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데뷔 38년 차 록커 김종서는 많은 가수들의 롤모델로 꼽힌다. 그를 존경한다고 밝힌 가수 중 한 명이 바로 록커 김경호다. 최근 지드래곤도 한 유튜브 방송에서 본인의 보컬의 지향점으로 선배 김종서를 꼽기도 했다.
많은 가수 후배들이 존경심을 표하고 가요계 획을 그은 음악을 남긴 김종서이건만 "신비주의, 그런 건 없다."라면서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해를 넘겨 진행 중인 소극장 콘서트를 '모두의 김종서'라고 이름 지은 이유도 대중과 함께 한다는 아이덴티티를 담았기 때문이다.
"신비주의는 음악일 뿐 저는 대중가수로서 늘 사람들과 소통해야 해요. 공연이라는 게 흥행이 쉽지 않을 때도 있죠.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공연으로 열어가는 '모두의 김종서'라는 의미를 담았어요. 과거에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무대에 있겠다'라고 호기롭게 말을 했는데 참 그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공연으로 소통하고 추억을 나누려고 해요."
지난해 매진됐던 연말 공연이 뜻밖의 변수를 맞아 취소되는 사태를 맞았다. 심기일전해 다시 공연을 재개하는 김종서에게 이번 공연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김종서의 록 스피릿을 깨워서 다시 공연 무대로 불러온 동료 가수 김장훈은 이번 김종서의 콘서트에 조명 감독을 맡는다.
"콘서트를 적극 추천해준 게 김장훈 씨였어요. 한창 활동했던 시기에는 서로 친해질 기회도 없었어요. 제가 별로 동료들과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그나마 가까웠던 동료들이 신승훈, 서태지 정도였거든요. 김장훈 씨가 추진력도 좋고 또 기부 천사잖아요. 여러 기회들을 만들어서 다시 노래를 하도록 계속 저를 이끌어줘요"
김종서의 콘서트를 한번 본 관객들은 김종서의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보컬에 놀랄 수밖에 없다. 지난해 MBC '복면가왕' 4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김종서의 보컬 컨디션은 여전하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과거를 뛰어넘는다. 그 비결이 뭘까.
"자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돼요. 노래를 목으로 한다? 아니에요. 성대는 도울 뿐이고 호흡과 몸으로 해야 하는 아주 과학적인 거예요. 몸이 망가지면 안되기 때문에 매일 1시간씩 운동해요. 이 루틴을 지킨 지 20년이 됐어요. 웬만하면 밥은 굶더라도 운동은 해요. 보컬 연습하고 최대한 식단 관리하고 운동하고 그렇게 관리해서 아직 좀 쓸만한가 봐요.(웃음)"
겸손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지만 기자가 30년 전 생애 처음으로 본 콘서트 무대 위 김종서는 찬란함 그 자체였다. 그 당시 김종서가 본 팬들의 모습은 어땠나라는 질문에 "사생팬들도 많았고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낙서하고 가는 팬들도 많았다. 차를 놓고 집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웃으며 과거를 회상했다.
김종서는 그렇기에 공연장에 찾아오는 팬들이 더욱 반갑다고 말했다.
"정말 소중해요. 노래를 마치고 조명이 켜져서 객석을 내려다보면 그중에는 30년 이상 된 팬분들도 많이 있어요. 그분들을 볼 때마다 정말 감사하고, '내가 뭐라고 이렇게 큰 사랑을 주시나'하는 마음에 벅차오르죠. 할 수 있는 한 더 열심히 노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지난해부터 콘서트 '모두의 김종서'를 진행한 김종서는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오는 5월 17~18일 콘서트를 열고 팬들을 만난다. 목표는 없단다. "차근차근 쌓아간다."는 게 김종서의 현실적인 바랍니다.
"공연은 눈덩이 같은 거예요. 처음엔 작아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행복해하면 그렇게 불어나는 게 공연이더라고요. 90년대 누구보다 열심히 했던 대학로 소극장 공연을 떠올리면서 공연을 해보려고요. 저에게도 정말 기대가 큰 공연입니다."
사진=백승철 기자