 드라마'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
대학로 무대에 따뜻한 인간미를 그려낸 연극 '서울의 별'은 지난달 막을 올렸으며, 오는 10월 26일까지 대학로 아트하우스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